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8경기 7세이브' 유영찬에게 '노송'의 향기가 난다

[KBO리그] 4월 7경기 연속 세이브로 세이브 1위를 질주하고 있는 LG의 마무리

26.04.14 09:16최종업데이트26.04.14 09:16
원고료로 응원
삼진으로 만루 위기 넘긴 유영찬 3월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KBO리그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kt 류현인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LG 유영찬이 밝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삼진으로 만루 위기 넘긴 유영찬3월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KBO리그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kt 류현인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LG 유영찬이 밝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기세를 올리고 있다. 개막 3연패로 불안하게 시즌을 시작했던 LG는 4월에 열린 10경기에서 9승 1패를 기록하며 놀라운 반등에 성공했다. 첫 등판에서 3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던 앤더스 톨허스트는 이후 2경기에서 12이닝 1실점을 기록하면서 연승을 달렸고 개막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조기 강판됐던 요니 치리노스도 10일 SSG 랜더스전에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타선에서는 KBO리그 4년 차를 맞는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13경기에서 타율 .353 4홈런 10타점 14득점으로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문성주(타율 .386)와 천성호(.382)의 활약도 눈부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눈부신 활약 이후 아직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문보경과 시즌 초반 테이블 세터에서 밀려난 홍창기, 신민재가 슬럼프에서 벗어난다면 LG는 더욱 무서운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불펜에서는 지난해 FA계약 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장현식이 7경기에서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1.29로 지난해의 부진을 떨쳐 버렸고 2024년 3월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사이드암 우강훈도 4홀드 1.50으로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LG가 시즌 초반 안정된 불펜 운영이 가능했던 이유는 역시 이 선수의 활약이 결정적이다. 시즌 개막 후 8경기에 등판해 7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마무리 유영찬이 그 주인공이다.

김용수-이상훈-봉중근-고우석으로 이어진 'LG 마무리 계보'

LG는 투수의 보직이 확실히 나눠져 있지 않았던 KBO리그 초창기 MBC 청룡 시절부터 '노송' 김용수라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거느리고 있었다. MBC 유니폼을 입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동안 83세이브를 기록한 김용수는 팀명이 LG로 바뀐 후에도 꾸준히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김용수는 1996년 선발로 전환해 3년 동안 46승을 따냈다가 1999년 마무리로 돌아와 26세이브를 기록하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1994년 18승, 1995년 20승으로 2년 연속 다승왕에 오른 '야생마' 이상훈은 1996년 김용수와 보직을 바꿔 마무리 투수로 변신했고 1997년 10승 37세이브를 기록하며 구원왕에 등극했다. 1998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와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한 이상훈은 2002년 LG로 복귀해 18세이브를 기록했고 2003년에도 30세이브를 올리며 커리어 두 번째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0년대 중·후반 마무리 투수의 부재로 크게 고전하던 LG는 2011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에이스 봉중근(SSG 2군 투수코치)이 2012년 마무리로 복귀하면서 뒷문 고민을 해결했다. 2012년 1패 26세이브 1.18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한 봉중근은 2013년에도 55경기에서 8승 1패 38세이브 1.33을 기록하며 LG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봉중근은 2014년에도 30세이브를 기록하며 LG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봉중근이 2015년을 끝으로 어깨 부상 때문에 마무리 보직에서 물러나자 LG는 다시 마무리 고민에 빠졌다. 2016년에는 임정우가 28세이브를 기록했고 2018년에는 정찬헌(고양 히어로즈 투수코치)이 27세이브를 기록하며 '깜짝 활약'을 해줬지만 임정우도 정찬헌도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한 시즌은 단 1년뿐이었다. 그렇게 마무리 문제로 고민하던 LG에게 고우석(이리 시울브즈)이라는 유망주가 혜성처럼 나타났다.

2017년 LG에 입단해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얻던 고우석은 2019년 정찬헌의 부상 이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65경기에서 8승 2패 35세이브 1홀드 1.52로 세이브 2위에 올랐다. 2020년 17세이브로 주춤했던 고우석은 2021년 30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시 안정을 찾았고 2022년 61경기에서 4승 2패 42세이브 1.48의 성적으로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이는 2013년의 봉중근을 뛰어넘은 LG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첫 등판 패전 후 7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

건국대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유영찬은 루키 시즌 1군 무대에 한 번도 서지 못하고 곧바로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마쳤다. 군복무를 마친 후 2023년 스프링캠프에서 안정된 투구로 염경엽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유영찬은 2023년 67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3.44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LG는 2023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렸지만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면서 또 다시 마무리 자리에 큰 구멍이 뚫렸다. 염경엽 감독은 여러 불펜 투수들 중 통산 세이브가 1개에 불과했던 풀타임 2년 차 우완 유영찬을 과감하게 마무리로 낙점했다. 그리고 유영찬은 2024년 7승 5패 26세이브 1홀드 2.97을 기록하면서 LG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떠올랐다.

유영찬의 활약으로 LG의 마무리 고민이 해결되는 듯했지만 유영찬은 시즌이 끝난 후 팔꿈치의 웃자란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며 구단과 팬들을 걱정 시켰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전반기 복귀가 불투명했던 유영찬은 6월의 시작과 함께 1군에 복귀했고 39경기에서 2승 2패 21세이브 1홀드 2.63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유영찬은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LG의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유영찬은 마무리 변신 후 2년 동안 47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1패 2세이브 10.80)와 올해 WBC(1이닝1실점)에서의 부진으로 올해 세이브왕 후보로 분류되진 못했다. 하지만 3월 29일 kt 위즈와의 시즌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던 유영찬은 4월 들어 7경기에 등판해 6.1이닝 무실점으로 7개의 세이브를 수확했다. 유영찬은 지난해 세이브왕 박영현(kt, 5개)을 제치고 시즌 초반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실 유영찬은 엄청난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 누르는 마무리 투수는 아니다. 올 시즌에도 7.2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잡는 사이 5개의 볼넷을 허용했으니 투구 내용이 압도적이었다고 하긴 힘들다. 하지만 유영찬은 자신이 맡은 9회의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지며 LG의 승리를 확실히 지켜내고 있다. LG팬들은 시즌 초반 유영찬의 활약을 보며 LG 역대 최고 마무리로 꼽히는 '노송' 김용수를 떠올리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LG트윈스 유영찬 7경기연속세이브 세이브1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