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보내고 이번 주말부터 마지막 6라운드에 돌입하는 NH농협 2015-2016 V-리그는 남녀부 모두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을 가리는 치열한 순위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신인상 수상 경쟁은 이렇다 할 각축 없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선수들이 독주하고 있는 모양새다.

남자부에서는 우리카드의 나경복(레프트, 198cm), 여자부에서는 GS칼텍스의 강소휘(레프트, 180cm)의 신인왕 등극이 거의 유력하다. 이들은 다른 드래프트 동기생들과는 달리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 상대적으로 많이 출전 기회를 받으며 착실히 개인 기록을 쌓았다.

남자부 나경복은 최하위에 처져있는 소속팀 우리카드에게 그나마 큰 위안거리다. 과거 드림식스 시절이었던 2011-2012 시즌, 최홍석을 신인왕으로 배출한 이후 4시즌 만에 경사가 예상된다.

나경복은 라트비아 국적의 외국인 선수 군다스 셀리탄스(라이트, 200cm)의 시즌 초반 허벅지 내전근 부상 공백 때 대신 들어간 팀 선배 최홍석(레프트, 195cm)의 자리를 메우면서 출전 빈도가 크게 늘어났다. 무릎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최홍석의 백업으로도 자주 들어서며 경험을 쌓았던 나경복은 신으뜸(레프트, 190cm)과 이동석(레프트, 194cm) 등 서브 리시브를 담당하는 수비형 레프트들의 극심한 부진으로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이 일시적 고육지책으로 내놓았던 공격 위주 날개 공격수 라인업의 한 축으로도 활약했다.

팀이 치른 30경기 중 26경기에 출전, 11일 현재 총 154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 42.39%를 기록했다. 공격 득점 30위 안에 든 신인 선수는 나경복이 유일하다. 시즌 초반 대항마로 거론됐던 삼성화재 정동근(레프트, 192cm)과 KB손해보험 황두연(레프트, 190cm)은 시즌이 이어질 수록 출전 빈도가 떨어졌다.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대한항공에 입단한 백광현(리베로, 181cm)은 팀이 치른 30경기 중 21경기에 출전해 리시브 성공률 51.07%, 세트당 디그 1.43개로 신인으로는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보여줬지만 중량감은 크지 않다.

나경복이 남자부 신인왕 후보 1순위라면 여자부 강소휘는 0순위, 나경복이 신인왕 '유력'이라면 강소휘는 '확실'에 가깝다. 그만큼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이 떨어지고 팀 선배 이소영(레프트, 176cm)이 시즌 초중반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면서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꾸준하게 강소휘를 기용해왔다.

신인으로 서브와 리시브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지만 팀이 치른 총 25경기 중 22경기에 출전, 11일 현재 총 115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 31.96%, 세트당 서브로 0.2점을 기록했다. 남자부 나경복과 마찬가지로 여자부 신인 선수로 유일하게 공격 득점 3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 3위 흥국생명이 외국인 선수 테일러 심슨(레프트, 188cn)의 발바닥 족저근막염 부상 공백으로 위기에 빠진 가운데 4위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승점 2점 차로 맹추격하며 포스트 시즌 진출 희망을 살리고 있는 GS칼텍스에게 강소휘는 반드시 필요한 전력이다.

대항마로는 강소휘의 원곡중-고 동창생인 흥국생명 이한비(레프트, 177cm)와 KGC인삼공사 이지수(센터, 189cm)가 꼽혔지만 출전 기회도 턱없이 부족했고 존재감이 미미하다. GS칼텍스의 신인왕 배출은 지난 2012-2013 시즌 이소영 이후 3시즌 만의 일로 나경복과 강소휘가 신인왕이 될 경우 6시즌 만에 V-리그 남녀부 서울 연고 구단이 함께 경사를 맞는 일을 재현하는 진기록도 볼 수 있다.

프로배구가 출범한지 10년이 지나면서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주전 선수들의 벽이 공고해지면서 신인 선수들이 활약할 여지는 많이 줄어들었다. 얇은 저변에서 대어급 선수가 나오기도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영광인 신인상 수상은 더없이 축하받을 일이지만 치열한 경쟁이 사라진 부분은 다소 아쉽다.

프로배구 운영주체인 한국배구연맹(KOVO)은 올해로 8년째 해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유소년 배구교실을 열고 다수의 엘리트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매 시즌 보다 풍성하고 열띤 신인들의 경합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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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신인왕 나경복 강소휘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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