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감독 체제 아래 2026년 첫 공식전을 치른 울산이 뼈아픈 패배를 떠안았다.
김현석 감독이 이끄는 울산HD는 11일 오후 7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5-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그룹 7차전에서 멜버른 시티에 2-1 패배를 기록했다. 이로써 울산은 2승 2무 3패 승점 8점 9위에, 멜버른은 4승 1무 2패 승점 13점 4위에 자리했다.
울산으로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경기였다. 상황은 쉽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 승점 8점으로 토너먼트 직행 마지노선에 자리하고 있던 울산은 패배·무승부를 기록하게 되면,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질 수 있었다. 반면, 승점 3점을 획득하게 될 시에는 최대 5위까지 상승,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하이 포트(중국)와의 최종전을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울산은 최고 전력을 뽑았다. 조현우 골키퍼를 필두로 심상민·김영권·서명관·윤종규·이동경·보야니치·이희균·이규성·강상우·야고를 선택했다. 하지만, 좀처럼 분위기를 잡지 못했고, 전반 37분에는 순식간에 수비 뒷공간이 공략당하면서 카푸토에 선제 실점을 내줬다. 일격을 허용한 울산은 반격에 나섰고, 후반 34분 보야니치가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후 그대로 경기자 종료되는 듯했지만, 멜버른이 승부의 쐐기를 박는 골을 기록했다. 후반 48분 페널티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유니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팀의 2번째 득점을 완성했다. 울산은 부랴부랴 급하게 반격에 나섰으나 시간이 부족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보야니지 중거리' 말고 없었던 울산, 많은 숙제 떠안았다
완벽한 울산의 패배였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사령탑 교체 2회(김판곤·신태용)에 이어 내부 불화설까지 터지며 역대급 내홍을 겪었던 이들은 리그에서도 강등권 마지노선인 9위에 자리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들은 구단 '레전드' 출산 김 감독을 선임하며 진화에 나선 상황 속 첫 공식전 일전에 나섰다.
기대와 우려. 두 가지가 공존했던 가운데 첫 경기에서 '우려'했던 부분이 그대로 드러났다. 김 감독은 충남 아산-전남 드래곤즈 시절 사용했던 5-4-1 형태와는 다르게, 4백과 5백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보여줬다. 후방에는 김영권·서명관이 중앙을 지켰고, 우측 수비는 윤종규가 이를 담당했다. 또 좌측에는 심상민·강상우를 배치하면서 변곡점을 줬다.
수비 시에는 심상민이 스토퍼 임무를 수행했고, 공격 시에는 윙백과 풀백으로 올라섰다. 반면, 강상우는 수비 상황에서는 윙백으로 내려왔고, 빌드업 과정에서는 측면 깊게 침투하면서 공격을 돕는 형태였다. 파격적인 전술 시도였으나 이는 실패로 귀결됐다. 멜버른은 지독하게 심상민·강상우가 있는 공간을 공략했고, 카푸토의 선제골도 여기서 시작됐다.
전반에만 무려 6개의 슈팅과 2개의 유효 슈팅을 허용하면서 흔들렸고, 후반에는 유효 슈팅 4번을 헌납하는 불안함 모습이 연출됐다. 또 후반 중반에는 서명관까지 스스로 주저앉으면서 부상이 우려되는 장면이 나왔고, 교체로 투입된 조현택·트로야크 역시 아쉬운 모습이었다. 중원 장악력도 아쉬웠다.
김 감독은 이희균을 측면에 놓고 보야니치·이규성·이동경이라는 삼각 편대를 구축했지만, 영향력은 떨어졌다. 3선에 홀로 자리한 이규성은 존재감이 미미했고, 2선 지역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이동경은 비교적 낮은 위치에서 볼을 잡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결국 90분 내내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도 날리지 못하면서 첫 공식전을 마무리해야만 했던 이동경이었다
공격을 전개하는 부분도 매우 아쉬웠다. 팀의 밸런스가 너무 후방으로 치우친 탓에 역습을 나가는 속도도 무뎠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자원도 없었다. 선발로 나선 야고는 K리그 경력직 수비수인 델브리지의 봉쇄에 답답함을 드러냈고, 역습 선봉장에 섰던 강상우·이희균이 빠르게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정작 크로스를 받는 자원은 전무했다.
결과적으로 전반에는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날리지 못했고, 후반 18분이 되어서야 서명관이 강력한 헤더로 유효 슈팅을 만드는 모습이었다. 만약, 보야니치 전매특허인 정확한 오른발 슈팅이 없었더라면, 무득점 패배라는 '치욕적인' 출발을 선보일 뻔했던 울산이었다.
울산 사령탑 데뷔전서 '패장'이 된 김현석 감독은 "프리시즌 동안 힘들게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승패가 있다 보니 내용 면에서 잘했던 부분이 승패 때문에 묻혀버렸다. 오늘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 지지 않고 이기겠다는 의지를 봤다. 아쉽게 패했지만 의지 면에서 긍정적이다. 앞으로 울산이 더 발전하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총평했다.
한편, 이번 멜버른전 패배로 8위에서 9위로 추락한 울산은 오는 18일(한국시간) 최종전인 상하이 포트와의 원정 경기서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와야지만, 16강에 직행할 수 있는 상황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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