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울 토마토스틸컷
미분류영화제
세상의 기준 너머로 저를 드러내는 일
빵! 하고 터지는 데는 쾌감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풍선을 불기만 하지 않고 기꺼이 터뜨린다. 날카로운 것을 던지고 쏘아서, 또 물을 담아 집어던져서 그를 터뜨리길 즐긴다. 토마토는 여러 과일 중에서도 빵, 하고 잘 터지는 속성을 가졌다. 발갛게 부풀어 오른 그 탐스러운 생김이며 흐물흐물하면서도 탱탱한 피부 아래 흥건하게 담긴 내용물까지 터뜨리는 맛이 있다. 아무래도 초등학생 아이가 나오니 토마토가 아닌 방울토마토를 내세웠겠으나(이는 상당한 아쉬움이기도 하다), 아무튼 방울토마토를 재치 있게 터뜨리기 시작한다.
죄책감보다 훨씬 더 큰 선을 넘는 악행의 재미, 또 방울토마토를 먹고 싶은 욕망으로부터 예주는 거듭 방울토마토를 따 입에 넣는다. 범행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 찾아와 방울토마토를 노린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저항과 맞닥뜨린다. 방울토마토가 저 자신을 지키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주가 따먹으려 할 때마다 자신을 빵! 하고 터뜨리며.
영상을 기반으로 한 종합예술인 영화다. 급격한 기술 발달은 오늘의 영화인에게 다채로운 표현의 가능성을 허한다.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시각특수효과가 얼마든지 가능해졌다. 대단한 돈을 들인 기술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약간의 상상력과 패기, 무엇이든 시도하려는 열정만 있다면 얼마든지 흥미로운 영화로 관객의 물러 있는 뇌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빵!울 토마토>가 해내려 하는 것이, 또 얼마간 해내고 있는 것이 이와 같다. 나는 이 영화와 연예주 감독을 지지한다. 1978년 존 드 벨로와 1991년의 피터 잭슨을 지지하듯이.
세상의 기준에 들지 못한 많은 작품을 모아 저들만의 창구로 세상에 보이겠다는 제1회 미분류영화제다. 이 영화제가 관객 앞에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이 <빵!울 토마토>가 되었다. 그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미분류영화제포스터
미분류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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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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