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3 최고의 영화정보 프로그램'

24년째 매주 일요일 낮을 책임지고 있는 MBC <출발! 비디오 여행>(아래 '출비')의 캐치프레이즈는 간결하다. 여기서 최고라는 단어의 뜻은? 굳이 풀지 않더라도 지상파 3사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수준 높은 프로를 지향한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지난 11월 26일이 1205회였고, 회당 5편 이상을 소개했으니 어림잡아 계산해도 이 프로에서 소개한 영화는 6000편을 훌쩍 넘는다. 

 MBC <출발 비디오여행> '영화 대 영화' 코너를 맞고 있는 개그맨 김경식.

MBC <출발 비디오여행> 에서 방송인 김경식은 '영화 대 영화' 코너를 맡고 있다. 이 코너는 전창걸 때부터 쭉 이어진 장수 코너기도 하다. ⓒ 이희훈


 서인, 양승은 아나운서가 11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를 하고 있다.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에 참여 중인 서인, 양승은 아나운서. ⓒ 이희훈


 개그맨 김생민이 11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를 하고 있다. 김생민씨는 '기막힌 이야기' 코너를 맞고 있다.

김생민 역시 지난 14년 동안 <출발 비디오 여행>을 책임지는 주요 출연자다. 현재 '기막힌 이야기' 코너 등을 담당하고 있다. ⓒ 이희훈


이렇게 장수하는 이 프로의 또 다른 특징이 있으니 진행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출연진의 평균 출연 기간 역시 10년을 훌쩍 넘긴다는 사실. 이철용 성우가 만 16년, '영화 대 영화' 김경식이 15년, '기막힌 이야기'의 김생민이 14년, 그리고 김구 성우가 10년째다. 여러 영화 정보 프로가 명멸했고, 같은 요일 경쟁하던 다른 지상파 프로들이 방송 요일을 바꾸는 중에도 <출비> 만큼은 꾸준했다. 지난 30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한창 녹화 중이던 제작진과 출연진을 직접 만났다.

타사 프로 모니터링은 기본, '유튜버'도 만나

 오행운 책임프로듀서가 11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 부조정실에서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를 하고 있다.

상암MBC 스튜디오 부조정실에서 녹화를 지켜보고 잇는 <출발 비디오여행> 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 이희훈


 11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 부조정실에서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가 진행되고 있다.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는 초록색 판을 배경으로 크로마키 기술을 사용하는 식이다. ⓒ 이희훈


분주하면서도 정확하다. <출비> 팀의 녹화를 지켜본 소감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 스튜디오 녹화는 11시를 막 넘기기 전에 끝났다. 특수 효과를 입히기 위한 녹색 크로마키 판을 배경으로 김생민, 서인 아나운서, 양승은 아나운서, 김경식 등이 순서대로 들어갔다. 본인들에게 주어진 대본을 받자마자 쓱 훑어 보더니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면서도 자기 차례가 오면 정확히 분량을 소화했다.

현재 지상파 3사 모두 외주 제작사와 함께 본사가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중 <출비>는 한 제작사와 20년 가까이 인연을 맺고 있다. 작가진 역시 10년 이상 호흡한 이들이다. 그만큼 노하우가 쌓여 있고, 시스템 역시 안정적이라 볼 수 있다.

