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맨체스터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의 프리미어 리그 축구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벤자민 세스코(가운데)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마테우스 쿠냐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2026. 5.3
AP=연합뉴스
리버풀까지 격파했다. 지옥의 일정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웃은 가운데 임시 사령탑 캐릭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일 오후 11시 30분(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자리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5라운드서 아르네 슬롯 감독의 리버풀에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맨유는 18승 10무 7패 승점 64점 3위에, 리버풀은 17승 7무 11패 승점 58점 4위에 자리했다.
리버풀과 맨유의 맞대결은 노스 웨스트 더비로 불리는 가운데 경쟁 의식이 상당히 심하다. 19세기 후반부터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했던 이들은 현재까지도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쌓고 있다. 이번 시즌 이들의 첫 맞대결에서는 맨유가 리버풀을 상대로 음뵈모·매과이어의 연속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확정했다.
시즌 2번째 맞대결을 앞둔 가운데 양 팀은 승점 3점이 절실했다. 바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과 관련됐기 떄문. 현재 맨유는 리버풀에 승점 3점을 앞선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만약 맨유가 승리하면 리버풀과 격차를 6점으로 벌리고 UCL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하지만 패배하면 4위까지 떨어질 수 있었다.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 이들은 꺼낼 수 있는 최고 카드를 꺼냈다. 맨유는 라멘스를 필두로 달로트·매과이어·헤븐·쇼·카세미루·마이누·음뵈모·브루노 페르난데스·쿠냐·세슈코를 꺼냈다. 리버풀은 최전방에 각포를 선봉장으로 비르츠·소보슬러이·프림퐁·맥 앨리스터·흐라벤버르흐·로버트슨·반 다이크·코나테·커티스 존스·우드만이 슬롯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 맨유는 밀어붙였고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빈 5분 문전 혼전 상황서 쿠냐가 왼발 슈팅을 시도, 볼이 그대로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이어 전반 15분에는 세슈코가 행운의 추가 득점을 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후반 2분 만에 소보슬러이가 동점을 만들었고, 9분 뒤에는 라멘스의 빌드업 실수를 틈타 각포가 왼발 슈팅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맨유 역시 만만치 않았고, 후반 32분 마이누가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 골을 기록했다. 이후 리버풀이 총공세를 펼쳤으나 득점 없이 경기는 종료됐다.
임시 감독→UCL 진출권 확보
이처럼 맨유가 리버풀을 상대로 짜릿한 승점 3점을 올린 가운데 임시 사령탑인 마이클 캐릭 감독은 임무를 완수하며 활짝 웃었다. 이번 시즌 시작 후 이들은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아모링 감독이 부진 끝에 사령탑에서 경질됐고, 순위는 중위권까지 내려왔기 때문. 부진한 성적과 함께 팀 내부 사정도 그리 밝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 맨유는 임시 사령탑에 구단 레전드 마이클 캐릭을 선임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12년 동안 맨유 유니폼을 입으며 활약한 그는 2021-22시즌 이후 오랜만에 올드 트래포드로 복귀했다. 기대와 우려는 존재했다. 구단 내부 사정에 밝기도 하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짧은 경력은 단점으로 지적받았다. 2022-23시즌 중반, 챔피언십에 자리하고 있던 미들즈브러 감독으로 선임됐던 그는 2년 반 동안 팀을 중위권으로 끌어올렸지만, 목표했던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매번 실패했다. 결국 지난해 6월, 팀에서 경질됐다. 이와 같이, 2부에서 아쉬웠던 경험은 팬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기대와 우려 속 시작된 캐릭의 맨유 지휘. 결과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데뷔전이었던 맨체스터 시티와 맞대결에서 2-0 승리를 챙긴 이후 아스널(승)·풀럼(승)·토트넘(승)·웨스트햄(무)·에버턴(승)·크리스털 팰리스(승)에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이후 뉴캐슬에 패배하며 무패 행진이 잠시 끊겼지만, 최근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로 무너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직전 첼시전에서는 1-0 승리를 챙겼고, 이번 리버풀과 맞대결에서도 3-2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캐릭 부임 당시 맨유 상황은 나빴다. 리그 21라운드까지 승점 32점(8승 8무 5패)을 기록하며 리그 7위에 자리하고 있었고, 플레처 임시 대행 체제에서도 뚜렷한 반전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캐릭 부임 후 치러진 리그 14경기에서 10승을 기록하며 승점 30점을 담았고, 7위에서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경기력도 상당히 안정된 모습이었다. 아모링 체제에서 비판받았던 3백을 과감하게 수정하며 4백으로 전환했고,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확실하게 살리는 전술을 통해 팀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아모링 감독 시절 중용 받지 못했던 코비 마이누를 잘 조련하며 핵심으로 활용했고, 이번 경기에서는 결승 골까지 터뜨리게 만들면서 매니지먼트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보여줬다.
이에 더해 라이벌 매치에서도 단 1패도 허용하지 않는 강심장 면모를 선보였다. 데뷔전에서 맨시티를 잡아낸 것을 시작으로 흔히 빅6로 불리는 팀들인 아스널, 토트넘, 첼시를 차례로 잡아내며 자존심을 세웠다.
결과적으로 좋은 경기력과 성적으로 팀을 3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로 이끈 가운데 캐릭을 임시 감독에서 정식 사령탑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맨유 시절 같이 경기장을 누볐던 루이 사하는 지난달 29일 현지 매체 <트리뷰나>와 한 인터뷰에서 "캐릭의 계약 연장뿐 아니라 입지를 강화하라고 부탁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어 "몇몇 선수 영입과 이 선수단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코칭 스태프의 지원이 있다면, 현재 팀의 탄탄한 핵심 전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명확한 계획을 세우고, 활동량과 창의성 그리고 수비 잠재력까지 갖춘 미드필더 두세 명을 영입하여 상황에 따라 전술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캐릭을 정식 사령탑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리버풀까지 격파하며 팀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선물했다. 과연 구단 수뇌부는 캐릭 감독을 향해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까.
한편, 맨유는 휴식 후 오는 9일 선덜랜드와 리그 36라운드를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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