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에 출연한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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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속도감을 운운한 게 아니다.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이 배경 설명부터 문제의 이웃집 의사 안수정(조여정)을 만나기까지 단 10분 만에 해치워버린다. 그러고는 왜 경희 부부와 수정이 얽힐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서사로 직진한다. 우연찮게 투자가 절실한 경희네 회사를 구원할 투자자와 수정이 절친한 사이인 것이다.
경희는 톱스타급은 아니지만 얼굴이 알려진 배우 재홍의 이름과 얼굴값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피부과인 수정네 병원에 남편과 동료 배우들을 줄기차게 들락거리게 만든 것이다. 급하게 먹은 떡은 꼭 체하는 법. 병원에 자주 들르던 재홍과 친한 동료 여배우와의 스캔들이 나버리고, 경희의 의심 역시 점차 커져만 간다. 촉은 맞았지만 방향이 틀렸다. 불륜의 상대는 여배우가 아닌 수정이었다.
역시나 전형적이지만 효과적이다. 같은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덧붙여 사건을 확대하는 피카레스크 구성 말이다. 단 2화 만에 경희에서 수정 중심으로 포커스를 바꿨어도 전개의 속도감은 더욱 탄력을 받는다. 재홍과 수정의 불륜 행각부터 수정의 이혼 소송 에피소드, 그리고 2화 말미 두 부부의 딸들이 엮인 차량 사고까지 한달음에 내달린다. 김혜수가 말한 호기심과 허를 찌르는 전개가 시작부터 제대로 작동한다고 할까.
경희 부부와 수정 셋이서 와인잔을 부딪치는 저녁 식사 장면은 그중 백미다. 1화가 투자자와의 미팅을 잡기 위해 수정을 꼬드기는 경희의 동분서주에 초점을 맞췄다면 2화는 이를 계기로 경희 모르게 재홍과 수정이 눈이 맞는 순간을 아슬아슬하게 그려낸다. 이후 친해진 경희 부부와 수정의 딸들이 차량 사고를 일으킨 것을 알게 되는 2화의 결말을 마주한 시청자들도 뇌까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아,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니라고 했지!'
영화 <사라진 밤>으로 데뷔해 전작 <타인은 지옥이다>와 <살인자ㅇ난감>을 통해 범죄물에 일가견이 있음을 확인시킨 이창희 감독이 과연 불륜이란 소재를 어디까지 몰아붙일지, 어떻게 요리할지도 관건일 터. 작품 선구안이 높기로 유명한 김혜수가 택한 19세 이상 관람가 드라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의 진짜 문제가 무엇일지 그 끝이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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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