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달빛 멤버이자 와우산레코드를 이끄는 김윤주 대표.
와우산레코드
"대표가 이렇게 일이 많고 챙길 게 많았다는 걸 알았으면 저 진짜 더 고민했을지도 몰라요.(웃음) 사실 남편과 부모님은 제가 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때 많이 걱정했거든요. 제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제일 행복해 보인다면서요. 그래도 '와우산레코드'를 하고 싶었던 건, 좋은 아티스트들과 재밌게 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어요. 다양한 노래를 알리고 싶은 마음도 컸고요. 소박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그런 음악이 꾸준히 나오려면 어떤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김윤주 대표가 아티스트들의 놀이터가 되어줄 회사에 대한 구상을 한 건 오래전이다. 오랜 친구인 이훈형 공동 대표이사와 회사의 방향도 구성도 고민해왔다.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다는 '일단은 시작하자'는 두 사람의 의기투합이 결국 지난 2022년 '와우산레코드'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현재 와우산레코드에는 이훈형 이사가 이끄는 재즈 음악 전문 에이전시인 아트버스도 레이블로 있다.
"잘 만든 음악을 알리는 통로가 갈수록 간절해요. 사람들이 음악을 손쉽게 접하며 들을 거 같지만, 사실 주류에 속하지 않은 음악들은 접점을 만들기도 쉽지 않거든요. 설 자리가 많이 줄어들기도 했고요. 예전 옥상달빛이 데뷔했을 때만 해도, 홍대에서 인디신은 더 이상 인디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목을 많이 받았어요. 공연할 클럽이나 무대에 오를 기회도 많았고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코로나 이후 문 닫은 클럽들도 많아졌잖아요. 잘 만든 다양한 종류의 음악이 참 많은데, 이걸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회사는 만들었지만 여전히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그는 실제로 소속사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하고 방안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통해 아티스트들이 출연한 와우산라디오를 시즌제로 운영하는 것도, SNS를 하지 않는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이를 독려하는 것도 모두 그 일환이다.
김윤주 대표는 "제일 먼저 영입한 1호 가수가 장들레다. 에너지가 좋고, 음악을 정말 잘하는 친구"라면서 "이런 좋은 가수를 몰라서 음악을 듣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해주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차분한 포크 음악이 시대를 막 휩쓴 적은 없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그런데 우리 회사 아티스트들 정말 가사도 워낙 잘 쓰고 좋거든요. 가사가 들리지 않는 멜로디 주류의 음악도 많지만, 저는 노래에서 가사가 주는 힘을 믿어요. 그런 가사 한 줄이 주는 위로가 있잖아요. 그 매력이 도파민보다 더 강력할지도 몰라요.(웃음)"
위로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최근 김윤주 대표의 일상은 하루에도 두세 개의 약속으로 채워져 있다. 회사에 필요한 기기나 곧 유튜브에 소개될 스튜디오를 꾸미고, 리허설을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동시에 '옥상달빛'의 정체성 역시 놓치지 않고 있다. 자신이 속한 팀에서 아티스트로의 역할과 자신이 만든 회사를 끌어가는 것 이 둘의 정체성 사이를 어떻게 잘 오가는지 물었더니, "아직 잘하고 있지 않다. 어렵다"고 털어놨다.
"옥상달빛으로 들려주고 싶은 노래도 많죠. 오늘도 최백호 선생님과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제가 꼭 함께 작업하고 싶은 분이거든요. 오랫동안 옥상달빛을 응원해 준 친구들(팬)의 기대도 있고요. 그래서 아직 완벽하게 회사 대표와 옥상달빛의 김윤주를 둘 다 잘하고 있다고 하긴 어려워요.
그런데 또 막 새로운 앨범을 서둘러 내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옥상달빛으로 여러 노래를 발표했는데, 대표곡은 많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새로운 노래도 의미 있는데, 지난 노래를 다시 여러분에게 소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나이도 그렇고 조금씩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그럴 때마다 조급하지 말자고 다짐해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천천히 한 걸음씩 가면 되니까요. 옥상달빛은 오래 갈 수 있는 믿음이 있고요."
하지만 무대를 놓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옥상달빛 멤버로 김윤주 대표는 "작아도 의미 있는 공연들을 꾸준히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 무대는 조명이나 음향이 완벽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는 마음이 지치고 어려운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곁에서 조곤조곤 노래를 불러 주고 싶어 했다. 자신이 지나온 '청춘'의 무게를 알기에 지금의 청춘의 곁에 있고 싶은 마음도 남달랐다.
"예전부터 (옥상달빛) 세진이랑 정말 그런 말 많이 했거든요. 노량진 학원가에 가서 매일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지쳤을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불러주고 싶다고요. 저는 지금 청춘들이 좀 더 고립되고 외로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별거 아니겠지만, 이들에게 우리 음악이 위로가 된다면, 또 그럴 장소가 있다면 어디든 그 앞에서 노래하고 싶어요. 몸이 아픈 친구들이 있는 병동에서 우리만의 음악회를 여는 것도 하고 싶고요. 다만 막 찾아가면 안 되니까, 여러 고민을 해보고 있어요."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요즘 다들 너무 힘들죠"라면서 제 몫의 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고 있었다. 물론 음악을 통해서였다. 그에게 옥상달빛으로 혹은 와우산레코드 대표로 올해 꼭 해야 할 그리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냐고 마지막 질문을 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사실 여러 사정으로 어떤 회사에서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데, 가스펠 앨범을 함께 내고 싶어요. 대중음악을 하면서 쉽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또 그래서 색다른 가스펠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실제 제가 많은 용기를 내는데 도움받은 음악이 가스펠이어서요. 와우산레코드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도 많고요. 그래서 좀 우리만의 색다른,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어주는 앨범을 내보고 싶어요. 꼭 해야 하니까, 이거 기사에 꼭 써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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