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다미 리유튜브 'DamiLeeArch' 갈무리
DamiLeeArch
건축 통해 문화적 장벽을 깨다
다미 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시청자들이 건물을 보며 인문학적·사회학적 소양을 기를 기회까지도 제공한다. 한 채의 건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건물의 배경과 사회를 이해해야 한다는 그녀의 철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일례로, 한반도 비무장지대(DMZ)에 큰 규모의 생태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에서 다미 리는 한반도의 역사와 분단국가의 특수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었다. 지금은 캐나다 밴쿠버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8세 때까지 서울에서 나고 자란 개인사 역시 이러한 관심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에서 다미 리는 직접 한국에 찾아와 북향민을 만나며 통일에 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인터뷰도 한다.
그녀가 해당 영상에서 제안하는 생태 다리는 남북한의 야생동물들을 지뢰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생태적 고립을 막으려는 조치다. 현 남북 관계를 고려하였을 때 다미 리의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해당 영상 덕분에 한반도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에서 벗어났다고 증언하는 이들이 있는 것만 봐도 그녀의 기획이 마냥 '헛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다미 리는 대피라미드 건설에 노예들이 동원되었다는 문화적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고, 아랍에미리트에서 주최되는 세계적 규모의 기술 컨벤션인 지텍스 글로벌(GITEX Global)에 강연자로 참석해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는 미래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건축물을 단순히 공학적 계산의 결과물로 보는 대신, 하나의 사회문화적 현상이자 지표로 해석한다.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하나 되는 세계를 꿈꾸며 발로 뛰는 다미 리.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건축물을 보는 시선이 한층 깊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막연한 거리감을 느꼈던 문화권에 대한 편견을 벗어던질 수도 있다. 말초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는 대신,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넓히고 싶다면 다미 리의 채널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펄프 픽션 신봉자. 이야기가 가지는 힘을 믿고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