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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리그 출신 감독이 스페인을 월드컵 결승에 올린 방법

[2026 FIFA 월드컵] 연령별 대표팀 거쳐 스페인 대표팀 이끈 데 라 푸엔테 감독

26.07.15 12:00최종업데이트26.07.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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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봄, 비스카야 지역리그(5부)에서 클루브 포르투갈레테를 이끌던 루이스 데 라 푸엔테는 감독 첫 시즌을 2위로 마쳤다.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이기고도 다른 팀의 결과에 발이 묶여 한 계단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28년 뒤, 그는 다시 한번 마지막 계단 앞에 섰다. 이번에 계단 너머에 있는 것은 지역리그 승격이 아니라 세계 정상이다.

스페인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서 미켈 오야르사발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페드로 포로의 추가골로 프랑스를 2-0으로 꺾었다. 준결승 전까지 16골을 터뜨렸던 프랑스의 공격은 이날 스페인의 수비에 가로막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은 헌신과 연대, 그리고 재능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2010년의 정신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5부 리그 출신'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어떻게 16년 만에 스페인을 월드컵 결승에 올려놓았을까.

'데 라 푸엔테가 누구야?'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EPA=연합뉴스

데 라 푸엔테는 포르투갈레테와 아우레라를 거쳐 세비야 유소년팀과 빌바오 아틀레틱을 지도했지만 큰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2011년에는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불과 11경기 만에 경질됐다.

경력의 결정적 전환점은 2013년이었다. 스페인 19세 이하 대표팀을 맡은 데 라 푸엔테는 아직 성인 무대에서 이름을 알리기 전이던 선수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2015년 미켈 메리노와 로드리, 우나이 시몬이 포함된 U-19 대표팀을 유럽선수권 우승으로 이끌었고, 4년 뒤 U-21 유로에서는 메리노와 미켈 오야르사발, 다니 올모, 파비안 루이스 등과 함께 정상에 오르며 올림픽 진출권까지 손에 넣었다. 비록 올림픽에서는 브라질에게 1-2로 석패하며 금메달을 놓쳤으나 이 대회에서도 마르크 쿠쿠레야, 다니 올모, 미켈 오야르사발 등의 선수가 데 라 푸엔테 감독과 여정을 함께했다.

선수들이 U-19에서 U-21로, 다시 올림픽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으로 올라가는 동안 데 라 푸엔테도 같은 계단을 밟았다. 유망주 시절부터 지켜본 선수들은 어느새 스페인 축구의 중심이 됐고, 이름 없던 지도자는 이들의 장점과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감독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유명 클럽을 지휘한 경력도, 세계적인 명성도 없던 그는 스페인 팬들에게조차 낯선 존재였다. 2022년 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사임 이후 데 라 푸엔테가 성인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자 일부 언론은 그의 이름을 비틀어 'Luis de la Who(루이스 데 라 누구)?'라 물었다.

데 라 푸엔테는 곧바로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해 보였다. 스페인은 그가 부임한 첫해인 2023년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우승했고, 이듬해에는 유로 2024 정상에 올랐다. 데 라 푸엔테와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은 성인 대표팀에서도 스페인의 성과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0년을 모르는 두 아이, 창과 방패가 되다

2010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네덜란드의 골망을 흔들었을 때 라민 야말은 세 번째 생일을 이틀 앞둔 두 살이었다. 파우 쿠바르시도 겨우 세 살이었다. 스페인이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오르던 밤을 기억하지 못할 두 선수는 16년 뒤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공격과 수비를 나란히 책임지고 있다.

두 선수는 모두 2007년생이지만 맡은 역할은 정반대다. 오른쪽 측면에 자리 잡은 야말은 스페인 공격의 가장 날카로운 카드다. 유로 2024에서 야말과 양 날개를 이뤘던 니코 윌리엄스가 우루과이전에서 당한 부상 이후 제대로 나서지 못했지만, 야말은 계속해서 상대 수비에 균열을 냈다.

준결승을 하루 앞두고 19번째 생일을 맞은 야말은 프랑스전에서도 뤼카 디뉴가 지키는 왼쪽 측면을 쉼 없이 두드렸다. 전반 20분에는 디뉴의 걷어내기 실수를 놓치지 않고 달려들어 선제골의 발판이 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반대편에서는 쿠바르시가 스페인의 골문 앞을 지켰다. 야말의 바르셀로나 동료이기도 한 쿠바르시는 아이메릭 라포르트와 중앙 수비를 구성해 프랑스의 공격진을 틀어막았다. 수비에 그치지 않고 압박을 피해 패스를 연결하며 스페인 공격의 첫 단계도 맡았다.

그 결과 스페인은 이번 대회 일곱 경기에서 단 한 골만 내줬고, A매치 37경기 무패로 이탈리아가 보유한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0년을 기억하지 못하는 두 아이가 '2010년의 정신'을 잇고 있는 셈이다.

감독 경력 28년, 원을 그리는 데 라 푸엔테의 마지막 점

데 라 푸엔테는 준결승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지난 13년 동안 선수들의 성장과 성장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는 늘 원을 완성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라고 말했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의 성과는 단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선수들과 같은 방향으로 다시 걸었고, 여기에 야말과 쿠바르시처럼 새롭게 떠오르는 세대를 더했다. 선수들은 감독이 원하는 것을 알았고,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알고 있었다. 스페인의 성과는 오랜 신뢰와 새로운 재능이 한 데 맞물린 결과다.

28년 전, 포르투갈레테의 데 라 푸엔테는 마지막 계단 앞에서 멈춰야 했다. 이제 데 라 푸엔테 감독은 또 다른 마지막 계단을 남겨두고 있다. 스페인은 오는 20일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에서 잉글랜드-아르헨티나전 승자와 결승전을 치른다.

'Luis de la Who?'라는 질문에 그는 이미 답을 마쳤다. 이제 그가 12년 동안 그려온 원에는 단 한 조각, 한 경기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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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스페인 데라푸엔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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