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유효 슈팅을 막아낸 이승빈. 그가 왜 안산의 레전드인지를 확실하게 증명했다.
최문식 감독이 이끄는 안산 그리너스는 12일 오후 4시 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7라운드서 전경준 감독의 성남FC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안산은 2승 2무 3패 승점 8점 10위에, 성남은 2승 3무 1패 승점 9점 9위에 자리했다.
경기 직전 양팀은 분위기가 달랐다. 성남은 개막 후 5경기서 2승 3무로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었고, 안산은 1승 2무 3패로 다소 쉽지 않은 초반부를 보내고 있었다.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이 본격적으로 치열해진 가운데 이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상황.
사령탑은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경준 감독은 "홈에서는 비기기보다 무조건 이기려고 노력한다. 사실은 결과론적이다. 매 경기 홈이든, 어웨이든 결과를 계속 내려고 한다. 우리가 못 가져오면 상대도 못 가져가게 하는 것, 일차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다. 계속 승점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안산 최 감독 역시 "준비했던 것을 100%로 발휘하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체력적인 부분, 집중력 부분에서 미흡했기에 순위가 처진 것 같다. 개선점을 찾고 이번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 승자는 끝내 안산이었다. 흐름에서 밀렸던 상황 속 전반 37분 이재환의 컷백을 받은 류승우가 오른발로 선제 결승 골을 완성했다.
이후 성남은 빌레로를 중심으로 윤민호·이준상·프레이타스·안젤로티가 연이어 기회를 만들며 슈팅을 날렸으나 역부족이었고, 안산이 깊게 내려선 5백을 공략하는 데 실패했다.
'성남 185일 홈 무패' 격파한 안산, 그 중심에 선 수호신 이승빈
객관적인 전력상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성남을 상대로 시종일관 밀리는 양상을 보였지만, 안산은 단 1번의 기회를 살리며 활짝 웃었다. 90분간 유효 슈팅은 단 1개에 불과했으나 이게 득점으로 연결되는 행운이 나왔고, 또 수비진의 집중력 높은 플레이가 연이어 나오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또 185일 동안 이어져 온 성남의 홈 무패 기록을 격파한 것도 덤. 이처럼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낸 가운데 이번 경기서 유독 눈에 띈 활약을 선보인 자원은 득점을 기록한 류승우, 도움을 올린 이재환,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인 장현수가 아닌, 바로 최후방을 든든히 지켜냈던 '레전드' 이승빈이었다.
1990년생인 이승빈은 2011시즌 울산HD에서 데뷔한 후 쉽지 않은 프로 생활을 보내야만 했다. 당시 김승규(도쿄)·김영광(은퇴)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그는 단 10경기 출전에 그쳤고, 하부리그 임대 생활을 해야만 했다. 군대 문제를 해결한 후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출전 기회를 찾아 2018시즌, 신생팀 중 하나였던 안산으로 적을 옮겼다.
29세의 새로운 도전. 이승빈은 쉽게 오지 않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입단 후 17경기에 나서며 기량을 증명했고, 이듬해에도 18경기(2019)·17경기(2020)·25경기(2021)·30경기(2022)·35경기(2023)에 나서며 안산의 수호신으로 거듭났다. 2024시즌에는 이준희(전남)에 주전 자리를 내주는 그림이 나왔지만, 이를 극복하고 지난해 33경기에 출격해 다시금 신뢰를 회복했다.
이번 시즌 역시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최문식 감독의 확고한 믿음 아래 6라운드까지 모두 선발로 나선 이승빈은 11골을 내주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번 성남전은 달랐다. 골키퍼 장갑을 착용한 그는 경기 내내 성남의 위협적인 슈팅을 완벽하게 막았다.
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프레이타스의 헤더를 막아냈고, 이어 이준상의 발리까지 놀라운 반사 신경으로 쳐냈다. 또 전반 42분에도 똑같은 상황에서 프레이타스의 헤더를 방어했고, 후반 4분에는 빌레로의 강력한 슈팅을 쳐냈다.
특히 후반 막판 성남이 총공세를 펼치는 상황 속, 종료 직전 정승용의 프리킥을 막아내는 선방은 이날 이승빈의 컨디션이 확실히 좋았다는 것이 입증되는 장면이었다. 풀타임으로 경기장을 누빈 그는 성남이 기록한 총 10번의 유효 슈팅을 100% 막아내는 클래스를 선보였고, 공중볼 처리 성공률도 100%를 달성하며 펄펄 날았다.
이승빈의 이런 활약에 힘입어 안산은 대어 성남을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했고, 또 이번 시즌 첫 클린시트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승장이 된 최문신 감독도 웃었다. 그는 경기 종료 후 "우리가 승수를 쌓지 못한 이유는 결국 후반 체력에 대한 수비 조직력 부분이다. 이런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준비했고, 보완했다. 클린시트를 함으로써 우리가 수비적으로 버티는 부분이 보완됐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한편, 안산은 짧은 휴식 후 오는 19일(일) 김도균 감독의 서울 이랜드와 리그 8라운드 일전을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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