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은 지금까지 세 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경험했다. 아직까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한 경험이 없지만 본선에서는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2무 1패, 2002년 슬로베니아를 격파하며 1승의 기쁨을 누렸고, 2010년에는 프랑스를 격파했다. 2002년과 2010년 두 대회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고도 아쉽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남아공은 자국에서 열린 2010 월드컵 이후 주요 메이저 대회에서 부진했다.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베니 맥카시, 스티브 피에나르 등에 걸맞는 스타 플레이어마저 배출하지 못한 채 오랜 암흑기에 빠졌다. 하지만 남아공은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강호 나이지리아를 밀어내고, 16년 만에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 ■ 팀 프로필 |
피파랭킹 : 61위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 : 4회
월드컵 최고 성적 : 조별리그 (1998, 2002, 2010)
북중미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 5승 3무 2패 (아프리카예선 C조 1위) |
브로스 감독 체제 이후 환골탈태
남아공은 한동안 아프리카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날만큼 부진을 면치 못했다. 남아공 축구의 터닝 포인트는 2021년 5월 위고 브로스 감독의 부임 이후부터다. 브로스 감독은 남아공 자국 리거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하고, 스쿼드의 연령대를 낮추며 젊은 팀으로 변모시켰다.
브로스 감독은 첫 시험대였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이후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3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기세를 몰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조1위에게만 주어지는 직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전통의 강호 나이지리아를 넘어서야 했다.
남아공은 2024년 9월 나이지리아 원정 예선 3차전에서 1-1로 비기며 저력을 발휘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레소토와의 예선 5차전에서 경고 누적이었던 테보호 모코에나(마멜로디 션다운스)를 출전시키며 몰수패를 당하는 악재를 맞은 것이다.
그럼에도 남아공은 승승장구했다. 베넹, 레소토를 차례로 연파한 뒤 지난해 9월 예선 6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빠른 측면 패스 전환, 카운터 어택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남아공은 1-1 무승부를 거두고, 조 1위를 수성했다.
마침내 남아공은 마지막 최종 10차전에서 르완다를 물리치고,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1998, 2002, 2010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본선 진출이다.
자국 리그 출신 대다수의 안정적인 조직력
남아공의 스쿼드를 살펴보면 해외파의 숫자가 많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공격수 라일 포스터(번리)를 제외하면 유럽 중소리그나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뛰는 선수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마저도 소수에 불과하다.
이번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최종 명단의 25명 중 무려 19명이 남아공 리그 소속인 것을 주목해야 한다. 남아공 리그의 양강 클럽 올랜도 파이리츠, 마멜로리 션다운스 소속 출신이 대다수다. 마멜로디 션다운스는 지난해 열린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서 울산 HD에 승리할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한 바 있다.
현재 남아공의 베스트 11에도 이 두 소속팀 소속 선수들이 핵심이다. 이러다보니 남아공의 팀 조직력은 매우 안정적이고 탄탄하다.
브로스 감독은 속도 높은 움직임과 많은 기동력을 강조한다. 빠른 측면 전환 패스, 좌우 윙어들의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공격을 주로 시도한다. 오스윈 아폴리스, 체팡 모레미(이상 올랜도 파이리츠), 모하우 은코타(알이티파크)는 키가 작으면서도 매우 날렵하고 스피드가 빠르다. 윙어들에게 시선이 쏠리거나 견제가 심할 때 오른쪽 풀백 쿨리소 무다우(마멜로디 선다운스)의 페널티 박스 침투는 종종 효과를 보기도 한다.
중원에서는 모코에나가 핵심이다. 뛰어난 볼 키핑력, 좌우 윙어들에게 모험적인 전진 패스를 찔러주는 능력이 일품이다. 남아공은 상대가 전방 압박을 시도할 경우 후방 숏패스 대신 롱패스 빌드업 구조를 가져간다. 전방에는 장신 공격수 포스터가 공을 소유하며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거나 등지면서 버텨낸다. 그 이후에는 자신이 직접 돌아서며 측면 공간으로의 패스 혹은 중앙 미드필더에게 공을 전달하고 침투하는 움직임을 선보인다.
