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축구대표팀 이스마엘 사이바리
AFP/연합뉴스
모로코의 돌풍이 4년 전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모로코가 우승후보 브라질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브라질과 모로코는 14일 오전 7시(아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 1로 비겼다.
[전반전] 모로코의 위력적인 고강도 압박... 흐름 반전 시킨 비니시우스
브라질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알리송 베케르가 골문을 지키고, 수비는 호제르 이바녜스-마르키뉴스-가브리엘 마갈량이스-더글라스 산투스로 구성됐다. 미드필드는 파케타-기마랑이스-카제미루-하피냐, 공격은 이고르 치아구-비니스우스가 포진했다.
모로코는 4-2-3-1로 나섰다. 야신 부누가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수비는아슈라프 하키미-이사 디오프-샤디 리아드-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자리했다. 중앙은 닐 엘 아이나위-아유브 부아디가 호흡을 맞췄고, 2선은 브라힘 디아스-아제딘 우나히-빌랄 엘 카누스, 원톱은 이스마엘 사이바리가 맡았다.
모로코는 전반 초반부터 엄청난 에너지 레벨과 활동량으로 라인을 올리고 고강도 압박을 가했다. 여러차례 슈팅 시도에도 브라질의 육탄 방어에 막혔으나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흐름으로 전개됐다. 1:1 싸움과 경합 상황에서 모로코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으며, 좌우 폭을 좁히는 수비대형으로 중앙 지역에서의 패스와 빌드업 경로를 차단한 것이 주효했다.
이에 반해 브라질은 모로코의 압박을 벗겨내지 못한 채 잦은 턴오버를 범했다. 중앙 미드필더를 거쳐가지 못함에 따라 측면 풀백을 통한 빌드업이 이뤄질 수 밖에 없었는데 이는 브라질의 가장 취약점이었다. 본 포지션이 센터백인 이바녜스를 활용하기에는 한계를 보였다.
모로코는 전반 21분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디아스가 브라질 두 명의 센터백 사이 공간으로 스루패스를 찔러넣었고, 뒷공간을 파고든 사이바리가 알리송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로빙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드를 잡은 모로코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전반 26분 하키미가 중앙으로 밀고올라오며 시도한 오른발 슈팅은 골문 벗어났다.
브라질은 전반 30분 이후 하피냐와 파케타의 위치를 바꾸고, 조금씩 침착함을 유지했다. 비니시우스를 터치 라인으로 벌리면서 왼쪽 윙어와의 스위칭 플레이도 주효했다. 전반 32분 수세에 몰리던 흐름을 바꾼 건 비니시우스였다. 기마랑이스의 패스가 다소 길었지만 페널티 박스 왼쪽 안에서 공을 받은 비니시우스가 엘 아이나위를 따돌리며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전반 중반까지 많은 힘을 쏟은 모로코는 활동량과 압박 강도가 낮아졌고, 두 팀의 경기 양상은 비슷하게 맞춰졌다. 브라질은 전반 추가시간인 46분 왼쪽 크로스에 이은 파케타의 왼발 하프발리슛 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전반은 1대 1 무승부로 종료됐다.
[후반전] 백중지세의 흐름... 추가 득점 없이 무승부
브라질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바녜스, 카제미루 대신 다닐루, 파비뉴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7분 모로코의 백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치아구가 왼발 강슛을 날렸으나 부누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에는 브라질이 경기를 장악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모로코는 후방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자 롱패스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었고, 공 소유권을 빈번하게 브라질에게 넘겨주기 바빴다.
브라질은 후반 16분 치아구, 파케타 대신 루이스 엔히키, 마테우스 쿠냐를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쿠냐가 왼쪽, 엔히키가 오른쪽 윙어에 자리하고, 하피냐가 투톱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모로코의 모하메드 우나비 감독도 후반 20분 우나히, 디아스 대신 사미르 엘무라베트, 셀스딘 탈비를 넣으며 반전을 모색했다.
후반 32분 브라질은 한 차례 날카로운 카운터 어택을 선보였다. 쿠냐의 왼쪽 스루패스가 비니시우스에게 전달됐다. 비니시우스의 컷백 이후 하피냐가 왼발슛으로 연결한 공은 부누 골키퍼 품에 안겼다.
모로코는 후반 34분 마즈라위, 엘 카누스 대신 아나스 살라 에딘. 아유브 아마이무니를 투입했다. 브라질은 기마랑이스를 불러들이고, 다닐루 산투스로 대체했다. 후반 44분에는 사이바리 대신 수피앙 라히미가 최전방 공격수로 들어갔다.
하지만 후반 들어 두 팀의 기동력은 크게 떨어졌고, 전반에 비해 많은 기회를 생산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인 47분 박스 안 오른쪽에서 다닐루 산투스가 시도한 회심의 왼발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가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후반 53분에는 엘 아이나위의 슈팅이 알리송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국 브라질과 모로코는 추가골 없이 1대 1로 비기며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6회 우승 노리는 브라질, 모로코 저항에 크게 고전
브라질은 월드컵의 역사에서 단연 빼놓을 수 없다. 모든 대회 본선 출전국이자 최다 우승국(5회)이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24년 동안 피파컵과 인연이 없었다. 최근 5번의 대회에서 8강 4회, 4강 1회에 그치며 브라질의 명성과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월드컵 남미예선과 코파 아메리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자 결국 브라질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 선임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5회 우승을 견인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지난해 6월부터 브라질 대표팀을 지휘한 안첼로티 감독은 수비진을 안정적으로 변모시켰을 뿐만 아니라 공격진을 새롭게 재구성하며 빠른 카운터 어택 전술을 향상시켰다.
반면 모로코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신화를 달성하며 최대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에도 모로코는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다만,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이 월드컵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은 큰 불안요소였다. 이에 모로코 축구협회는 지난 3월 모하메드 우아비 감독을 선임하며 월드컵을 준비했다. 우아비 감독 체제에서 네 번의 평가전만 치른 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나섰다.
브라질과 모로코는 C조 1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모로코는 전반 중반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완성도 높은 팀 조직력과 투지 넘치는 정신력이 어우려졌다. 전반전 슈팅수에서 12-6으로 앞설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전반 중반까지 크게 고전하던 브라질은 간신히 무승부로 마감하며 승점 1을 챙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전반 32분 비니시우스의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비니시우스는 중요한 위기 순간 브라질의 패배를 구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이후 브라질은 정상적인 폼을 회복하며 모로코와 대등하게 흐름을 끌고 나갔다. 역전골까지 가기에는 파괴력이 부족했다. 측면 수비에 대한 불안감, 한 방을 해결지어줄 9번 공격수의 부족이 드러난 모로코전이었다.
모로코는 4년 전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증명했고, 24년 만에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은 첫 경기부터 원하는 결과를 챙기지 못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C조 1차전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 미국 뉴저지 - 2026년 6월 14일)
브라질 1 - 비니시우스(도움:기마랑이스) 32'
모로코 1 - 사이바리(도움:디아스) 21'☞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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