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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와 야망 사이, 1986 멕시코 월드컵 만든 남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멕시코 1986>

26.07.02 15:16최종업데이트26.07.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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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1986 FIFA 월드컵은 원래 콜롬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개최지는 10년도 더 전에 확정됐지만, 그사이 참가국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늘어났고 콜롬비아는 경제적·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결국 개최를 포기한다. FIFA는 급히 새로운 개최국을 찾아야 했고,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가 유치전에 뛰어든다.

멕시코축구협회의 평직원이던 마르틴 데라토레는 다시는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다. 그는 축구협회장에 올라 자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내세운다. 가장 먼저 찾아간 이는 테레비사의 거물 에밀리오 아스카라였다. 그의 지지를 얻으며 회장 자리에 오른 데라토레는, 곧바로 이혼을 결심하고 내연녀 수잔나에게 향한다.

데라토레는 1986 월드컵 개최권을 따내기 위해 스위스로 향한다. 특유의 자신감을 앞세워 감언이설과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로비를 펼친다. 하지만 미국 역시 헨리 키신저를 비롯해 펠레까지 내세우며 막강한 자금력으로 맞선다. 과연 데라토레는 개최권을 따낼 수 있을까. 설령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경제적·정치적 난제가 산적한 멕시코에서 월드컵을 무사히 치를 수 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멕시코 1986>의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멕시코 1986>의 한 장면.넷플릭스

월드컵 개최를 향한 한 남자의 거대한 승부

제23회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했다. 한일 월드컵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 공동 개최다. 흥미롭게도 이 세 나라는 1986 월드컵 개최권을 놓고 경쟁했던 국가들이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뒤 함께 월드컵을 개최하게 되었다. 한편 멕시코는 1970년과 1986년에 이어 사상 최초로 월드컵을 세 차례 개최한 나라가 되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멕시코 1986>은 1986 월드컵 유치의 결정적 공신인 멕시코축구협회장 마르틴 데라토레의 이야기를 그린다. 다만 이 인물은 실존 인물이 아니다. 당시 여러 관계자의 모습을 조합해 만든 가상의 캐릭터다. 그럼에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이유는 실제 역사와 절묘하게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마르틴 데라토레라는 한 개인의 이야기다. 평직원 출신이지만 솔직함과 저돌성을 앞세워 소수의 권력자뿐만 아니라 대중까지 설득하는 능력을 지녔다. 집념과 추진력으로 사람들을 움직이며 협회장 자리에 올랐고, 마침내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개최까지 이끌어 낸다.

영화는 단순히 그의 성공담에만 머물지 않는다. 데라토레는 당시 멕시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당시 멕시코는 경제적·사회적·정치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었고, 객관적으로 월드컵을 치를 여력이 충분한 나라는 아니었다. 그러나 데라토레는 이런 시기일수록 세계적인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믿었고, 월드컵이야말로 멕시코를 변화시킬 최고의 기회라고 확신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멕시코 1986>의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멕시코 1986>의 한 장면.넷플릭스

영웅도 악인도 아닌, 시대가 만든 문제적 인물

지금의 멕시코는 월드컵 본선에 꾸준히 진출하고 16강도 자주 오르는 축구 강국이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축구는 국민적 관심을 받지 못했다. '축구가 밥 먹여 주냐'라는 냉소가 자연스러웠고, 대표팀이 잘하든 못하든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월드컵을 유치하고, 그것도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사람, 일개 개인이 세상을 바꾸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은 언제나 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 주인공이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특정 인물을 영웅으로 떠받들기보다, 당시 멕시코라는 시대 자체를 이야기하려는 선택처럼 보인다.

한편 영화는 데라토레를 일방적인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의 사생활은 불편함을 자아낼 정도로 복잡하고, 월드컵 유치를 위해 벌이는 일들은 부정부패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편법과 불법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행적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

그러니 영화 속 데라토레는 가상의 인물이기에 더욱 자유롭게 살아 움직인다.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동시에, 한 개인이 어디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시대의 한계에 휘둘리는 모습 또한 담아내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한다. 이야기 자체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데라토레라는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의 재미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멕시코 1986>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멕시코 1986> 포스터.넷플릭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멕시코1986 월드컵개최 국가혼란 부정부패 성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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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