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크리스와 마르티나: 마지막 세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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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를 지배한 두 명의 전설
1970년대 테니스는 남자들의 전성시대였다. 이전의 로드 레이버, 켄 로즈웰, 로이 에머슨, 존 뉴컴 등의 뒤를 이어 비외른 보리, 이반 렌들, 존 매켄로 등이 1980년대까지 주름잡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여자 테니스에도 마거릿 코트, 빌리 진 킹 등이 있었으나 새 시대의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다.
그때 10대의 나이로 혜성같이 나타나 무지막지한 실력과 빼어난 외모로 테니스계를 평정한 이가 있으니, 바로 '크리스 에버트'다. 그녀는 단숨에 최정상으로 올라섰고 좀처럼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단적인 예로, 그랜드슬램 출전 60회 동안 단 4번을 제외하고 모두 4강에 오르는 꾸준함을 보였다.
크리스가 최정상을 달리고 있을 때 그녀를 위협하는 유일한 이가 나타났으니,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다. 그녀는 오직 '타도 크리스'라는 일념으로 훈련하고 경기에 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조국의 정치적 문제로 꽤 오랫동안 코트를 떠나 있었던 그녀는 처절한 훈련으로 각성한 후 마침내 '타도 크리스'를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크리스와 마르티나: 마지막 세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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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겨야 했던 가장 뜨거운 라이벌
크리스와 마르티나, 마르티나와 크리스가 가히 전 세계를 사로잡을 만큼의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건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이었다. 그들은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자주 맞붙었는데, 14번이나 맞붙어 마르티나가 10승을 거뒀고 크리스가 4승을 거뒀다. 공교롭게도 둘 다 똑같이 그랜드슬램 18승을 이룩했으니, 희대의 라이벌 관계인 게 분명하다.
둘의 라이벌 관계는 경기 밖에서도 이어졌는데, 크리스가 오직 테니스뿐인 '얼음 공주'였다면 마르티나는 테니스 안팎으로 '철인'의 이미지가 강했다. 크리스가 정석적으로 테니스의 로열로드를 걸어왔다면, 마르티나는 지난한 우여곡절 끝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여러모로 정반대였으니 언론이 둘을 라이벌 구도로 자리매김하기에도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사적으로 우정 어린 관계였다. 정점에 있던 크리스가 마음을 열었고 마르티나가 구김살 없이 대했다.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으니, 크리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마르티나를 애써 멀리하려 했기 때문이다. 프로의 세계, 그것도 최정상의 세계에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모습이라 하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크리스와 마르티나: 마지막 세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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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상대는 테니스가 아니라 삶이다
시간이 흘러 70대에 들어선 그들은 각각 난소암과 인후암, 유방암 진단을 받아 투병했다. 힘들다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암 투병 생활을 두 사람은 서로 격려하며 극복했다. 거기에는 상대를 이기고 세상을 이기고 자기 자신까지 이겨야만 가능한 최정상에 수없이 올라본 경험이 그 둘 모두에게 있었기 때문이겠다.
오래된 이야기를 다시 꺼내 드는 이유는 어떤 식으로든 현재와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의 싱그럽고 강인한 젊은이들은 더 이상 없고, 그때의 찬란하고도 드높은 영광은 많이 퇴색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그때의 투철한 정신력으로 암을 이겨내며 삶을 계속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늙고 지치고 아프지만 아름답다.
우아한 중년 아닌 노년의 모습이 크리스와 마르티나에게 보인다. 늙음은 그들의 주름진 외모에서만 엿볼 수 있을 뿐, 태도와 자세, 마음가짐과 분위기 등 어느 면에서도 늙음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를 열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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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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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코트 위 라이벌, 50년을 함께 달려온 두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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