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푸른거탑> 홍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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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배우도, 재능 없는 배우도 아니다
배우 이용주가 지난달 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로 알려졌고, 그가 과거 '심근비대증' 지병이 있었다고 밝힌 사실이 재조명됐다. 향년 44세, 너무 이른 이별이었다. <푸른거탑> 시리즈 이후로 설 자리를 찾지 못했고, 다른 많은 조연급 배우들처럼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작품 제작 경향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막돼먹은 영애씨>와 <푸른거탑>에서 쌓아올린 캐릭터가 다분히 특징적인 관계로, 정극연기에서 도리어 해가 된다는 쉬운 평가 또한 벗기가 어려웠을 테다. 2022년 이후로 아예 배우활동을 멈추었던 그가 어느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하고 싶은 것'과 '잘 하는 것' 사이의 고뇌를 전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가 배우로 해낸 것이 결코 작지 않았단 걸 알기에 나는 그가 스스로의 연기를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짓는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이용주는 스타가 아니었다. 소위 천만영화처럼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화에 주역으로 출연하는 배우도 아니었다. 가만히 앉아 이런저런 다양한 작품, 매력적인 캐릭터를 제안 받는 배우도 아니었다. 커리어라곤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와 <푸른거탑>, 두 작품의 얼마 다르지 않은 방식의 연기를 펼치는 배역이 고작이다. 무명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전에 소화한 캐릭터가 배우 본인의 이미지를 압도할 만큼 강하여 도리어 해가 된다고 판단받기 일쑤였을 테다.
그러나 어떤 각도에서 보자면 이용주는 결코 실패했다고는 할 수 없는 배우다. 그가 연기한 앞의 두 작품에서만큼은 그는 다른 누구보다 제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리하여 이들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가 힘을 보탠 덕분에 작품은 한 시대, 많은 이들에게 가서 닿았다. 모르긴 몰라도 이용주의 캐릭터가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이도 있었을 테다.
영화평론가로 영화계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다니자면, 그와 같은 기회를 얻고도 살리지 못하는 이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단 걸 실감하게 된다. 그리하여 나는 그의 빠른 퇴장을 안타까워한다. 열정과 가능성을 가진 배우를 품기에 한국의 작품세계가 너무나 좁았다고 여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막돼먹은 영애씨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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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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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배우도, 재능 없는 배우도 아니다... 이용주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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