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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최고점에 뛰어든 초보 개미, 이걸 놓쳤다

[리뷰]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

26.08.05 10:12최종업데이트26.08.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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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넷플릭스

올해 주식처럼 사람들의 감정을 요란하게 쥐락펴락한 존재가 또 있었을까? 한때 코스피 지수가 9000을 돌파할 때만 하더라도 모두에게 '대박의 꿈'을 안겨줬지만, 최근 두 달여 사이 급락을 거듭하는 동안엔 온갖 스트레스를 안겨준 '원흉'이 되기도 했다.

때마침 흥미로운 신규 예능 하나가 '개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3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이하 '개미 김원훈')는 독특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주식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그동안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성공 투자자의 비결을 소개하거나 전문가의 분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개미 김원훈>은 조금 다른 시각을 택했다. "어떻게 돈을 벌었는가"보다 "왜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얼마전 거행된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최우수 남자 예능인상을 수상하며 대세 예능인 대열에 합류한 김원훈은 과연 역대급 변동성에 흔들리는 주식의 세계에서 온전히 멘탈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필 최고점에 뛰어들다니..." 개미들의 공감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넷플릭스

매주 월요일 2회씩, 총 12부작으로 공개되는 <개미 김원훈>의 1~2회는 국내 증시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던 지난 6월 무렵을 담고 있다. "코스피 장중 9000 돌파"라는 예고편 자막을 본 순간 많은 시청자는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는다. "이거 찍었을 때가 최고점인데...", "눈물 없이는 못 보겠다", "지금은 얼마나 떨어진 거냐. (남 일 아님) 하나도 안 웃김" 같은 '동병상련' 댓글이 줄지어 달린 것도 그 때문이었다.

어쨌든 주식을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김원훈은 자신의 사비 3000만 원을 들고 생애 첫 투자에 뛰어들었다. 누구나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품던 그 순간, 김원훈은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처럼 시장 한가운데로 발을 내디딘 셈이다.

첫 거래는 달콤했다. SK하이닉스 등을 매수한 직후 곧바로 매도해 16만 원의 수익을 거두며 자신감도 얻었다. 하지만 달콤했던 대박의 꿈은 예상대로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급락한 주가로 손실을 본 그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추가 자금을 계속 투입했고, 시드머니는 어느새 1억8000만 원까지 불어났다. 그 결과는 <개미 김원훈> 도입부에서 소개된 것처럼 약 2400만 원의 손실이었다.

투자보다 무서운 조급함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넷플릭스

이제 겨우 2회만 공개됐을 뿐이지만 <개미 김원훈>은 적절한 시점에 등장한 덕분에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일찌감치 주식 투자를 했던 동료 개그맨 정재형과 소속사 팀장 등 주변 조력자들이 기본적인 투자 개념과 용어를 설명해 주지만, 이 프로그램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김원훈이다.

남들은 모두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소문 속에서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두려움('FOMO')은 객관적인 판단을 마비시키고 충동적인 추격 매수를 부른다. 방송은 상승장의 착시 효과가 초보 투자자에게 얼마나 위험한 무모함을 안겨주는지,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선택이 순식간에 불안과 희망 사이를 오가는 감정의 롤러코스터로 이어지는지를 김원훈이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설명할 시간 없어, 어서 타!"라는 홍보 문구는 <개미 김원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충분한 분석보다 조급함이 앞서는 순간 투자 판단이 얼마나 쉽게 흔들리고, 또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예능대세' 김원훈 앞세운 공감과 경고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
넷플릭스 '개미 김원훈 : 주식의 세계'넷플릭스

<개미 김원훈>이 경제와 주식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무겁지 않게 완성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김원훈의 존재감 덕분이다. <숏박스>와 <SNL 코리아> 등을 통해 생활밀착형 웃음을 만들어온 그가 이번에도 실제 감정을 꾸밈없이 드러내며 시청자의 쓴웃음을 자아냈다.

수익이 날 때는 누구보다 들뜨고, 손실이 커질수록 불안해 하며, 결국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는 과정까지 꾸밈없이 보여준다. 이때 김원훈은 시청자와 같은 위치에서 배우고 흔들린다. 덕분에 그가 시작과 동시에 만나는 좌절은 단순한 예능 소재를 뛰어넘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공감의 도구로 활용된다.

제작진과의 실전 투자 대결에 돌입한 김원훈을 돕기 위해 다음주 3-4회부터 전문가들이 투입되지만, <개미 김원훈>은 엄연히 돈 버는 비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대신 주식이 사람을 어떻게 흔드는지를 유쾌하면서도 씁쓸하게 기록한다. 웃으며 시청을 시작했다가도 이내 자신의 계좌 상태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바로 그 순간 <개미 김원훈>은 단순한 예능 이상의 역할을 해낸다. 주식을 해본 사람에게는 실패의 회고록으로,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조급함보다 원칙이 먼저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현실적인 경고로 다가온다. 그것이 바로 <개미 김원훈>이 기존의 수많은 주식 투자 콘텐츠와 명확히 구별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개미김원훈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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