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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장인이 만든 '호러', 달달한 매력있네

[드라마 보는 아재] 홍자매 각본-공효진, 소지섭 주연의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

26.05.11 10:29최종업데이트26.05.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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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영화마다 흥행을 보장하던 감독도 재미 없는 영화를 만들 때가 있는 것처럼 쓰는 작품마다 족족 히트를 시키던 드라마 작가도 시청률이 낮은 작품을 쓸 때가 있다. 김은숙 작가는 <태양의 후예>와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을 연속으로 흥행 시키다가 2020년 <더 킹: 영원의 군주>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시그널>과 <킹덤> 시리즈를 집필했던 김은희 작가 역시 2021년 <지리산>이라는 '흑역사'가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드라마 작가들에게도 실패 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 매우 중요하다. <더 킹: 영원의 군주>로 첫 번째 좌절을 경험한 김은숙 작가는 2022년 <더 글로리>라는 엄청난 흥행작을 쓰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리산>으로 '장르물의 대가'의 명성에 큰 흠집이 생겼던 김은희 작가 역시 2023년 김태리 주연의 오컬트 드라마 <악귀>를 통해 한국방송대상 작가상을 수상했다.

통칭 '홍자매'로 불리는 3살 터울의 친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도 2011년 <최고의 사랑>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장인'의 입지를 굳혔지만 이듬 해 공유와 이민정, 수지가 출연한 <빅>이 혹평 속에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회복 탄력성'이 뛰어났던 홍자매 작가는 2013년 곧바로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를 적절하게 조합한 신선한 장르의 드라마 <주군의 태양>을 성공으로 이끌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주군의 태양>은 최고 시청률 21.8%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주군의 태양>은 최고 시청률 21.8%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주군의 태양> 홈페이지

사랑스런 매력으로 2010년대 전성기 누린 '공블리'

모델로 데뷔한 공효진은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에 출연하면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전지현과 송혜교, 하지원, 이나영, 김민희 등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또래 배우들 사이에서 개성 있는 매력으로 주목 받은 공효진은 영화 <킬러들의 수다>, <화산고>에 이어 2001년 드라마 <화려한 시절>을 통해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과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신예 스타로 떠올랐다.

2002년 <네 멋대로 해라>에 이어 2003년 <눈사람>부터 메인 주인공을 맡기 시작한 공효진은 <상두야 학교 가자>, <건빵선생과 별사탕> 등에 출연하며 주연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2007년 드라마 <고맙습니다>에서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와 에이즈에 걸린 딸을 돌보는 미혼모 이영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는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2000년대에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열심히 활동했지만 공효진의 본격적인 전성기는 2010년대부터 시작됐다. 공효진은 2010년 드라마 <파스타>에서 기가 세고 셰프에게 대드는 캐릭터로 설정돼 있던 주방 보조 서유경을 사랑스럽게 표현하면서 '공블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1년에는 <최고의 사랑>에서 생계형 연예인으로 전락한 왕년의 인기 걸그룹 멤버 구애정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2년 영화 <러브픽션>과 2013년 <고령화 가족>에 출연한 공효진은 그 해 여름 홍자매 작가와 재회한 드라마 <주군의 태양>에서 귀신을 보는 태공실을 연기하면서 '대세 행보'를 이어갔다. 2014년 <화려한 시절>의 각본을 썼던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괜찮아, 사랑이야>에 출연한 공효진은 2015년 <프로듀사>에서 박지은 작가, 2019년 <동백꽃 필 무렵>에서 임상춘 작가 등 스타 작가들과 함께 작업했다.

<동백꽃 필 무렵>으로 2019년 K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정점을 찍은 공효진은 코로나19와 결혼 등으로 데뷔 후 가장 오랜 기간 공백기를 보내다가 작년 <별들에게 물어봐>를 통해 복귀했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려 500억 원의 많은 제작비에도 4%도 채 되지 않는 시청률로 초라하게 막을 내렸지만 공효진은 오는 8월 방송되는 <유부녀 킬러>를 통해 15년 만에 MBC 드라마에 출연할 예정이다.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의 기묘한 만남

 공효진(왼쪽)과 소지섭은 <주군의 태양>에서 뛰어난 연기 호흡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공효진(왼쪽)과 소지섭은 <주군의 태양>에서 뛰어난 연기 호흡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SBS 화면 캡처

2012년 <빅>이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기대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홍자매 작가는 2013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이후 3년 만에 SBS로 돌아와 <주군의 태양> 각본을 집필했다. <주군의 태양>은 <찬란한 유산>과 <검사 프린세스> 등을 만들었던 진혁PD가 연출을 맡았는데 공교롭게도 <주군의 태양>은 <찬란한 유산>, <검사 프린세스>의 각본을 썼던 소현경 작가의 신작 <투윅스>와 동 시간대에 경쟁했다.

