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15 11:23최종 업데이트 22.10.15 11:23
  • 본문듣기
대한민국 휴게소는 세계의 자랑입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를 극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휴게소장과 우리나라에서 휴게소를 가장 많이 운영하는 회사의 본사팀장, 휴게소 납품업체 등 다양한 업무를 거치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18년간 근무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자의 글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편집자말]

도로공사가 내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밥값을 내릴 방안을 찾고 있는 걸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JTBC ⓒ JTBC

 
국토부 장관의 감찰 지시와 도로공사 사장의 사임까지 불러온 고속도로 휴게소 밥값 사태가 일단락 되는 듯합니다. 7일 한국도로공사는 휴게소 운영업체,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T/F팀을 통해 휴게소 음식 가격 인하 및 품질 향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24시간 운영, 무료 서비스 제공, 산간 오지에 위치한 특성 때문에 시내 매장과 달리 수수료가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게 한국도로공사의 입장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휴게소 음식값 인하 요구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음식은 분식점 수준인데 가격은 맛집 수준으로 청구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도로공사의 과도한 임대료 때문입니다.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은 휴게소 운영업체가 입점 매장에 물리는 평균 수수료율이 33%이고 최대 수수료율은 62%(대천휴게소 서울 방향 맥스웰하우스)나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도 "휴게소에서 1만 원짜리 돈가스를 팔면 4100원이 휴게소 운영업체 수수료로 가고, 2천 원은 도로공사에 귀속된다"고 말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임대요율표 ⓒ 한국도로공사

 
전국 휴게소 매출 평균이 60~70억 원입니다(2019년). 휴게소 매출의 절반이 제조매장(식당, 간식 매장)에서 나오므로 제조매장의 매출 평균은 30~35억 원입니다.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휴게소 임대요율표에 따르면 매출액 30~40억 원대의 임대요율은 14.97~17.37입니다. 돈가스 만 원에 도로공사가 최소 1497원에서 1737원을 가져갑니다. 여기에 휴게소 운영사가 돈가스 매장에서 거두는 수수료(휴게소 매출에 따라 도로공사에 지불하는 임대료 포함)가 약 48%입니다.  

따라서 돈가스 매장 점주는 매출의 약 52%만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 돈으로 인건비와 4대 보험료도 내야 합니다. 결국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비를 낮춰야 하고 이러니 음식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수치상으로는 도로공사 임대료를 절반만 줄여도 음식값 7~8% 인하는 가능합니다. 

도공 성과급 재원 별도로 마련해야
 

고속도로 휴게소 밥값 문제를 다룬 JTBC 보도 내용. ⓒ JTBC

 
한편 도로공사에 밥값 인하와 관련된 모든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잘못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음식값을 인하하면 도로공사의 경영이 나빠져 통행료를 올려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도로공사의 적자 대부분은 도로 건설에 따른 부채입니다. 휴게소 임대 수입은 적자일 수 없습니다. 매출에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임대 수입이 없으려면 매출이 0이어야 하지만 코로나19 시기에도  휴게소 매출은 평균 9천억 원대였습니다. 

휴게소 음식값에 들어 있는 임대료는 도로공사 부대 수입으로, 휴게시설 운영 유지비를 제한 나머지는 도공 직원의 성과급으로 사용됩니다(통행료 수입은 도로 건설에 따른 부채 상환과 도로 유지비로만 사용되게 되어 있는 돈으로 기획재경부 소관입니다).
 

한국도로공사 매출에 대한 팩.트.체.크. ⓒ 한국도로공사

 
참고) '한국도로공사 매출에 대한 팩.트.체.크.'(https://url.kr/bglnko)

예를 들어 지난 추석 명절 4일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로 도로공사가 손실 본 금액이 약 700억 원이라고 합니다(추석통행료 4일 면제 700억 손실…정부 생색에 공기업만 '골병' <중앙일보>). 하지만 통행료 면제는 정부가 결정한 것이므로 설령 적자가 난들 도공 직원의 인건비는 삭감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도로공사가 공기업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는데 성과급을 지급할 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도로공사의 성과급 재원은 자체 수익 사업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에서 거둬들이는 임대료입니다(도로공사 성과급 주려고 맛없는 휴게소 음식이 비쌌다니 <조선일보>).

2022년 한국도로공사의 공기업 경영평가는 A였고 이에 따라 기관장은 80%, 상임감사와 감사는 60%, 직원은 200%의 성과급을 받게 됩니다(임원은 연봉, 직원은 월기본급 기준). ​이에 따라 임원들은 대략 1~2억 원, 직원들은 호봉에 따라 몇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의 성과급을 받게 됩니다.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 결과 ⓒ 기획재정부

 

한국도로공사 일반 정규직 평균 연봉 ⓒ 공공데이터 포탈

 
이런 사정 때문에 도로공사로서는 성과급 재원과 직결되는 휴게소 임대료에 대해 쉽사리 인하하겠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이렇듯 도로공사의 성과급을 고객이 이용하는 음식에서 거둬들이는 구조부터가 잘못되어있습니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조직인 공기업이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따로 이익을 거둬야 하는 시스템이 코미디인 거죠.

​그러므로 음식값을 놓고 휴게소와 도로공사가 다툴 일이 아니라 도공 직원의 성과급을 아예 통행료에서 부담하거나 아니면 음식에 대한 수수료는 별도로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고객 밥값에서 이익을 내어 도로공사 직원의 성과급을 마련하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휴게소 밥값 문제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밥값에 부과된 임대료는 없애고 새로운 임대 수익원을 찾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네이버 카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10만인클럽후원하기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