내려 앉은 수비 라인 공략은 문제
하지만 약점도 뚜렷하다. 안정적인 조직력에 비해 선수 개개인의 클래스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점은 큰 아쉬움이다. A조에 속한 멕시코, 한국, 체코보다 부족한 스쿼드인 것은 분명하다.
선수들의 경험 부족도 빼놓을 수 없다.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남아공 자국 리그 혹은 아프리카 국가와의 경기를 치른 것이 대부분이다. 남아공이 마지막으로 타 대륙 국가와 A매치를 치른건 2022년 3월 프랑스전이다. 당시 남아공은 프랑스에 0-5로 크게 패했다.
젊은 팀으로 구성된 남아공은 엄청난 운동량과 높은 에너지 레벨을 선보이지만 후반으로 지날수록 체력, 기동력 저하 뿐만 아니라 공수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또, 아프리카 치고는 전체적인 팀의 신장이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한다. 191cm의 센터백 시야봉가 은가자네(FC SB)를 제외하고, 음베케젤리 음보카지(시카고 파이어)는 180cm, 은코시나시 시비시(올랜도 파이리츠)가 177cm로 작은 키를 보유하고 있다. 좌우 풀백 역시 왜소하다. 이에 남아공은 이번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세트 피스 수비에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리고 남아공은 자신들이 점유율을 가져가는 경기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다. 이집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상대의 퇴장으로 10명과 싸웠지만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앙골라, 짐바브웨를 물리치고, 조2위로 16강에 오른 남아공은 카메룬에 1-2로 덜미를 잡히며 조기 탈락했다. 수비 라인을 뒤로 형성한 카메룬을 맞아 답답한 공격력으로 일관하며 결국 수비진 공략에 실패했다.
남아공의 부진은 3월 A매치까지 이어졌다. 약체 파나마와 두 차례 홈 평가전에서 1무 1패에 그친 것이다. 5-4-1 대형으로 로우 블록 수비를 형성한 파나마를 상대로 많은 기회를 생산하지 못했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남아공은 멕시코, 체코, 한국과 A조에 편성됐다. 남아공은 지난 2010년 자국 대회에서 멕시코와 개막전을 치른 바 있는데, 16년이 지난 이번 월드컵 개막전 상대가 공교롭게도 멕시코라는 점에서 흥미를 더한다. 과연 사상 첫 조별리그 통과를 달성할 수 있을까. 첫 경기 멕시코전 결과에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 & 키 플레이어
- 감독 위고 브로스
벨기에 출신의 브로스 감독은 지도자 커리어의 대부분을 벨기에서 보냈다. 클럽 브뤼헤, 안더레흐트, 헹크 등을 이끌며, 리그 우승 2회를 비롯해 컵 우승 2회, 슈퍼컵 우승 4회를 차지했으며, 벨기에 리그 올해의 감독 4회 수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벨기에를 떠난 이후 그리스, 튀르키예, 튀니지, 알제리 프로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간 브로스 감독은 2016년 카메룬 대표팀으로 부임해 2017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을 견인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1년부터 남아공 대표팀을 지휘한 브로스 감독은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지도자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 라일 포스터
남아공이 자랑하는 최고의 스타다. 2022년부터 번리에서 활약하며 4시즌째 뛰고있다. 탄탄한 피지컬, 몸싸움, 슈팅력, 위치선정, 연계 플레이까지 두루 겸비하고 있는 공격수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 번리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최근에는 선발 출전 횟수가 다소 줄었다. 대표팀에서 그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6경기 2골 1도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4경기 2골 2도움에서 보여지듯 득점력뿐만 아니라 어시스트 능력도 탁월하다.
남아공 예상 베스트11
4-2-3-1 : GK 윌리엄스 - 무다우, 은게자나, 음보카지, 모디바 - 시톨레, 모코에나 - 모레미, 음불레, 아폴리스 - 포스터
남아공,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일정 (한국시간)
6월 12일(금) 오전 4시, 에스타디오 바노르테 - 멕시코, 멕시코시티
vs. 멕시코
6월 19일(금) 오전 1시,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 - 미국, 애틀란타
vs. 체코
6월 25일(목) 오전 10시, 에스타디오 BBVA - 멕시코, 몬테레이
vs. 대한민국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