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교사 호머 헐버트가 촬영한 흥선대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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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비는 죽은 남편인 효명세자의 7촌 조카뻘인 고종을 효명세자와 자신의 양자로 입적한 뒤 왕위에 앉혔다. 이에 따라 고종은 조 대비의 법적 아들이 됐다. 법적 부모가 친부모보다 우선이었으므로 고종의 1순위 보호자는 조 대비였다. 그런 조 대비가 수렴청정을 맡았으므로 친부인 대원군은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1885년에 개화파 인사가 집필한 것으로 추정되는 <흥선대원군 약전(略傳)>은 고종 등극 직후에 풍양 조씨가 권세를 잡았다면서 이 집안에 마땅한 인물이 없어 "조후(趙后)가 뜻대로 다스렸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조 대비가 자기 뜻대로 국정을 주도했고, 대원군은 의견을 보태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이 책은 알려준다.
하지만,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 힘든 이유가 있었다. 안동 김씨의 위세가 여전히 막강했다는 점, 풍양 조씨가 안동 김씨를 단독으로 상대하기는 다소 버거웠다는 점, 19세기의 잦은 민란으로 인해 세상이 어수선했다는 점, 서양세력의 진출로 인해 동아시아가 혼란스러웠다는 점 등과 더불어, 이하응이 일반 왕족과 달리 출중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 대비가 이하응 같은 걸출한 왕족을 배제하고 단독으로 국정을 이끌기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조 대비가 내린 결단은 자신의 수렴청정 권한을 근거로 대원군에게 국정 운영을 위임하는 것이었다. 고종의 양모가 수렴청정권을 근거로 고종의 친부에게 섭정권을 부여했던 것이다. <흥선대원군약전>은 이로 인해 대원군이 전권을 장악한 시점이 1865년이라고 알려준다. 왕실의 위엄을 세우기 위한 경복궁 중건이 추진되면서 대원군이 실질적 최고지도자가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원군이 최고지도자가 된 뒤에도 공식적 권한은 여전히 조 대비에게 있었다. 수렴청정권자인 조 대비가 위임을 철회하면 대원군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대원군은 조 대비의 비위를 거스를 수 없었다. <21세기 대군부인>의 이안대군처럼 대비의 심기가 나빠지건 말건 방치할 수는 없었다. 이처럼 조 대비를 의식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대원군은 세도정치의 흔적을 지우며 왕권강화를 추진했다.
조 대비의 수렴청정은 1866년 3월 29일(음 2.13)에 끝났다. 만 14세의 고종이 업무를 직접 처리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이 무렵에 형성됐던 것이다. 대원군의 권한은 조 대비의 위임하에 존재했으므로 대원군의 섭정도 공식적으로는 이때 끝났다.
하지만 대원군은 이를 무시했다. 이때 그가 순순히 물러났다면, 그해에 발생한 병인양요(프랑스 침공)와 제너럴셔먼호 사건(미국 상선 침공)은 물론이고 1871년의 신미양요(미국 침공)는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프랑스의 시장개방 요구를 거부하고 그들에게 군사적으로 맞선 이 사건들은 대원군 특유의 기질에도 크게 기인했다.
대원군은 1866년 3월 29일 이후로도 권력을 놓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고종이 친정(親政)을 하게 됐지만, 대원군이 사실상의 섭정을 하는 상태가 그 후로도 이어졌다.
이에 불만을 품은 고종이 암중모색 끝에 이뤄낸 것이 1873년 12월 23일(음력 11.4)의 아버지 축출이다. 스물한 살이 된 고종은 자신이 실질적 의미의 친정을 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아버지를 실각시켰다.
<21세기 대군부인> 속의 대비는 "홀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오세요", "이안 그자가 없어도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몰래 자파 세력을 곳곳에 심어놓은 고종은 그날 자신 있게 "홀로 해낼 수 있다", "흥선, 그분이 없이도 말입니다"라고 천명함으로써 아버지가 꼼짝없이 물러나게 만들었다. 9년간 '왕과 사는 남자'였던 대원군의 섭정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서 종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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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