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노래 하나가 세상에 나왔다. 고 이 중사의 목소리가 도입부에 나오면서 시작하는 노래엔 이 중사의 오빠와 아버지, 어머니의 목소리가 모두 담겼다.

노래 '기억할게'는 성추행 사건으로 지난 5월 21일 세상을 떠난 공군 이 중사의 친오빠인 '보름(예명)'이 동생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다. 곡 말미엔 이 중사와 보름의 친구들이 "기억할게"라고 말하는 목소리도 담겨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보름입니다.
제 동생이 계속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곡을 쓰고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정말 자랑스러웠던 제 동생을 잊지 말아주세요. 꼭 기억해주세요. 하늘의 작은 별이 된 동생에게 이 노래를 바칠게요. 내 딸!, 내 동생! 사랑해 영원히 기억할게... 사랑하는 아빠, 엄마, 오빠가... - 앨범 소개 글귀 중
 
고 이 중사는 우리 집 큰애 친구의 여동생이다. 여동생이 있어 친구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이해하는지라, 소식을 듣고 큰애는 매일 밤 정장을 준비하고 빈소에 들를 준비를 했다(장례를 바로 치를 수 없었다). 부사관의 꿈을 키운 후 직업군인의 길을 걸었던 고 이 중사. 뉴스에 나온 소식들을 들으며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21세기 세상은 불건강한 사람을 건강한 사람으로 변화시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아가게 하는 데 온통 집중하고 있는데, 건강하고 밝고 명랑한 젊은이가 성추행과 조직의 시스템 폭력으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도록 하다니... 그리고 공군 조직의 윤리와 정신이 그렇게 심하게 썩어있다는 현실에 깜짝 놀랐다. 군부대도 사람 사는 사회 아닌가.
 
고 이 중사의 친오빠와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한목소리로 이 중사에게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라고 가슴 절절하게 이야기하는 노래. 딸을 가진 부모뿐만 아니라 군복무를 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이 노래가 널리널리 퍼지길 바란다. 가해자들에겐 합당한 벌이 제대로 주어져야 하고.
 
친구 여동생을 추모하기 위해 모두 함께 힘을 합친 친구들의 연주와 노래도 훌륭하다. 기타 연주로 힘을 보탠 큰애에게 잘했다고 했다. '기억할게', 오빠가 동생에게 보내는 추모곡. 우리들도 유가족들과 함께 고 이 중사를 추모하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나오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으로 함께 하길 바란다.
기억할게 잊지않을게 0521 공군이중사사건 보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치과위생사 . 구강건강교육 하는 치과위생사. 이웃들 이야기와 아이들 학교 교육, 책, 영화 좋아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