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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가짜 신인 '효리수', 진짜 프로는 달랐다

[리뷰] 유튜브 '효연의 레벨업 - 가짜 김효연'

26.07.31 13:56최종업데이트26.07.3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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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예능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
웹예능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효연의레벨업

불쾌지수를 끌어올리는 무더위, 연일 파란색으로 물드는 주식 그래프, 좀처럼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부동산까지. 요즘은 웃을 일보다 한숨 쉴 일이 더 많은 시대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은 잠시 현실을 잊기 위해 유튜브에서 웃음을 찾는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다.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밥친구',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피로를 잊게 만드는 '웃음벨'이 되어주는 웹예능은 요즘 같은 시절 가장 훌륭한 말벗이 된다. 그중에서도 유튜브 채널 '효연의 레벨업'의 대표 시리즈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이하 '효리수 프로젝트')는 그런 역할을 가장 충실히 해내는 콘텐츠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정식 데뷔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3인조 그룹 '효리수'(효연·유리·수영)가 매회 보여주는 유쾌한 '광기'는 답답한 일상 속 시원한 사이다 같은 존재로 자리 잡았다.

언행 불일치가 만드는 유쾌한 진정성
 웹예능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
웹예능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효연의레벨업

데뷔 19년 차 아이돌이 음악방송 첫 무대를 위해 제작진에게 떡을 돌리고, 까마득한 후배 그룹을 찾아가 인사법과 챌린지를 배우며 "우리는 이제 막 데뷔할 신인"이라고 말한다. 얼핏 보면 말도 안 되는 설정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대중은 황당한 상황 설계를 결코 비웃지 않는다. 오히려 흥미진진하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린다.

지난 29일 "언니보고 2세대라고 하지 말랬지. 여기 2세대가 어딨어. 효리수가 2세대야?"라는 제법 긴 제목으로 소개된 <효리수 프로젝트> 5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효리수는 "가장 핫한 신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소녀시대 시절의 레전드 무대를 아무렇지 않게 소환하고, 음악방송 담당 CP에게 30분짜리 엔딩을 요구하는 무리수까지 던진다.

이처럼 모순으로 가득한 설정은 매번 예상 밖의 웃음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세 사람이 스스로 과거의 성공을 내려놓고 기꺼이 '신인 놀이'에 뛰어든다는 사실이다. 그 용기가 능청스러운 상황극과 만나면서 단순한 개그를 넘어 묘한 설득력을 만들어낸다. 행동은 늘 엉뚱하지만 그 안에는 새로운 도전을 즐기려는 진심이 담겨 있기에 시청자 역시 기꺼이 그 세계관에 동참하게 된다.

19년 차 신인(?)의 성장 서사
 웹예능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
웹예능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효연의레벨업

<효리수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소녀시대라는 이름값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구나 세 사람이 케이팝을 대표하는 걸그룹 멤버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영상 속 효리수는 과거의 영광을 반복해서 소비하기보다 데뷔를 앞둔 신인처럼 긴장하고, 평가받고,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뛰어다닌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장 서사'가 만들어진다. 이미 모든 것을 이룬 사람들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배우고 실수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청자도 어느새 이들을 응원하게 된다. 처음에는 설정 자체가 재미있어서 보기 시작했지만, 몇 회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기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코미디로 시작한 기획이 꾸준한 화제성을 이어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헬기 없나요? 우리 무대에 전투기도 띄워주세요" 같은 무리한 요구가 난무하지만, 케이팝의 최정상을 경험한 레전드 아이돌이기에 가능한 당돌한 농담이기도 했다. 소속사 임원, 방송국 CP 등 비연예인 출연자들에게 일명 '현타'를 안겨주는 효리수의 뻔뻔함은 <효리수 프로젝트>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든든한 기둥이 되었다.

옛 영광을 더욱 빛나게
 웹예능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
웹예능 '가짜 김효연/효리수 데뷔 프로젝트'효연의레벨업

효연 단독, 혹은 효리수 완전체로 매회 이어지는 후배 아이돌과의 만남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교묘히 오가는 효리수 세계관을 한층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얼핏 보면 평범한 선후배의 만남 같지만, 이들은 가요계의 경직된 위계 관계를 완전히 뒤집어버린다.

자신의 화려한 경력은 잠시 뒤로 감춘 채, 효리수는 5세대 아이돌의 행동 하나하나를 배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권위의식을 내려놓은 '진짜' 선배와, 잠시나마 선배 행세를 하며 팁을 전하는 '요즘' 후배가 만드는 허물없는 관계는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유쾌한 놀이터로 변모한다.

소녀시대라는 영광스러운 왕관을 잠시 벗어두고 다시 신인이 되어보려는 셋의 유쾌한 실험은 역설적으로 과거의 영광을 한층 더 빛나게 만들고 있다. 잠시 현실의 무게를 내려놓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는 효리수의 모습 뒤에는,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고 유연하게 소통하려는 프로의 태도가 숨어 있다. 그 진심이 있었기에 '가짜 신인'은 어느새 많은 사람이 실제 데뷔를 기다리는 그룹이 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효연의레벨업 효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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