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1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준결승 프랑스전에서 승리해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로이터
데 라 푸엔테의 출발점은 더 낮았고, 정상까지 가는 길은 더 길었다.
1997년 스페인 지역리그의 클루브 포르투갈레테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3년 스페인 19세 이하 대표팀을 맡으며 국가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세 이하와 21세 이하 유럽선수권 우승, 도쿄올림픽 은메달을 이끌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이후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60세가 넘도록 빅클럽은커녕 성인팀을 장기간 지휘한 경험도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다른 감독이 쉽게 가질 수 없는 자산이 있었다. 우나이 시몬과 로드리, 파비안 루이스, 미켈 오야르사발 등 대표팀의 중심 선수들을 어린 시절부터 지켜보고 가르쳤다는 점이다.
데 라 푸엔테는 오랜 인간적 관계를 바탕으로 대표팀을 하나의 '가족'으로 묶었다. 그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집단 안에는 이기심이 없어야 하며, 인간적인 관계가 팀에 힘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늘 대표팀을 '가족'이라고 불렀고, 어느 순간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며 팀의 결속력을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스페인은 2023 UEFA 네이션스리그와 유로 2024를 차례로 제패했고, 데 라 푸엔테 감독도 선임 당시 따라붙었던 물음표를 지워냈다.
그 결속력은 수비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 15일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 스페인은 로드리와 파비안 루이스를 중심으로 중원의 수적 우위를 확보해 상대의 전진 패스를 끊었다. 공을 빼앗긴 뒤에는 가까운 선수들이 곧바로 압박에 나서 역습 전개를 늦췄고, 킬리안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가 속도를 낼 공간도 내주지 않았다.
준결승 전까지 16골을 터뜨린 프랑스를 무득점으로 묶은 스페인은 2-0으로 승리하며 16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7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은 단 한 골에 불과하다.
무산된 '피날리시마', 월드컵 결승에서 성사되다
두 감독의 맞대결은 원래 지난 3월 열릴 예정이었다. 유로 2024 우승팀 스페인과 2024 코파 아메리카 우승팀 아르헨티나가 피날리시마에서 만날 계획이었지만, 중동의 정세로 인해 경기가 연기된 뒤 끝내 새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며 취소됐다.
이루어지지 못한 만남은 넉 달 뒤 더 큰 무대에서 성사됐다. 데 라 푸엔테는 디디에 데샹이 이끄는 프랑스를, 스칼로니는 토마스 투헬이 이끄는 잉글랜드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 감독은 제자들과 연령별 대표팀부터 차근차근 계단을 올랐고, 다른 감독은 임시라는 꼬리표를 떼며 대표팀의 새 시대를 열었다. 클럽에서 쌓은 명성으로 대표팀에 입성한 감독들이 떠난 자리에서, 대표팀과 함께 이름을 만든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남았다.
교수와 제자, 둘 중 누가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지 이목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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