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의 어머니> 공연 사진
국립극단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가해자의 서사
그래서 <그의 어머니>는 브렌다가 어머니가 되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혼란 속에서 무너지고 성장하는 브렌다를 연기하는 배우는 진서연이다. 지난해 배우 김선영이 같은 역을 맡아 연극을 흥행으로 이끈 바 있는데, 제작을 맡은 국립극단은 1년 만에 주인공을 교체해 두 번째 시즌을 선보이는 과감한 도전을 감행했다. 진서연이 그려내는 브렌다는 더 날카로우면서도 그만큼 더 처절하게 무너졌다.
<그의 어머니>는 브렌다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좋은 어머니로 성장하는 드라마일 뿐 아니라, 소년과 성인의 경계에 있던 매뉴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연극에서 매튜는 내내 자신의 범행을 외면하고, 갈피를 잡지 못해 두려움에 떤다.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지 못한 채 책임지지 않는 것이 미성년이라면, 성인은 응당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고 그에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튜는 점차 성인의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가해자의 서사를 드러낼 경우, 자칫하면 범죄를 미화하거나 가해자를 옹호하는 윤리적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 <그의 어머니>에서는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가해자 가정이 혼란을 겪는 와중에도 매튜가 '가해자'임을 명확히 했고, 매튜뿐 아니라 브렌다의 미성숙함을 드러내며 이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이 연극이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평범한 사람들이다. 브렌다의 집을 둘러싸고 가해자를 향해 비난을 퍼붓는 군중은 평범한 사람들의 집합체다. 가족 구성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플래시 세례를 터뜨리는 언론은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을 상업적으로 대변한다.
류주연 연출가는 프로그램북 내 '연출의 글'을 통해 "범죄자를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의 결백과 정의로움을 증명하려는 세태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여론이 그러한 세태를 더 부추기고, 조장하는 것은 더 역겹다"고 밝히며 연출의 방향을 설명했다.
한편 <그의 어머니>는 5월 17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진서연을 필두로 최자운, 최호재, 홍선우, 김서아, 정환이 출연한다.
▲연극 <그의 어머니> 공연 사진
국립극단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아들이 성범죄자 된 후 엄마가 깨달은 것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밴드
- e메일
-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