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18 12:06최종 업데이트 22.08.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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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8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입니다. 한국 사회 전반에 남긴 김 전 대통령의 발자국은 명징합니다. 13주기를 맞아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책, 국정관리 능력을 재평가해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사회적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정치 양극화 시대, 여야 정치권이 김대중의 유산에서 배울점을 찾자는 겁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각 분야별로 다섯 차례에 걸쳐 김 전 대통령이 남긴 정치적·정책적 유산을 재조명하는 전문가 기고를 싣습니다. 그 다섯 번째는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의 글입니다. [편집자말]

김대중 대통령이 2001년 7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당정과 교육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완상 교육부총리로부터 교육여건개선 추진계획을 보고받고 있다. ⓒ 연합뉴스


김대중 정부의 교육 정책을 한 마디로 말할 수 없습니다. 호평받은 사업도 있고, 질타받은 방안도 있습니다. 후자의 단적인 경우는 '이해찬 세대'입니다.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 갈 수 있다'를 믿었다가 많은 학생들이 실패와 혼란을 경험했습니다. 지금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분들 계십니다. 

교원정년 단축, 자사고 시작, 교육인적자원부로 개편도 안 좋은 사례입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교육을 '인력 공급'의 관점으로 바라봅니다. 말 많았던 '인적자원부' 시선을 재현합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윤 정부가 본받아야 할 것은 좋은 교육정책입니다. 김대중 정부는 2001년에 7.20 교육여건 개선사업을 발표, 학급당 학생수를 개선했습니다. 교육세 개편으로 늘어난 9조 9200억 원 등 총 12조 2797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학급당 학생수를 OECD 수준인 35명 이하로 개선하는 사업입니다.

12조원 교육 예산 투입한 김대중 정부... 그 성과들
 

학급당 학생수 김대중 정부의 2001년 7.20 교육여건 개선 추진계획 문서, 초중고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를 OECD 수준인 35명 이하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 교육부

 
학교 신설과 교실 증축이 대대적으로 진행됐고 김대중 정부는 2003년에 목표를 이뤘습니다. 물론 추진 과정에서 상명하달, 교원 부족, 운동장 축소 등 문제제기가 이어졌습니다. 좋아진 여건에 맞는 교수학습 방법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을 목표로 대대적인 사업을 전개해 성공한 경우는 우리 교육의 역사에서 드문 일입니다. 그걸 김대중 정부는 해냈습니다. 이 점을 본받아야 합니다. 과정 상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교육선진국을 꿈꿔야 할 것입니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은 그런 면에서 김대중 정부 최대 업적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는 해방과 동시에 초등학교 무상의무교육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진척 없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초등학교에 머물렀습니다.

중학교는 1985년 들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일부만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1985~1986년에는 도서벽지 지역을, 1992~1994년에는 읍면 지역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외딴 섬부터 시작해 시골까지 무상의무교육을 한 것입니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김대중 정부의 2001년 1월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전면 확대 계획 문서, 우리 교육의 오랜 숙원인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을 2002년부터 3년에 걸쳐 전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국가기록원

 
단계적 의무교육 확대... 정책 지원도 차근차근

그러나 도시는 여전히 무상의무교육이 아니었습니다. 수십 년 숙원을 김대중 정부는 추진합니다. 2001년 1월 '중학교 무상 의무교육 전면 확대 계획'을 수립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대합니다. 1학년부터 차근차근 늘리는 그림입니다.

이를 위해 수업료, 입학금, 교과서대금 등 학부모 납입금을 정부가 대신 부담하는 대책도 마련했습니다. 그렇게 투입된 재정이 2002년 2678억 원, 2003년 5450억 원, 2004년 8342억 원 등 모두 1조 6000억 원입니다.

김대중 정부가 시작하고 노무현 정부가 2004년에 완성한 중학교 무상의무교육 전면 확대는 우리 교육에 큰 의미를 안겼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고등학교 무상교육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윤 정부는 한동안 만 5세 취학 학제개편으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교육을 인력 공급으로 바라보는 한계,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교육은 '채우기'입니다. 지금 채워야 할 것은 유아 무상의무교육입니다. 유아 연령대는 현재 학제가 아닙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고 있지만, 학부모는 사립유치원의 경우 2020년 기준으로 월평균 21만3521원을 납부하고 있습니다. 취학전 자녀 키우는 데 여러 어려움이 있습니다.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침 유·보 통합을 한다고 했으니, 유아 무상의무교육까지 중장기 그림이면 바람직할 것입니다. 교원 양성, 사립 비중, 개인 설립 비중, 시설 등 여러 과제들에 10년 이상 긴 호흡으로 접근했으면 합니다.
 

올해 2022년 7월 현재 만0세부터 5세까지 주민등록 인구 현황, 학령인구 절벽 2번째가 코 앞으로 사립유치원과 대도시 초중학교가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국가통계포털 KOSIS

 
우리나라는 두 번째 학령인구 절벽이 코 앞입니다. 첫 번째 절벽은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으로 진입했고, 그 두 번째 파도가 오고 있습니다. 한 학년이 40만 명 선인데, 올해 7월 기준으로 만4세 유아는 34만 5000명이고, 2세 유아는 28만 8000명입니다. 이 절벽을 그냥 만나면 사립유치원부터 문을 닫고, 대도시 초등학교와 중학교로 이어집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것은 정부와 교육당국의 몫입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걸맞게 교육선진국을 꿈꾸면 좋겠습니다. 김대중 정부의 교육여건 개선과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을 본받을 때입니다. 대한민국은 충분한 능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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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쓴이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교육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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