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슈퍼걸> 스틸컷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MCU 출신의 수장 제임스 건과 <아이, 토냐>, <크루엘라>의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의 의기투합이 만든 결과다. 크레이드 질레스피 감독은 두 편의 영화를 통해 기존 악녀의 통념을 바꾸기도 했다. 그 기대를 안고 <슈퍼걸>을 봤지만 어떠한 감흥도 느낄 수 없었고, 그저 DC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만들겠다는 의지와 <매드 맥스>의 오마주만 눈에 띄었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마블의 DNA를 DC에 이식했다는 평가를 받은 제임스 건의 <슈퍼맨>도 새롭게 출범했지만,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슈퍼걸>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익숙하고 안전한 문법으로 만들어진 <슈퍼걸>은 의미와 매력 모두를 잃었다. 자질구레한 일상을 무의미하게 보여주던 중 루시의 등장은 슈퍼걸로 각성하는 명분으로 소비될 뿐이다. 우주는 아니더라도 지구라도 지킬 줄 알았는데 여전히 적응도 못하고 사사로운 개인사를 정리하지도 못했다.
엄청난 능력을 지닌 슈퍼걸 자체의 특징이 부족하다. 천애 고아라는 태생적 핸디캡은 슈퍼맨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데 있다. 슈퍼맨은 아주 어릴 적 지구에 보내졌고, 슈퍼걸은 부모의 사랑을 받던 중 불가피하게 지구에 왔다는 차이일 것이다. 비극을 전혀 모른 채 좋은 양부모 밑에서 자란 클락은 바르게 살라는 가르침을 받았지만 부모의 죽음과 행성 파괴를 모두 본 카라는 받아들이는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그래서일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세상 탓만 하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쿨한 척, 멋진 척만 할 뿐 진짜 쿨하지 못하다. 히어로의 평범함에 선뜻 응원을 보내기도 어렵다. 강력한 한방 없이 뻔한 흐름이 금세 읽히니 긴장감도 없고 결말도 궁금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을 위협하는 메인 빌런 크렘의 위압감도 크지 않다. 전체적으로 싱거운 싸움이 되어버려 굳이 영화로 나와야 했나 싶을 정도다.
전반적으로 인물의 존재감이 약하다. 그래서인지 강아지, 소녀, 미스터리한 캐릭터를 추가하여 보완에 힘쓴 모습이 역력하다. 제이슨 모모아가 맡은 '로보'는 아군인지 적군인지 의구심이 드는 캐릭터다. DC 라인의 아쿠아 맨의 이미지를 숨기려 외형의 변화를 주었지만 특별한 인상은 아니다. 영화의 활력을 불어 넣지 못하고 퇴장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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