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플레이어에게 극장 골의 짜릿함이 있다면 골키퍼에게는 극장 세이브의 뿌듯함이 있다는 것을 FC 안양의 새 골키퍼 김정훈이 알려주었다. 후반 추가 시간 11분 대전하나 시티즌 김현욱의 왼발 끝을 떠난 공이 11미터 지점에서 날아왔지만 방향을 예측한 김정훈 골키퍼가 자신의 왼쪽으로 날아올라 기막히게 쳐낸 것이다. 바로 그 다음에도 마사의 노마크 근접 슛까지 침착하게 막아냈으니 FC 안양으로 복덩이가 찾아왔다.
유병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안양이 3월 2일 오후 2시 대전 퍼플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6 K리그1 대전하나 시티즌과의 어웨이 게임에서 골키퍼 김정훈의 놀라운 세이브 활약에 힘입어 1-1로 비겼다.
우승 후보 대전하나, 첫 골 분위기는 좋았지만...
지난 해 두 팀은 세 번 만나서 1승 1무 1패(각 5득점 5실점)로 우열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팽팽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새 시즌 개막전이 대전에서 열렸으니 우승 후보로 꼽히는 대전하나 시티즌이 1만 4787명 많은 관중들 앞에서 분위기를 휘어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다.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 실력은 홈 팀 이창근 골키퍼가 먼저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까지 2년 간 대전하나 시티즌의 슈퍼 서브로 활약했던 최건주가 이번에 FC 안양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는데 47분과 69분 두 차례 골이나 다름없는 결정적인 슛을 날렸지만 이창근 골키퍼가 믿기 힘든 슈퍼 세이브 실력을 보여줬다. 얼마 전까지 한솥밥을 먹던 동료였기 때문에 만감이 교차하는 장면들이었다.
많은 경쟁팀들 감독으로부터 우승 후보로 꼽힌 대전하나 시티즌이 멋진 첫 골을 터뜨리며 새 시즌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서진수-루빅손-주민규-서진수'로 이어지는 역습 전개가 완벽했다. 특히 루빅손의 횡 패스를 받은 주민규의 원 터치 크로스 감각은 서진수에게 빈 골문 기회를 만들어줬고 다이빙 헤더 골이 53분 41초에 골 라인을 통과했다.
하지만 홈 팀 대전하나 시티즌은 5분 뒤에 페널티킥을 내주는 악재가 찾아왔다. FC 안양 플레이 메이커 마테우스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태희가 오른쪽 측면 슬라이딩 크로스를 날린 순간 바로 앞에 있던 이명재의 왼팔에 공이 맞은 것이었다.
FC 안양 마테우스는 이 중요한 기회에서 왼발 페널티킥 골(62분 3초)을 골문 왼쪽으로 낮게 깔아 넣었다. 1-1 점수판이 90분 정규 시간을 넘어가고 추가 시간 9분이 표시됐는데 4분만에 신용준 주심이 VAR 온 필드 리뷰를 시행했다. 대전하나 시티즌의 체격 조건 좋은 새 골잡이 디오고와 높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FC 안양 센터백 권경원이 왼팔을 잘못 휘둘러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이 추가 시간에 홈 팀 대전하나 시티즌에게 페널티킥 기회가 찾아왔으니 수많은 홈팬들은 승리 세리머니를 벌써부터 즐기는 듯했다. 추가 시간 11분이 다 되어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키커는 후반 교체 멤버 김현욱이었다. 경험 많은 왼발잡이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쉽게 넣을 것 같았지만 김현욱의 왼발 인사이드 킥 방향을 읽은 FC 안양 골키퍼 김정훈이 자기 왼쪽으로 훌쩍 날아올라 들어가는 공을 기막히게 쳐냈다.
김천 상무에서의 군 복무 기간(2021~22년)을 제외하고 전북 현대에서 여섯 시즌(38게임)을 몸담았지만 한 시즌 평균 7게임도 안 되는 기회만 받았던 김정훈 골키퍼가 FC 안양으로 이적하자마자 최고의 세이브 실력을 뽐냈다.
김정훈은 후반 추가 시간 종료 직전에도 대전하나 시티즌 미드필더 밥신의 스루패스를 받은 마사의 결정적인 노마크 대각선 슛까지 침착하게 각도를 잡고 막아내는 놀라운 활약을 이어나가며 귀중한 승점 1점을 동료들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신용준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추가 시간 페널티킥 파울을 범한 권경원이 가장 먼저 달려가 김정훈 골키퍼를 번쩍 안아 올렸다.
이제 FC 안양은 8일 오후 4시 30분 제주 SK를 안양 종합운동장으로 불러 홈 개막전을 펼치며, 대전하나 시티즌은 7일 오후 4시 30분 부천 FC 1995와의 어웨이 게임을 위해 부천 종합운동장으로 찾아간다.
2026 K리그1 결과(3월 2일 오후 2시, 대전 퍼플 아레나)
★ 대전하나 시티즌 1-1 FC 안양 [골, 도움 기록 : 서진수(53분 41초,도움-주민규) / 마테우스(62분 3초,PK)]
◇ 대전하나 시티즌 선수들(4-4-2 감독 : 황선홍)
FW : 서진수(67분↔밥신), 주민규(79분↔김현욱)
MF : 루빅손, 이순민(67분↔디오고), 김봉수, 주앙 빅토르(87분↔마사)
DF : 이명재, 김민덕, 하창래, 김문환
GK : 이창근
- PK 실패 : 김현욱(90+11분)
◇ FC 안양 선수들(3-4-3 감독 : 유병훈)
FW : 마테우스, 유키치(78분↔엘쿠라노), 최건주(86분↔채현우)
MF : 김동진, 최규현(86분↔김영찬), 김정현(71분↔이진용), 이태희
DF : 토마스, 권경원, 이창용(78분↔김지훈)
GK : 김정훈
- PK 세이브 : 김정훈(90+11분)
◇ 2026 K리그1 현재 순위
1 울산 HD 3점 1승 3득점 1실점 +2
2 부천 FC 1995 3점 1승 3득점 2실점 +1
3 FC 서울 3점 1승 2득점 1실점 +1
4 김천 상무 1점 1무 1득점 1실점
4 포항 스틸러스 1점 1무 1득점 1실점
4 대전하나 시티즌 1점 1무 1득점 1실점
4 FC 안양 1점 1무 1득점 1실점
8 광주 FC 1점 1무 0득점 0실점
8 제주 SK 1점 1무 0득점 0실점
10 전북 현대 0점 1패 2득점 3실점 -1
11 인천 유나이티드 FC 0점 1패 1득점 2실점 -1
12 강원 FC 0점 1패 1득점 3실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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