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돌격대장 네게바가 선두 서울 수비진을 파괴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이 이끄는 제주SK는 9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3라운드에서 김기동 감독의 FC서울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제주는 5승 3무 5패 승점 18점 4위에, 서울은 8승 2무 3패 승점 26점 1위를 유지했다.
분위기를 바꿔야만 했던 서울이었다. 이번 시즌 개막 후 10경기서 8승을 쓸어 담으며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으나 11라운드 김천전 패배 이후 주춤한 모습이다. 직전 라운드에서 '연고지 악연' 안양과 1-1 무승부를 거뒀고, 수비 핵심 야잔은 퇴장을 당하면서 조직력 역시 흔들린 모습이었다. 2위 전북이 5점 차로 바짝 추격한 상황 속 승점 3점은 필수였던 이들이었다.
반면 제주는 흐름을 이어가야 했다. 개막 후 10라운드에서 단 3승에 그쳤으나 직전 연고지 라이벌 부천을 1-0으로 잡아내면서 반등 기틀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코스타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패턴과 조직력이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전 승리를 통해 2번째 연승 행진을 노렸다. 무더운 날씨 속 시작된 경기, 홈에서 경기를 치렀던 제주가 활짝 웃었다.
전반 17분 로스의 태클을 피해 네게바가 우측을 질주하며 크로스를 올렸고, 이 볼을 받은 박창준이 가볍게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서울은 좌측에 자리한 송민규를 필두로 공격에 나섰지만, 김동준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공세를 잘 버텨낸 제주가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7분 네게바의 슈팅을 구성윤이 막았으나 흘러나온 볼을 김준하가 넣었다.
서울도 안데르손·손정범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꾸고자 노력했고, 실점 4분 후 후이즈가 감각적인 헤더 슈팅으로 만회 골을 터뜨렸다. 이후 클리말라·문선민·이승모를 연이어 투입하며 공격 고삐를 당겼으나 제주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했고, 경기는 제주의 승리로 귀결됐다.
'서귀포 돌격대장' 네게바, 탄탄한 서울 성벽 공략
제주가 2연승을 성공한 가운데 승리 주역은 단연 1골과 쐐기 득점에 도움을 준 네게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들은 외국인 전면 개편에 나섰다. 핵심으로 자리한 중앙 미드필더 이탈로를 제외하고, 쏠쏠한 활약을 해주던 유리 조나탄·에반드로·데닐손·티아고·페드링요(임대 만료)가 겨울을 끝으로 감귤 유니폼을 벗었다.
외국인 쿼터를 채우기 위해 제주는 리투아니아 국가대표 출신 기티스를 중앙 수비 자원에는 세레스틴(프랑스)·토비아스(포르투갈)를 차례로 수혈했다. 이에 더해 마지막 카드인 윙어 자리에는 브라질 출신 2000년생 네게바를 품으면서 전력을 강화했다. 앞서 소개한 자원들과는 달리, 네게바에게는 큰 기대감이 없었다. 자국 리그에서 활약한 것이 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게바는 빠르게 팀에 적응하며 핵심 자원으로 자리하는 데 성공했다. 개막전 광주전에 선발로 나서 위협적인 몸놀림으로 경기 MOM에 선정됐고, 기세를 이어 안양과 2라운드에서는 데뷔골을 터뜨리며 펄펄 날았다. 이후 10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했고, 코스타 감독의 신뢰를 굳건하게 받았다.
결국 이번 경기에서도 선발로 낙점을 받았고, 사고를 쳤다. 네게바는 주로 활약하던 좌측 윙어 자리가 아닌, 남태희와 최전방 투톱을 형성했다. 우측에 자리한 권창훈·오재혁과 함께 날카로운 패스와 움직임을 선보였고, 공격 시에는 폭 넓게 움직임과 동시에 최소 실점 2위(11점)에 빛나는 서울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활동량으로 부담감을 줬다.
초반부터 인상적인 움직임을 선보인 상황 속 전반 17분 사고를 쳤다. 후방에서 올라온 볼을 빠르게 치고 달려가면서 로스의 태클을 피해냈고, 이후 크로스를 올려 박창준의 선제골을 돕는 데 성공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전반 26분에는 센스 있는 플레이로 상대 파울을 유도했고, 후방에 머무르면서 서울 수비진이 높게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임무도 확실하게 해냈다.
활약은 이어졌다. 후반 7분에도 송민규의 거센 추격을 순식간에 뿌리치며 뒷공간 공략에 성공했고, 슈팅을 날리면서 김준하의 골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175cm의 단신이지만, 제공권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으며 상대 수비진과의 경합에서도 밀리지 않으면서 '돌격대장'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연출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네게바는 1개의 도움을 시작으로 팀 내 최다 드리블 성공(2회·100%)·패스 성공률 88%·키패스 성공 2회·팀 내 최다 공격 진영 패스 성공(12회)·팀 내 최다 크로스 성공(2회·100%)·팀 내 최다 지상 경합 성공(3회)·팀 내 최다 태클 성공(2회)·팀 내 최다 볼 획득(7회)으로 펄펄 날았다.
제주는 외국인 대부분 선수의 이탈과 겨울 이적시장에서 측면 핵심으로 성장했던 김승섭(전북)의 이탈이 뼈아팠지만, 서귀포 '돌격대장' 네게바가 적응기 없이 환상적인 활약을 선보이면서 코스타 감독과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이런 활약상에 코스타 감독도 경기 후 "네게바 선수와는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고 있다"라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지금 넣은 골보다 더 많은 득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찬스를 만들고 있고, 제가 사랑하는 선수고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제주는 짧은 휴식 후 문수로 이동해 오는 13일(수) 김현석 감독의 울산과 14라운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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