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단편 영화 <가수들>의 한 장면.
넷플릭스
<가수들>은 누구나 노래를 통해 감정을 표출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가수'라고 말한다. 시골의 허름한 펍에 대중적 스타가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제목부터가 '가수들'이다. 거칠어 보이는 남자들이 서로 주먹을 휘두르는 대신 노래로 맞서는 모습은 묘한 울림을 준다.
그들은 모두 실패하고, 지치고, 불안한 삶을 살아가며 잠시나마 한숨을 덜고자 펍을 찾았다. 사연은 조금씩 달라도 결국 비슷하다. 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기보다는 각자의 넋두리를 아무에게나 쏟아낼 뿐이다. 그러니 감정은 이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흩어진다. 그렇게라도 털어놓는다는 점에서 위안은 되겠지만, 깊은 교감은 없다.
그때 노래가, 음악이 모두의 시선을 붙든다. 누군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고유한 리듬과 멜로디를 타고 전해진다. 그 순간 각자의 내면이 연결되며 감정이 오간다. 비로소 너의 삶과 나의 삶, 우리의 삶이 인정받고 이해받는다. 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들으며 감동을 전하고 또 감동을 받는다.
예술은 누구의 것인가
이곳은 어쩌면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법한 곳, 관심을 두지 않으면 존재조차 모를 장소. 그곳에서 울려 퍼지는 날것의 이야기와 노래는 '예술'의 탄생을 보여준다. 예술은 결코 돈 많고 지위 높은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삶을 온전히 표현하는 순간 그 자체로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나아가 예술은 혼자만의 고립된 향유물이 아니라는 메시지도 전한다. 누구나 직접 행하고, 또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보편적 행위라는 것이다. 누구나 노래를 부를 수 있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곧 가수다.
단편이 아닌 장편으로, 이들이 노래하고 듣는 사연을 하나둘 더 깊이 들여다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감동이 컸고 여운이 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그랬다면 오히려 지금의 응축된 울림은 옅어졌을지도 모른다. <가수들>이 전하는 예상치 못한 감동을 직접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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