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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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가 건네는 교감과 위로의 방식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은 오래된 상실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노인과 청년, 그리고 똑똑하고 시크하면서도 사려 깊은 대왕문어의 이야기다. 신기하면서도 뭉클한 힐링 드라마가 될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데, 무엇보다 문어를 어떻게 구현했을지 궁금해진다.
대왕태평양문어 마셀러스부터 말하자면, 실제 문어의 실사 영상을 최대한 활용하고 특정 장면에만 CG를 견고하게 사용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알프레드 몰리나가 맡은 중후하고 묵직한 목소리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아카데미, 칸, 에미상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샐리 필드의 토바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이 문어가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다.
이를테면 '은혜 갚은 까치'의 문어판이라 할 수도 있겠다. 마셀러스는 자신을 구해 준 토바에게 은혜를 갚고, 특유의 관찰력과 통찰력으로 토바와 캐머런을 이어 준다. 바로 그 관계가 영화의 핵심이다. 토바와 캐머런은 단순히 아쿠아리움 야간 청소부의 전임자와 후임자 관계일 뿐일까?
인간과 문어, 아니 인간과 이종 간의 교감은 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울림을 준다. 서로 말을 하지 못해도, 행동과 표정을 완벽히 읽어내지 못해도, 결국은 전해지는 것이 있다. 인간의 입장에서 존중하고 진심으로 대하며, 원하는 반응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할지 모른다. 상대 또한 교감을 원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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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을 넘어, 인간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극 중 토바와 캐머런은 오랫동안 끝나지 않는 상실의 슬픔을 겪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들,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아버지. 그들이 공유하는 고통은 단순한 상실 자체가 아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알 수 없는 상실의 과정, 즉 아들과 아버지가 왜, 어떻게 사라졌는지 끝내 알 수 없다는 데서 오는 고통이다.
인간과 이종 간의 교감이 어렵다는 수준을 넘어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감은 어쩌면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수백만 개의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자칫 잘못하면 영영 서로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저마다 복잡한 상황 속에 살아가고, 그 상황들이 얽히고설키며 관계를 흔들기 때문이다.
인간은 서로를 이해하기는커녕 자기 자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종종 자기 안에 깊이 빠져들면 타인의 존재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남들의 무분별한 시선을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존재 자체를 외면해 버리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무엇이든 조화가 필요하지만, 정작 가장 어려운 것 또한 그 조화다.
영화는 잔잔한 흐름 끝에 충분히 예상할 법하면서도 의외인 반전을 배치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끌어낸다. 토바와 캐머런의 이야기에 마셀러스의 존재를 더하니 완성도가 한층 높아진다. 그야말로 가정의 달에 어울리는 작품이라 해도 좋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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