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스틸컷
커넥트픽쳐스
오로지 한국만의 상처가 아니기에
일본 만주에 주둔한 관동군 위안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게 조선에서 끌려온 소녀들인 건 분명하다. 한반도가 일제의 완전한 지배 아래 있었고, 태평양 전쟁 이후 국가총동원령에 따른 무차별적 체포와 이송이 이뤄졌기에 강제징집이며 징용과 마찬가지로 위안부 문제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오로지 조선인만 피해를 본 건 아니다.
각종 연구는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 오키나와 등 일본 내 약자들, 남태평양 도서국가, 인도네시아에 있던 네덜란드 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의 여성들이 위안부로 끌려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러나 그간 위안부 문제를 다룬 한국 문학과 영화 등의 예술은 이 사실을 담고 있지 않았다. 한반도, 한민족의 피해에만 집중하여 서술해온 때문이겠다.
사실 이것이 마땅하거나 당연한 태도일 수는 없겠다. 이는 가장 활발하게 일본군 만행을 작품화해온 중국 작품들만 보아도 확인할 수 있는데, 731부대의 생체실험이라거나 학살 등을 다룬 작품에서 중국인 외에도 다양한 국가며 민족의 피해사실을 담아낸 작품이 꽤 되는 것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그러나 한국에서 만들어진 작품 가운데선 좀처럼 한반도 바깥의 피해자를 만나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가해국은 일본, 피해국은 오늘의 한국이 계승하는 당시 일본 식민지 조선땅으로 한정되어 국가와 민족적 대립의 서사로 축소되기 일쑤다. 이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혹은 발전적이고 유효한 시각으로 대하는 태도라 보기 어렵다.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의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영화 가운데서 피해자는 오로지 조선인이 아니다. 한민족만이 희생양이 아니다. 일본과 조선의 이분법적 대립에서 벗어나 전쟁과 평화, 내지는 인권과 전쟁범죄 사이의 문제로 나아갈 단초쯤은 제기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들자마자 제작까지 멈춰버린 영화계의 현실 가운데서 이 영화의 개봉 또한 의미가 있고 말이다.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 가자>는 올 3월 세상을 떠난 강일출 할머니의 이야기를 반영하고 있다고도 전한다. 강 할머니가 미술심리치료 중 그렸다는 '태워지는 처녀들'이 직접적인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그를 반영한 신이 영화 안에 주요하게 담겼다. 8월 26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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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