"매주 타사 프로를 모니터링 한다. 당일 방송을 못 보면 다음날 보기도 하고, 일단 챙겨 본다. 어떤 아이템을 다뤘고 얼마나 다뤘는지 초를 재면서 본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차별성은 일단 가장 오래됐다는 것, 그리고 각 코너들이 그 자체로 대표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대 영화', '기막힌 이야기' 등은 15년 가까이 된 코너다. 눈으로 우리 프로를 보지 않더라도 목소리만 들어도 <출발! 비디오 여행>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제작사가 아피아 스튜디오인데 여기 대표님이 <출비>의 전신 <비디오 산책>이 끝난 직후부터 함께 했다. 다른 방송사는 몇 개의 제작사가 번갈아 만들거나 필요하면 제작사를 교체하기도 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이 지점에서 궁금했다. 최근 영화 정보 소개 콘텐츠 시장은 지상파뿐만이 아닌 팟캐스트와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채널로 확대돼 있다. 특히 몇몇 유튜버들은 많게는 수십만 명의 팔로우를 갖고 있어 그 파급력이 강하다. 지상파 영화 정보 프로그램의 현주소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저 역시 유튜브 등을 자주 보면서 뭔가 배울 게 있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한 유튜버를 모셔서 함께 더빙한 적도 있다. 장단이 있더라. 이 분들은 본인이 작가인 동시에 내레이션도 하잖나. 가감 없이 본인 생각대로 영화를 해석하고 날 것 그대로 이야기하는 면이 있다. 이건 큰 장점이긴 한데 지상파 방송은 또 다른 면이 있다. 언어도 정제해야 하고, 시각 역시 일방적일 수만은 없다. 유튜브 등은 그것대로 발전해 가는 것이고 우린 우리가 지킬 걸 지키며 가는 것이니 역할이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지난 2년 동안(오 피디는 2년 전부터 현재까지 해당 프로 책임피디 직을 맡고 있다-기자 주) 제 가슴에 새긴 게 있다. 첫째는 시청자를 바라보고 방송하자는 것, 둘째는 제작진에 대한 존중, 셋째는 영화에 대한 존경이었다. 이게 지상파가 갖춰야 할 틀이라고 본다. 유튜브나 다른 비디오 매체는 본인들 개성과 시각을 드러내며 하는 게 묘미다. 그걸 요구하는 시청자 층도 있고. 그걸 TV로 가져 온다고 해도 성공할 것 같진 않았다." (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지상파의 본분, 그리고 <공범자들>

 MBC <출발 비디오여행>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MBC <출발 비디오여행>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 이희훈


지상파의 틀, 본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갔다. 오행운 피디는 "보통은 (시청률을 생각해서) 상업영화에만 관심을 두기 쉬운데 그러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신작 영화 60% 정도에 지난 영화와 저예산, 예술영화를 적절히 소개하는 방향으로 작가들과 논의한다"며 그는 "12월 3일 방송엔 서울독립영화제 관련 내용도 넣었다"고 강조했다.

"나름 그 부분에서 노력하려고 했다. 특히 작은 영화제들 그러니까 환경영화제, 인권영화제, 제천영화제 등을 다루려 했다. 오히려 부산영화제 같은 큰 행사는 우리가 다루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조명하니까. 또 다큐 영화들도 한 달에 서너 편이라도 꾸준히 소개해 왔다. 그나마 지난 2년 동안 이 프로를 맡으면서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일이었다." (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지난 11월 26일 <출비>는 최승호 감독의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을 소개했다. 정권에 순응한 공영방송 몰락기를 다룬 이 영화를 소개한 것에 반향이 나름 있었다. 오행운 피디는 "오히려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제작진과 상의해서 내린 결정이다. 작년 12월이었나. 내년이 기대되는 배우 특집으로 송강호씨를 다뤘거든. 그 하면 당연히 영화 <변호인>이 나와야 하잖나. 송강호를 다룬다고 하니 방문진에서 우리 대본을 달라고 했다더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 사무처장을 통해 지시한 것이었다. (고영주 이사장은 <변호인>의 소재 중 하나인 '부림사건'의 담당검사였다-기자 주)

뒷이야기를 알아보니 제작진들이 그간 <변호인>을 제대로 못 다뤘더라. 윗분들이 싫어한다고. 우리가 그런 시절을 살았던 거다. 마음이 무거웠다. <공범자들>은 다큐 영화로도 흥행을 했고, 아마 언제였더라도 소개를 했을 건데 특수한 상황에 막혀 못했다는 게 부끄러웠다. 정권은 바뀌었는데 MBC는 그대로였으니 그런 영화를 못 들이민 거지. (이제야 방영해서) 마음의 빚을 좀 던 셈이다.

방송 후 회사 내에선 이심전심 다들 힘을 주는 느낌이었고, SNS 반응을 보니 '사장 없어지니 이런 것도 한다', '파업의 성과가 있나보다 대박' 이런 식이었다. 부끄럽고 마음이 그랬다. 우린 자율성 하나 지켜내지 못했고 그 대가를 치른 건데 시청자 분들이 늦게라도 반응해 주신 거니까. 어떤 영화라도 이젠 재밌으면 틀어야 한다." (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선구자의 고민

 서인 아나운서, 개그맨 김경식, 양승은 아나운서가 11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한 녹음실에서 MBC 장수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여행>의 목소리 녹음을 하고 있다.

'영화 대 영화' 코너는 김경식을 주축으로 서인, 양승은 아나운서가 대본을 숙지한 후 진행하는 식이다. ⓒ 이희훈


 MBC 양승은 아나운서가 11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를 하고 있다.

