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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요소 극복한 배우들의 연기력, '불새' 시청률 견인

[드라마 보는 아재] 고 이은주-이서진-문정혁 주연의 MBC 드라마 <불새>

26.02.23 17:36최종업데이트26.02.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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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최고 시청률 43.6%를 기록했던 MBC 드라마 <선덕여왕>은 그 해 MBC 연기대상에서 고현정이 대상, 엄태웅과 이요원이 최우수상, 김남길이 우수상, 유승호가 신인상을 휩쓸었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그리고 <선덕여왕> 출연 당시만 해도 신예에 가까웠던 비담 역의 김남길은 2019년과 2022년 <열혈사제>와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두 번이나 SBS 연기대상을 수상하는 스타배우로 성장했다.

2016년 최고 시청률 27.6%를 기록했던 <낭만닥터 김사부>도 그 해 SBS 연기대상에서 한석규가 대상, 서현진과 유연석이 우수상 및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돌담병원의 공식커플이었던 서현진과 유연석은 <낭만닥터 김사부>가 끝난 후에도 승승장구하면서 한 작품을 끌고 갈 수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이 밖에 양세종과 김민재,서은수 등도 <낭만닥터 김사부>가 배우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이처럼 높은 시청률로 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드라마가 종영한 후에도 동반 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04년에 방송돼 30%에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불새> 역시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이 연말 시상식에서 주요상을 휩쓴 후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불새>의 히로인이었던 고 이은주는 이듬 해 2월22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불새>는 그녀의 드라마 유작이 되고 말았다.

 <대장금>의 후속 드라마였던 <불새>는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로 큰 성공을 이어갔다.
<대장금>의 후속 드라마였던 <불새>는 30%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로 큰 성공을 이어갔다.<불새> 홈페이지

만 24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아까운 배우

어린 시절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이은주는 고교 시절 학생복 모델 선발대회에서 입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했고 1997년 KBS 청소년 드라마 <스타트>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이은주는 1998년 박종원 감독의 <송어>에서 고 강수연이 연기한 정화의 동생 세화 역을 맡으며 스크린에 데뷔했고 1999년에는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가 각본에 참여한 드라마 <카이스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은주는 <카이스트>에서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며 장학금을 타기 위해 악착 같이 살지만 속으로는 팀원들을 생각하는 전산학과 4학년 구지원을 연기했다. 이은주는 박채영 역의 채림과 함께 <카이스트>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고 200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수정>에서 주인공 수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은주는 <오!수정>을 통해 대종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충무로의 샛별'로 떠올랐다.

이은주는 <오!수정> 개봉 직전에 출연했던 드라마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가 국민 드라마 <허준>에 밀려 시청률에서 크게 고전했지만 슬럼프는 오래 가지 않았다. 2001년 판타지 멜로영화 <번지점프를 하다>가 서울에서 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사랑을 받은 것이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은주는 2002년에도 <연애소설>로도 서울관객 58만을 기록하며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여성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한 동안 영화 출연에 전념하던 이은주는 2004년 MBC 드라마 <불새>를 통해 4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이은주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 쓴 결혼과 이혼 등 파란만장한 삶을 경험하는 이지은 역을 잘 소화하며 극찬을 받았고 그 해 MBC 연기대상에서 베스트커플상(with 이서진)과 여자 최우수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이은주는 스스로 생을 마감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막장요소를 배우들의 매력으로 이겨낸 드라마

 <불새>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며 전성기를 맞은 이은주는 이듬 해 2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불새>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며 전성기를 맞은 이은주는 이듬 해 2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MBC 화면 캡처

<불새>는 2004년 4월 57.8%의 최고 시청률로 한국 드라마 역사상 최고 시청률 10위에 오른 <대장금>의 후속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물론 <대장금>의 후광을 입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주로 영화에서 활동하던 이은주와 <다모>로 이제 막 주연급 배우가 된 이서진, 연기자보다 가수 신화의 에릭으로 더 유명한 문정혁, 악역에 익숙하지 않은 정혜영을 내세운 <불새>의 캐스팅은 다소 약해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불새>는 유오성의 드라마 복귀작이었던 SBS의 <장길산>과 H.O.T 출신 강타의 미니시리즈 주연 데뷔작이었던 <러브홀릭>을 가볍게 제치고 최고 시청률 27.9%를 기록하며 제목처럼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불새>는 '그 어떤 시련도 막지 못하는 두 남녀의 불새처럼 뜨거운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부부사이였던 지은(이은주 분)과 이혼한 세훈(이서진 분)은 이후 지은의 절친 미란(정혜영 분)과 약혼했다는 설정이었다. '막장' 요소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로 드라마는 인기를 얻었다.

<불새>는 16년이 지난 2020년 SBS에서 아침 드라마로 리메이크됐다. 원작을 집필했던 이유진 작가가 각본 작업에 참여했고 홍수아가 이지은, 이재우가 장세훈, 서하준이 서정민, 박영란이 미란을 각각 연기했다. 하지만 <불새2020>은 최고 시청률 6.5%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드라마 속 명대사(?) 독식한 신인 배우

 문정혁은 <불새>에서 재벌 2세 직진남 연기를 잘 소화하며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문정혁은 <불새>에서 재벌 2세 직진남 연기를 잘 소화하며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MBC 화면 캡처

2003년 <다모>에서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는 대사를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이서진에게 <불새>는 도약과 정체의 갈림길에 있었던 중요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서진은 <불새>를 성공으로 이끌면서 확실한 스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장세훈이 답답한 행동과 말들로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하면서 상대적으로 에릭이 연기한 '직진남' 서정민이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에릭은 <불새>를 계기로 신화 멤버 뿐 아니라 '배우 문정혁'으로도 승승장구했다.

<불새>의 악녀 윤미란 역을 맡았던 배우 정혜영은 유학 생활 도중 세훈이 낸 사고로 하반신 장애를 갖는다. 미란은 가사도우미로 온 지은이 세훈의 전 아내인 걸 알게 된 후 세훈에게 병적인 집착을 한다.

1998년 슈퍼 엘리트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이유진은 2000년대 초·중반 시트콤과 드라마, 예능,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했고 유쾌한 이미지와 이국적인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불새>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지은과 친하게 지낸 친구 남복자 역을 맡았는데 분량은 크지 않았지만 지은을 오해하고 있던 세훈에게 지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드라마보는아재 불새 고이은주 이서진 문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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