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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희 후보를 필두로 거리를 행진하면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장정희 후보를 필두로 거리를 행진하면서 직접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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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의회 라선거구에 도전하는 녹색당 장정희 후보의 선거운동은 독특하다. 기본 중에 기본이라는 유세차도 없다. 가난한 정당이기도 하지만, 대기오염 물질을 내뿜는 유세차를 가동해 선거운동을 하는 방식이 녹색당스럽지 않다는 판단에서 '천연 선거운동'을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유세차 대신 그들이 선택한 선거운동 방식은 두 다리를 이용함과 동시에 확성기 대신 자기 육성으로 샤우팅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특정한 지점을 선점해 음악을 틀고 확성기를 이용해 자신을 알리는, 그 소음으로 오히려 유권자들에 외면받기도 하는 선거운동과는 다르다. 장 후보는 거리행진을 통해 직접 시민들을 만나는 방식의 선거운동을 고집해왔다. 

5월 31일, 13일간 이어진 마지막 선거운동 날 장 후보는 동구 이시아폴리스 상가 단지 거리를 샅샅이 훑으며 유권자인 주민들을 만났다.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 상가 단지 곳곳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녹색당 대구시당
 대구 동구 이시아폴리스 상가 단지 곳곳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녹색당 대구시당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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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기호 4번 장정희 후보입니다. 지구를 살리는 후보, 기후위기를 막아줄 후보 장정희를 구의회로 보내주십시오! 구의원은 장정희 기호 4번 장정희"

장 후보가 짧은 연설을 하면 선거운동원들이 '구의원은 장정희'를 반복해서 연호했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동구 이시아폴리스 상가 단지 곳곳을 누비면서 주민들을 직접 만났다. 늦은 밤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이 반가웠던지 호응해주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주민들 또한 이런 선거운동이 신선했던 걸까? 특히 술집의 손님들이 많이 호응해주었다. 장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두 다리를 이용해서 단지 곳곳을 누비며 후보와 운동원들이 주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입장을 육성으로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즉석 거리연설 펼치는, 대구 동구 기호4번 장정희 후보

장정희 후보는 특유의 쾌활함으로 선거운동을 주도했다. 현장 즉석 연설이지만 지난 13일 동안 해오던 방식이라 그런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녹색당 주장을 담은 즉석 연설문이 그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거리를 행진하면서 즉석 거리 연설을 펼치고 있는 대구 동구의회 기호4번 녹색당 장정희 후보
 거리를 행진하면서 즉석 거리 연설을 펼치고 있는 대구 동구의회 기호4번 녹색당 장정희 후보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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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의원 후보 4번 장정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을 위해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막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기호 4번 장정희에게 투표해주십시오."

그러면 이를 받아 선거운동원들이 "기호 4번 장정희, 구의원은 장정희"를 연호한다. 박자가 척척 맞는다. 

장정희 후보의 연설이 또 이어진다. 그는 거창한 이론이나 논리가 아니라 그야말로 생활 밀착형 맞춤 연설을 펼쳤다. 그리고 이것이 유권자들의 호응 이유인 것 같았다.
 
동네 곳곳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 동구의회 녹색당 기호4번 장정희 후보 캠프
 동네 곳곳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 동구의회 녹색당 기호4번 장정희 후보 캠프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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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게 주인은 이들의 소리를 듣고 가게밖으로 나와서 손을 흔들며 이들의 외침을 함께 따라했다. 

"어린이가 안전한 동네 청소년이 즐거운 동네 반려동물도 행복한 동네 우리 동네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행복한 동네를 만들고 싶습니다."

다시 그들의 연설이 거리를 적시고, 밤은 점점 깊어갔다. 밤 9시가 훌쩍 넘은 시각. 이렇게 이들의 마지막 선거운동은 끝이 났다. 아직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소수정당이고 작은 정당이지만 이렇게 선거를 통한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해나가면 인지도는 저절로 높아지게 마련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녹색당 선거운동원들이 기호4번 녹색당 장정희를 연호하고 있다.
▲ 기호4번 장정희에게 한 표를 녹색당 선거운동원들이 기호4번 녹색당 장정희를 연호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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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를 이야기하고, 쓰레기 문제를 이야기하고, 반려동물을 이야기하고 아이들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주장은 기존 정당에서는 잘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라 주민들에겐 그만큼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내일을 위한 정당 녹색당에 한 표를

끝으로 장정희 후보에게 선거운동을 끝낸 소감을 물었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3일간 정말 최선을 다한 것 같다. 다른 정당들처럼 오랜 기간의 준비도 없이 급하게 캠프가 꾸려지고 선거운동이 이어졌지만 우리 당원들과 선거운동원들이 최선을 다해 임해주어서 이만큼이라도 온 것 같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는 이제 유권들의 몫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갔는지는 내일 투표결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 해서 낙담하지는 않을 것이다. 녹색당을 우리 아이들을 위한 정당이고 내일을 위한 정당이니만큼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내일을 준비해갈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동구에서 주민의 선택을 받고 싶다. 그래서 동구 주민들과 우리의 내일을 함께 그려가고 싶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열심히 선거운동을 벌인 장정희 후보의 가족들. 맨 왼편이 남편이고, 후보 바로 옆이 장정희 후보의 어머니.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열심히 선거운동을 벌인 장정희 후보의 가족들. 맨 왼편이 남편이고, 후보 바로 옆이 장정희 후보의 어머니.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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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의 선거운동 방식은 평가받을 만하다. 한 대당 기천만원 든다는 선거유세차와 많은 선거운동들 그것은 다 비용이 들어가는 방식이고 에너지가 쓰이는 방식이다. 돈을 크게 안 들이고 주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로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선거운동은 가난한 정당이자 녹색의 가치를 말하는 녹색당다운 선거운동 방식인 것 같다. 내일의 위한 선택, 그들의 선전을 기대해보는 이유다.

태그:#지방선거, #녹색당, #장정희 후보, #대구 동구의회,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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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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