결과적으로 <주군의 태양>은 이준기,김소연 주연의 MBC <투윅스>, 엉태웅,김옥빈이 주연을 맡은KBS 사극 <칼과 꽃>과 맞대결을 벌여 21.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각각 <최고의 사랑>과 <유령>에 출연하며 한창 정점에 올라있던 공효진과 소지섭의 흥행 파워와 연기 조화도 뛰어났고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를 적절하게 결합시킨 홍자매 작가의 각본도 신선했다.

<주군의 태양>은 귀신을 볼 수 있고 의사소통까지 가능한 능력을 가진 고시원 총무 태공실(공효진 분)이 어린 시절에 겪은 납치 사건 이후 난독증을 겪게 된 백화점 사장 주중원(소지섭 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태양(태공실)은 주군(주중원)의 몸을 만져야만 귀신이 보이지 않고 주군도 태양의 손을 잡아야 글을 읽을 수 있게 되니 두 사람은 애초에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

<주군의 태양>은 '호러 로맨스'를 표방한 드라마답게 꽤나 높은 수위의 호러 장면들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물론 지상파 드라마로서 표현의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호러 영화 정도의 수위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점프 스케어(갑작스럽게 인물이나 사물 등이 튀어나와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연출 기법)' 같은 호러 영화의 연출 스타일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며 드라마의 몰입에 많은 도움을 줬다.

같은 작가가 집필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주군의 태양>은 홍자매 작가의 전작 <최고의 사랑>과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안하무인의 남자 주인공이 내세울 게 없어 보이는 여자 주인공에게 점점 빠져 든다는 설정이 매우 비슷했다(심지어 두 작품 모두 여주인공이 공효진이었다). 또한 중반부까지 비중이 컸던 귀신들의 이야기가 후반부에 크게 줄어든 점을 지적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시청자들 '서브병' 유발 시킨 서인국의 매력

 서인국은 <주군의 태양>에서 킹덤의 경호팀장 강우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인국은 <주군의 태양>에서 킹덤의 경호팀장 강우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SBS 화면 캡처

<발리에서 생긴 일>과 <미안하다,사랑한다>를 통해 전성기를 맞은 소지섭은 드라마 <카인과 아벨> <로드 넘버 원>, 영화 <영화는 영화다> <오직 그대만> <회사원> 등에서 주로 진지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다. 따라서 호러와 로맨틱 코미디가 섞인 <주군의 태양>은 소지섭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 소지섭은 까칠하면서도 다정한 면모를 가진 주중원 역을 잘 소화하면서 연기 영역을 한 발 더 넓혔다.

<슈퍼스타K1>에서 우승했지만 데뷔 초 지상파 방송국에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던 서인국은 2012년 <응답하라1997>이 크게 히트하면서 활동 반경이 넓어졌고 2013년 <주군의 태양>에서 강우 역을 맡았다. 강우는 홍자매 작가의 전작 <최고의 사랑>에서 윤계상이 연기했던 윤필주처럼 태공실을 좋아하는 멋진 서브 주인공으로 소지섭 못지 않은 매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서브병'을 유발 시켰다.

연극 배우로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작년 만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최정우 배우는 재벌 회장부터 검-경찰,국정원 같은 수사기관의 고위간부, 변호사 등 중후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주군의 태양>에서는 통칭 '김실장'으로 불리는 주중원의 비서 김귀도를 연기했는데 그 냉정한 주중원도 "김실장님은 절대 아프시면 안 됩니다"라고 할 정도로 김실장에게 많이 의존했다.

연기 데뷔작이었던 <싸인>에서 드라마의 메인 빌런이자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 강서연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던 황선희는 <주군의 태양>에서도 드라마의 최종 보스에 해당하는 한나 브라운을 연기했다. 15년 전 사고 때 쌍둥이 언니가 죽고 영국으로 입양돼 살다가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꾸고 주중원 앞에 나타나지만 태공실의 몸에 빙의된 진짜 한나에 의해 진실이 밝혀지면서 경찰에 잡혀간다.
드라마보는아재 주군의태양 홍자매 공효진 소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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