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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달다 웃겨 뒤질 뻔"... 타블로가 번역 맡은 영화의 정체

[리뷰] 영화 <너바나 더 밴드...>

26.05.21 10:52최종업데이트26.05.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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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바나 더 밴드...>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스틸컷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스틸컷그린나래미디어(주)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전설적 밴드 '너바나'와는 별 관련 없는 '너바나 더 밴드'의 콤비 맷과 제이. 어느 날 공연을 위해 타임머신을 만드는 황당한 작전을 세우고 처음 만났던 17년 전으로 돌>)(이하 '너바나 더 밴드')는 제목이 길어도 너무 길다. 구독자 약 24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제작자 문상훈이 "가장 재밌고 가장 싼 영화를 사 오겠다"며 콕 집었고, 번역을 맡은 가수 타블로는 "자막 달다 웃겨 뒤질 뻔"이라는 코멘트를 남긴 영화. 이 영화를 소개해보려 한다.

전설적인 밴드 '너바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두 남자, '매트 존슨'(Matt Johnson) 과 '제이 맥케롤'(Jay McCarrol)이 극 중 벌이는 기상천외한 소동은 처음엔 그저 황당한 웃음만 자아낸다. 허술하고, 무모하고, 엉망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이상하게 마음 한 구석에 오래 남는다. 이 영화는 과거를 바꾸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 하는 대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선택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진심을 보여준다.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스틸컷
▲영화 <너바나 더 밴드...>영화 <너바나 더 밴드...> 스틸컷그린나래미디어(주)

매트와 제이는 리블리 무대 위에서의 공연을 꿈꾸지만 노래로 유명해지는 평범한 방식을 거부한다. 둘은 야구장에 낙하산을 타고 들어가 밴드를 홍보하려 하거나, 타임머신으로 기회를 만들려 하는 둥 엉뚱하고 기이한 시도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우연히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로 돌아간다. 이 지점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상상을 건드린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그 말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종종 지나간 시간을 현재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한다. 실패했던 순간은 실제보다 더 아프게 남고, 놓쳐버린 선택은 더 아름답게 포장된다. 그래서 과거는 늘 현재를 흔드는 존재가 된다.

하지만 이 영화가 흥미로운건 시간을 되돌려도 결국 두 사람이 똑같은 선택을 반복한다는 데 있다. 제이는 리볼리 공연에 흥미를 잃고 매트 몰래 다른 도시로 떠나려 했지만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자 자기 선택이 틀렸음을 깨닫는다. 매트는 "나 없이 잘되나 보자"며 복수심으로 과거를 바꾸려 했지만 제이가 위험에 처하자 결국 목숨까지 내던진다. 미래의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두 사람은 다시 서로를 향한다.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스틸컷
▲영화 <너바나 더 밴드...>영화 <너바나 더 밴드...> 스틸컷그린나래미디어(주)

어쩌면 인간은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관계, 두려움과 애정이 뒤엉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의 우리는 각자의 환경 속에서 가장 절실한 방향을 향해 움직였을 뿐이다.

두 인물 역시 서로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국 또다시 서로를 선택한다. 이는 어리석은 반복이 아니라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사랑했던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끝내 포기하지 못한 꿈을 다시 붙잡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영화 속 시간여행은 단순한 SF 장치가 아니다. 후회조차 나를 이루는 일부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과정에 가깝다.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영화 <너바나 더 밴드...> 스틸컷
▲영화 <너바나 더 밴드...>영화 <너바나 더 밴드...> 스틸컷그린나래미디어(주)

모든 기억을 갖고 2025년으로 돌아온 제이는 또다시 허무맹랑한 계획을 세우는 매트 옆에서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연주한다. 이젠 매트의 다이빙 계획에 거들기도 한다. 영화는 마지막까지도 엉뚱하고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그 어수선함 속에서 삶의 진짜 모습이 드러낸다. 인생은 늘 정돈된 서사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너바나 더 밴드...>는 우리가 완벽한 선택을 하며 살아온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순간마다 그럼에도 최선의 선택을 했기에 지금의 우리가 만들어졌단 사실을 영화는 끝내 유쾌하게 보여준다.
너바나더밴드 문상훈 빠더너스 타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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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누비며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열정 가득한 기자. 깊이 있는 취재로 세상에 울림을 주는 기사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