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산레코드’ 식구들.
신나리
어려운 시기를 지난다는 관객의 고백도 마찬가지다. 삶이 재미없어진 사람처럼 지쳐 보이는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함께 공연을 보러 온 관객, 수개월째 이유 없이 무기력을 느끼고 있다는 관객의 고백에 무대 위 아티스트 중 누구도 쉽게 입을 떼지 않았다. 사연을 소개한 가수 요조는 무대 위에서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이야기인양 듣다 이내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있었다.
가수 강아솔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시인 안미옥님의 시구절을 들려드리고 싶다"라며 "그래도 너는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공연 내내 진행을 도맡은 김윤주는 "미처 소개하지 못한 사연 중에서 슬프고 힘든 이야기들도 많았다. 아마 유독 어려운 시기를 겪는 분들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분들에게 잠깐이라도 이 공연이 쉼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무언가를 보고 있기에 어떤 사람들은 더 마음이 잘 무너지는 것 같다"고 위로했다.
"서로 멀리 살게 되더라도
자주 연락하지 못하더라도
친구야 문득 네가 생각날 때면
함께한 여러 날들 떠올릴게" - 다 고마워지는 밤 (강아솔)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우는 시간은 두 시간여 이어졌다. 요조는 '동경소녀'를, 장들레는 '피앙세'를 썬더릴리는 'Sunday Best'를 강아솔은 '다 고마워지는 밤' 등 을 불렀다. 이 무대에서 노래는 혼자 불리지 않았다. '와우산레코드'의 아티스트는 모두 누군가의 곡에 키보드, 리코더 반주를 하거나 코러스를 하며 각자의 곡을 모두의 노래로 만들었다.
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듣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마이크를 쥔 누군가 말을 시작하면 모두 그 한사람에게 집중한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다가 "눈물이 많다"고 놀리기도 한다. 오랜 친구들이 모여 자기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들려주는데, 자기만의 음악을 하지만 묘하게 결이 비슷하다. 서로의 음악을 또 서로를 좋아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게 관객석에도 전해진다. 관객들마저 요란하지 않게 슬픈 멜로디에는 숨을 죽이고 다정한 노랫말에는 입장 전 받은 부채에 그려진 '웃음'을 들고 조용히 응원한다.
"즐거웠어요 행복했어요 정말 고마운 게 많아요
힘들었어요 숨이 찼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 우리들의 칸타타 (Feat. 옥상달빛, 요조, 강아솔, 장들레, Luca minor, Sun the lily)
'와우산레코드' 식구들이 함께 마지막 곡을 불렀다.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그 마음이 전하는 감정을 속이지 않기를 바라는 위로가 전해진다. 친구와 가족과 그리고 자기 자신과 왔던 관객들이 미소를 품은 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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