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레사마 공원에서> 포스터.
넷플릭스
두 노인의 대화를 듣고 그들이 함께하는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노인에게도 '미래'가 존재하는 듯하다. 더 이상 인생이 짧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길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 별 볼 일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은 견딜 수 없는 일이다. 두 노인은 그런 대우를 그냥 넘기지 않고 맞서 싸운다. 바로 그 지점이 노인의 미래인 것이다.
그와 동시에 노인의 피할 수 없는 현실도 드러난다. 레온은 말한다. "우린 둘 다 유령이야, 오히려 현실이 꿈 같아." 투명 인간처럼 취급 당하고, 있어도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현실이다. 그때 두 사람의 태도는 정반대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보살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그들 자신은 잘 모르지만 함께일 때 더 강해진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그들이 바랐던 모습이 드러난다. 이를테면 레온은 거짓말을 멈추고 진실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의 거짓말은 잔인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였으니까. 안토니오 또한 나약함을 벗어 던지고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낸다. 그의 나약함 역시 살아남기 위한 방식이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 듯하지만 본질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쓰러지는 법과 물러서는 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처럼. 더 나은 대가를 위해 바쁘게 살아가야 하지만,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는 옛 방식의 싸움, 이른바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처럼. 레사마 공원에서 두 노인이 한적하게 나누는 이야기는, 그래서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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