크로마키 녹화 중인 양승은 아나운서. ⓒ 이희훈


 개그맨 김생민이 11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를 하고 있다. 김생민씨는 '기막힌 이야기' 코너를 맞고 있다.

영화 장면과 진행자를 합성하기 위해 녹색으로 둘러 쌓인 크로마키 스튜디오 전경. ⓒ 이희훈


월요일엔 타 방송 프로 리뷰 및 자료 조사, 화요일은 제작진 회의와 아이템 확정, 수요일은 편집, 목요일과 금요일은 더빙 및 내부 시사. 그리고 일요일 본방송. 

<출비> 제작진과 출연진의 일주일 일정이다. 이 틀 속에서 다들 맡은 역할을 하는 셈인데 정작 오행운 피디는 "작가 분들이든 일선 피디들이든 난 별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무간섭의 원칙을 공개했다. 방향을 잡아주면서 나머지는 치열하게 회의를 통해 정하는 주의였다.

다만 이런 일상과 별개로 오 피디가 처음 이 프로를 맡자마자 한 일이 있으니 역사 정리였다. <출비>가 다뤄온 소재와 거쳐 온 여정을 꼼꼼하게 표를 만들어 정리한 것.

"그간 많은 책임피디들이 거쳐 갔는데 저 역시 처음엔 잘 몰랐던 사실이 있었다. 이 프로가 MBC의 소중한 프로더라. 그런데 그만큼 대접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 우리가 1200회를 넘어갔는데 1회부터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재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어떤 영화를 몇 분 소개했고, 누가 내레이션을 했는지 등을 모두 수작업으로 정리했다. 저 다음에 누가 오더라도 이 프로에 대해 알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가늠해 보려고 정리한 의미도 있다. 

MC를 비롯해 오래 하신 분들에게 보상을 해드려야 겠다고 생각해서 감사패를 드렸다. 사실 그 분들이 헌신한 것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건데 그래도 그 공로를 인정해 주는 게 중요했다. 제작진들은 다른 형태로 보상해 드리려 한다. 제작비가 여전히 부족하다. 20년 전 제작비보다 오히려 깎였으니 말이다. 조금이라도 제작비가 좀 오르면 좋겠다. 이 부분을 좀 강조해 달라(웃음)." (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가장 먼저 길을 낸 선구자라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오 피디는 "다른 영화 소개 프로들도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서로가 다들 비슷해졌다"는 점을 짚었다. 개봉을 앞둔 영화를 주로 담으면서 아이템이 겹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오행운 피디는 "다들 영화 소개 프로에 제작비를 많이 투입하지 않다 보니 새로운 시도가 구조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며 "또 일부 프로는 지나치게 홍보성으로 가는 게 있더라. 그게 안타까운 지점"이라 털어놨다.

 11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 부조정실에서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가 진행되고 있다.

ⓒ 이희훈


 서인, 양승은 아나운서가 11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출발 비디오여행> 녹화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시장에서 선구자였기에 시청자들에게 먼저 각인된 게 크다. 영화 소개 프로하면 <출발! 비디오 여행>이라는 생각은 무시 못 하거든. 여기에 더해 20년 이상 하면서도 꾸준히 변화를 모색했다. 그리고 아까 말한 대로 공공적인 면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제작진의 헌신적 노력이 지금의 역사를 있게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장수 프로는 곧 혁신에 성공한 프로라고 생각한다. 기업에 비유하면 마치 어떤 신생 회사가 기발한 마케팅으로 주목받는 일이 있잖나. 그게 혁신처럼 보이는데 진짜 혁신은 오랫동안 살아남아서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중간중간 자기 혁신을 했기 때문이지. 혁신을 멈추는 순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프로도 '심스틸러', '영화 대 영화' 등을 만들며 혁신해 왔다." (오행운 책임 프로듀서)

MBC에 새로운 사장이 선출된 후 <출비>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오행운 피디는 <출비> 팟캐스트, 모바일 최적화 등 이루지 못한 목표를 하나하나 열거했다. "결국 제작비 문제"라고 애써 웃어 보이면서도 그는 "그런 시도를 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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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매의 눈' '감성변태'? 유희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

