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최민석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이 시즌 개막 후 14경기 만에 시원한 타격쇼를 선보이며 SSG를 꺾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홈런 4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11-3으로 대승을 거뒀다. 13일까지 팀 타율 최하위(.230)에 머물러 있던 두산은 이날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는 화력쇼로 SSG를 6연패에 빠트리며 롯데 자이언츠를 반 경기 차이로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5승1무8패).
두산은 이날 트레이드로 합류한 손아섭이 올 시즌 첫 안타를 투런포로 신고했고 양의지도 시즌 마수걸이 홈런과 함께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리드오프로 나선 박찬호 역시 이적 첫 홈런을 포함해 3안타2타점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마운드에서는 프로 2년 차를 맞는 이 선수의 호투가 단연 돋보였다. 올 시즌 두산이 따낸 3번의 선발승 중 2승을 책임지고 있는 2년 차 우완 최민석이 그 주인공이다.
두산 선발 유망주 신인들의 흑역사
두산은 1983년 박종훈(KBO경기운영위원)을 시작으로 2024년의 김택연까지 43년 동안 총 8명의 신인왕을 배출했다. 그리고 두산에서 탄생한 8명의 신인왕 중 투수는 절반이 넘는 5명에 달한다. 하지만 두산이 배출한 5명의 투수 신인왕은 모두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KBO리그 최고의 '신인왕 맛집'으로 꼽히는 두산에서도 아직 선발 투수 신인왕은 한 번도 탄생한 적이 없었다.
물론 두산에도 소위 '초고교급 투수'로 불리며 선발 후보로 주목 받았던 신인이 입단한 적은 많았다. 200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성영훈은 덕수고 시절이던 2008년 U-18 야구 월드컵에서 결승전 완봉승을 포함해 홀로 3승을 따낸 후 화려하게 프로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잦은 부상에 시달린 성영훈은 루키 시즌은 물론이고 커리어 내내 한 번도 선발 등판을 해보지 못한 채 2018년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선린인터넷고 시절부터 경북고의 최충연, 박세진(이상 롯데)과 함께 또래 중 최고의 투수 유망주로 꼽히던 이영하는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하면서 3억5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하지만 성영훈 이후 7년 만에 '전국구 최대어 투수'를 데려 왔다는 기쁨도 잠시, 이영하는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과 뼛조각 제거수술을 동시에 받았고 결국 루키 시즌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배명고 시절부터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과 주말리그 타점상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타격 재능을 겸비하며 '고교야구 오타니'로 불리던 곽빈은 고교 시절부터 꾸준한 관리를 받다가 2018년 두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불펜 투수로 경험을 쌓다가 적절한 시기에 선발로 전환할 예정이었던 곽빈은 루키 시즌 불펜으로만 32경기에 등판했다가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으면서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두산은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일찌감치 서울고 2학년 때부터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진 좌완 유망주 이병헌을 1차 지명 후보로 점 찍었다. 하지만 이병헌은 3학년 때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며 청소년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그 해 여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두산은 이병헌을 1차 지명으로 선택했지만 두산팬들이 기대했던 좌완 유망주는 선발이 아닌 불펜 전문투수로 성장했다.
3경기에서 17.2이닝1자책 호투 행진
2022년 이병헌과 2023년 최준호, 2024년 김택연까지 3년 연속으로 투수를 1차 또는 1라운드로 지명했던 두산은 202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을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했다. 물론 박준순이 이마트배와 황금사자기 MVP에 선정됐고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선수였지만 1라운드로 투수를 지명하는 것이 관례였던 신인 드래프트에서 박준순 지명은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1라운드에서 야수를 지명한 두산은 2라운드에서 서울고 투수 최민석을 지명했다. 최민석은 고교 시절 김동현(kt 위즈), 김영우(LG 트윈스)와 함께 서울고 마운드를 이끈 투수지만 호리호리한 체격(188cm84kg)에 엄청난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피처 유형도 아니라 당장의 활약보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지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민석은 1군 데뷔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작년 5월21일 SSG전에 선발 등판하며 프로 데뷔전을 치른 최민석은 조성환 감독대행(KBS N 스포츠 해설위원) 부임 후 선발 투수로 꾸준히 기회를 얻었다. 7월까지 3승2패 평균자책점2.96을 기록하며 '두산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최민석은 8월 5.40, 9월 8.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3승 3패 ERA 4.40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루키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적이었다.
두산은 올 시즌 크리스 플렉센과 잭 로그, 곽빈, 이영하로 선발진을 구성했고 최민석은 최승용, 최원준 등과 5선발을 놓고 다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민석은 올 시즌에도 두산의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고 2일 삼성 라이온즈전 6이닝 비차책 1실점, 8일 키움 히어로즈전 5.2이닝 무실점 승리에 이어 14일 SSG전에서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최민석은 14일 현재 리그 전체에서 평균자책점 2위(0.51)와 다승(2승), 이닝(17.2이닝) 부문 공동 6위를 기록하며 잭 로그와 함께 실질적인 두산의 원투펀치로 활약하고 있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지만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맹활약이다. 여기에 10일 kt전에서 6이닝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곽빈의 호투가 이어지고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웨스 벤자민이 합류하면 두산의 선발진은 더욱 안정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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