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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 "모든 영역에서 AI는 거들 뿐, 결국은 인간 중심"

[인터뷰] 영화 <군체> 구교환 배우

26.05.29 11:32최종업데이트26.05.2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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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영화를 본 관객으로부터 맥주 한잔하자는 말을 듣는 게 목표죠.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영화를 하고 싶습니다."

28일 종로구의 카페에서 구교환을 만나 영화 <군체>와 드라마 <모두가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의 이야기를 나눴다.

구교환은 비슷한 질문에도 매번 다른 답을 내놓는 배우다. 어떤 생각인지 쉬이 알기 어렵고, 어디로 튈지 몰라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생동력을 품고 있다. 마치 변검술사처럼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을 드러내는 재주로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본인이 직접 대본, 연기, 연출, 편집, 제작 등을 도맡아 해본 경험을 살려 어떤 것도 '구교환 식'으로 해석해 버린다. 올해만 해도 <만약의 우리>의 '은호', <군체>의 '영철', <모자무싸>의 '동만'까지 세 캐릭터를 선보이며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독립영화계의 아이돌로 불리며 숱한 단편에 출연했던 구교환은 <꿈의 제인>을 처음 봤다는 누군가의 응원이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디지털 시대에 아카이빙의 장점을 예로 들며 "늘 프로모션 되고 싶다"며 "관객 수, 시청률 같은 현재의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어떤 관객에게는 10년 전 영화가 최신작이 된다는 생각으로 좋은 작품을 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치 '모자무싸' 황동만이 감독 데뷔 10년 후 하는 인터뷰 내용 같아 실제와 극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자신이 관여한 어떤 작업물이라도 사랑해 주면 자신감도 생기고 결과도까지도 후회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배우이자 감독으로서 지향점도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구교환 배우
▲구교환 배우쇼박스

"연니버스 세계관 언제나 환영"

-말이 많은 동만과 말이 없는 영철의 상반된 연기 톤이 화제다. 본인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누구인가.
"모두 저와 닮은 구석은 없다. 감독, 작가마다 그들이 원하는 얼굴을 발견해 준 덕분에 소비되지 않을 뿐이다. 현재는 <정원사들>을 촬영 중인데 코미디 장르에서 다른 얼굴을 발견하는 중이다. 그저 작품마다 고유의 세계관으로 초대하는 팅커벨 같은 존재다. <군체>의 영철은 누구보다 나쁜 인간인데 하필 대화가 절실해서 미쳐 버린 인간이다. 그중에서도 흑화 지점을 특화했다. 동만은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다. 감독 데뷔 후 '레디 액션'을 외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말을 잃게 되는데 그 지점마저도 재미있었다."

-<반도>의 서 대위와 <군체>의 생물학자 서영철로 이어지는 '서씨 빌런 트릴로지' 완성 목표는 여전히 진행 중인가.
"제작발표회 때 말씀드린 건데, 다음 서씨는 선역일 수 있으니 정정하고 싶다. (웃음) <군체>의 서씨는 연니버스 세계관을 좋아한다면 이상함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최규석 작가님의 대본은 처음이라 <반도> 서씨 빌런과 다른 형태의 빌런이 탄생했다. 앞으로 빌런 아닌 착한 서씨도 꼭 보여드리고 싶다."

-연상호 감독과 영화 <반도>, 드라마 <괴이>,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를 작업하며 페르소나로 활약 중이다. 캐릭터의 이미지가 소비되지 않는 독창성은 어디에서 오나.
"연 감독님과 작업은 기분 좋은 자극과 자유도가 공존하는 밸런스가 매력이다. 첫 테이크에서 서영철을 흡수한 연기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면, 감독님의 그걸 보고 정확한 디렉션으로 세공해 준다. 소스 제공자일 뿐 서영철은 8할 이상이 감독님이 만드셨다. 특히 서영철은 대사가 많지 않았고, 대신 지문이 상세해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 자유와 통제하에 정확한 디렉션대로 움직이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10년 후에도 감독님의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으면 좋겠다. 계속 작업하고 싶다. 배우는 늘 선택받는 처지다. 연출자를 타고 촬영감독의 앵글에 다르게 담기기 때문에 더 많은 작가와 감독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어야 한다. 배우의 변신은 이 두 사람의 영역이지, 배우는 있는 그대로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완전한 소통은 공포"

 구교환 배우
▲구교환 배우쇼박스

-본능적인 연기를 보여준다고 느꼈다. 예측하기 힘든 모먼트까지 계산된 의도로 연기하는 건가. 배우로서의 소신이나 철학이 궁금하다.
"연기할 때는 리듬감을 중시한다. 촬영 날 아침에 캐릭터의 BGM처럼 음악을 듣는 버릇이 있다. <모자무싸> 11화에서 '영구 없다'할 때는 '이프'를 들었고, <군체> 때는 '크립(어쿠스틱 버전)'을 들었다. 촬영 전 듣는 노래, 현장의 미술, 상대 배우와 호흡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배우는 누구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하면 선택은 감독의 몫이며 최종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완성된다. 이번에도 다양한 안무팀과 서영철의 분신으로 협업했다. 현대 무용, 팝핀, 표정 연기 특화팀이 서영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그분들의 덕을 많이 봤다."

-감독의 직함도 겸업하는 배우다. 제22회 미쟝센 영화제 트레일러 연출로 오랜만에 실력 발휘도 하게 되었다. 곧 이옥섭 감독과 장편 <너의 나라> 개봉을 앞두었다. 현장에서는 어떤 감독인가.
"현장에서는 배우에게 기대면서 덕을 보려는 연출자고 배우가 편하길 바라는 태도를 유지하려 든다. 결국 영화는 관객에게 도착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관객이 봐주어야 하고 누군가에게 전달되어야 하지 혼자 안고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군체>의 흥행과 <모자무싸>의 반응이 힘이 되고 든든하다."

-영화는 AI 시대의 보편적 사고를 좀비로 환원하고 집단지성의 폐해에 대해 말한다. AI는 영화에서 어떤 영역까지 담당하면 될까.
"영향은 받되 믿지는 말자. (웃음) AI가 거짓말할 때가 있다. 영향과 영감은 줄 수 있어도 연기 포즈의 디테일은 못 따라간다. 모든 영역에서 AI가 거들 뿐 인간 중심이다. 아마 AI를 잘 쓰는 영화도 기존에 영화를 잘 만들던 분들이 만든 영화가 될 거다. VFX(특수영상, 시각효과)같은 게 되지 않을까. 미쟝센 단편영화제 트레일러를 연출할 때 레퍼런스 이미지로 컨셉아트에 도움받았다. 특히 예산이 없을 때는 레퍼런스를 얻기 쉽다."

-서영철은 아버지와 권세정의 통화를 엿듣는다. '소통의 불완전함에서 오는 비극'이란 말에 꽂힌다. 소통의 불완전함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
"완전한 소통이 더 무섭지 건강한 충돌은 좋아한다. 여전히 인간 사회에서 질문할 화두다. 소통이 원활해지려면 자신을 꾸미지 않고 잘 드러내야 한다. 서영철은 소통의 완전함을 꿈꾸다가 잡아먹혀 버린 인물이다. 권세정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이 되어보자고 접근한 캐릭터인데 관객분들이 여러 가지로 해석해 주길 바란다. 서영철이 진짜 백신을 맞은 건지, 서영철의 초반 행동과 말을 N차 관람하시면서 풀어 보면 더 재미있다는 팁도 드린다. (웃음) "
구교환 군체 모자무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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