[장수기획⑧-3] <유희열의 스케치북> PD들이 말하는 유희열

'유스케'의 첫 글자 '유'. <유희열의 스케치북>(아래 <유스케>)을 이야기하면서 MC 유희열을 빼놓을 수 없겠다. 이 프로그램에서 존재감으로 따지자면 가장 큰 지분을 가진 사람이니 말이다. 유희열은 <유스케>의 '타이틀 롤'이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이다. 매의 눈을 가진 감성변태이자 음악 천재, 짓궂으면서도 따뜻한 품성의 고품격 유머 구사자. 유희열의 캐릭터가 <유스케>의 고유한 톤(tone)을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스케>를 만드는 박덕선-최승희PD와의 인터뷰, 그 두 번째는 MC 유희열을 비롯해 <유스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PD들이 말하는 유희열, 우리가 몰랐던 유희열 박덕선 PD는 유희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음악 프로그램 MC로 최적화된 사람." 그리고 덧붙이길 "대본으로 써주는 것 이상으로 뮤지션에 관해 알고 있어서 더 좋은 질문을 한다"고 말했다. 최승희 PD도 거들었다. "많은 연예인들이 유재석씨가 진행하는 프로에 출연하길 원하는 것처럼, 유희열이기 때문에 이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게 분명 있는 것 같다"고. "오버부터 언더까지 음악을 폭넓게 아우르고 요즘의 음악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뮤지션 겸 MC, 그리고 후배 뮤지션들로부터 존경받는 선배"라며 극찬했다. 방송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실속형 아이디어'를 주는 유희열은 진행자 이상의 몫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 노래방 특집은 유희열이 낸 아이템 중 하나다. "노래방 인기 순위 몇 위부터 몇 위까지 해보면 어떨까, 그걸 원곡 가수들이 직접 나와서 부르는 건 어떨까." 이런 식으로 그가 의견을 냈고 PD들과 함께 발전시켰다. 박PD는 "그때 이은미 선생님께 섭외 드리니 '내가 노래방 1위야? 나가야지!' 하며 흔쾌히 출연해주셨다"며 회상하기도 했다. <유스케>가 없어지면 안 되는 이유? 내 '친정'이니까<유스케>가 '가치를 더하며' 장수하는 배경엔 <유스케>를 '친정'이라 부르는 뮤지션들이 있다. 박PD는 "음악하는 사람들의 고향 같은 느낌이 <유스케>에 있다더라"며 그들의 말을 전했다. 최PD는 <유스케>를 향한 가수들의 진정성을 느낀 일화를 들려줬다. 지난 1월 엄정화가 6년 만에 컴백해 출연했을 때, 녹화를 마친 후 뒤풀이 자리엔 그녀를 비롯해 성시경, 강승원, 정승환, 배우 정유미 등이 모였다. MC 유희열은 다른 일정 때문에 그 자리에 없었지만 게스트끼리 그런 가족 같은 술자리를 갖는 일은 흔하다. 작가, 하우스 밴드와 오래도록 알고 지내는 사이기 때문이다. 강승원은 지난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음악작가로 시작해 현재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이르기까지 25년간 음악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PD와 MC가 수차례 바뀌고 강산도 바뀌는 동안 강승원 음악감독은 그 역사의 중심에 발딛고 서서 '무대'를 지켜왔다. 그러니 그가 이끄는 <유스케> 하우스 밴드를 가수들이 '무한 신뢰' 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출연 가수들은 강승원 음악감독을 멘토처럼 여기고, 편곡할 때도 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따른다고 한다. 가수들이 강 감독을 신뢰하듯, 강 감독은 하우스 밴드를 두텁게 신뢰하고 있었다. 최PD가 전하길 "스케치북 하우스 밴드 소속 연주자들은 국내 최정상급이라고 강 감독님은 종종 말씀하신다"고. 외국에서 가수들이 올 때, 짧은 시간 맞춰보는데도 그들로부터 '엄지 척' 사례를 받을 정도로 실력 면에서 감탄을 자아낸다고 한다. 강 감독은 최근 자신의 1집 앨범 <강승원 일집>을 발표했다. 뮤지션 강승원은 '가수들의 가수'로서 호평 받고 있다. 늘 그 자리에 있는 스케치북이길 끝으로 물었다. "나에게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란?" 이 질문에 최PD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늘 그 자리에 있는 프로그램이길" 하고 짤막하게 답하며 여운을 남겼다. ☞ [장수기획⑧-1] 남자 엉덩이에 유희열의 손... 모든 순간이 웃겼다☞ [장수기획⑧-2] '아이유란 가수 영상 봤어?' 여기서 스타가 탄생했다

'영화 대 영화'가 이런 풍자까지? 김경식도 쫄게한 멘트들

[장수 기획 ⑨-2] <출발! 비디오 여행> 산증인 되기까지 그가 겪은 시행착오들

같은 영화를 다루고 있다고 해도 전부 똑같은 영화 소개 프로는 아니다. 어떤 곳은 평론가 출연진을 또 다른 곳은 개그맨 출연자를 두는 등 시청자들에게 저마다 색다르게 영화 정보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지상파 영화 소개 프로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출발! 비디오 여행>(아래 '출비')의 특징은? 단연 방송인 김경식, 김생민, 성우 이철용, 김구 등 '터줏대감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별점 매기기의 한계 앞서 언급한 이들이 바로 <출비>를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지난 30일 녹음에 참여하러 상암동 MBC를 찾은 김경식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이철용 성우와 함께 만 15년을 채우며 해당 장수 프로 내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프로그램을 채우는 이 중 한 사람이다.스튜디오를 찾아 여기저기서 그에게 축하한다는 말이 건네졌다. 파업 여파로 조용히 치러지긴 했지만 제44회 한국방송대상 개인상 성우 부문에서 김경식이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 "조용하게 받아왔다"며 그가 겸손한 미소를 지었다.그가 맡고 있는 '영화 대 영화'는 그 자체로 <출비>의 상징이다. 과거 전창걸이 맡다가 그에게 넘어오면서 고정 팬들이 생길 정도가 됐다. 장르 불문, 재미 여부를 떠나서 그의 입을 거친 영화는 어떻게든 숨은 매력을 드러냈다. 이걸 믿고 영화를 본 일부 관객들은 "또 속았다"며 그에게 영화 소개의 '사기꾼'이라는 애정 어린 별명을 붙이기도.코너 자체를 준비하는 시간은 짧다. 스튜디오 녹화에 걸리는 시간은 단 15분, 여기에 따로 서인, 양승운 아나운서와 더빙을 맞추는 시간도 30분 내외다. 김경식은 "제게 대본이 넘어오기까지 제작진들이 일주일 동안 준비하는 과정이 길다"며 "저야 대본에 나온대로 잘 소화하면 된다"고 말했다.겸손하게 답했지만 분명 김경식만의 특장점이 이 코너에 담겨 있다. 같은 대본이라도 그에게 넘어 가면 특유의 목소리 톤과 연기 등이 덧붙여 또 다른 재미로 다가 온다. 그의 대본 소화 방식을 두고 오행운 피디는 "김경식씨는 마치 21세기 변사 같다"고 표현했다. 김경식 역시 "맞다! 특정한 정보만 전달하기 보단 감정을 넣어서 전달하니 그게 또 차별점일 것"이라 동의했다.시행착오들 물론 여러 시행착오는 있었다. "종종 의견을 냈는데 반영이 안 되다보니까…"라며 재치 있게 김경식이 운을 뗐는데 정리하면 지금의 시스템은 곧 제작진과 성우진이 서로 존중하면서 마련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인터뷰를 듣고 있던 오행운 피디가 말을 받았다. "우린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주의"라며 오 피디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분야 안에서 재밌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색다른 비틀기 말고 '영화 대 영화'의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풍자 요소다. 예를 들어 < 007스펙터> 소개를 마무리 할 즈음 그는 '정보조직을 통폐합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테러를 막겠다고 국민들을 감시하는 걸까요'라는 말로 당시 정부가 주도하려 했단 '테러 방지법'을 은근하게 지적했다. "이 부분 역시 작가진과 피디님들이 고민한 결과"라며 그가 말을 이었다.악어와 악어새 15년 간 한 자리를 끌어 왔다지만 김경식은 매번 새로움을 고민한다. 여러 유튜버들 채널 모니터링과 함께 그는 "영화 두 개를 비교하는 건 이미 있던 방식이지만 그걸 제작진이 꾸준히 발전시켜 온 게 지금의 결과"라며 "원조의 노하우에 여러 가지를 더하고 빼는 식인데 이게 쉽게 무너질 수는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한번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몇 편씩 몰아본다는 김경식은 좋아하는 영화로 로베르트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와 <빅 픽쳐>, 최근에 본 <아이 캔 스피크>를 꼽았다.송강호씨 미안해요... 24년차 <출발! 비디오여행>의 반성'응답' 어머니 이일화, 어색한 이선균... 이런 모습 반갑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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