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홈포스터
오싹엔터테인먼트
한국에도 널려 있는 내 집 마련 잔혹사
장르적 연출만 따져보자면 그리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건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범죄자로서의 제약점이자 그 자체로 파격적 시도일 수 있었을 테다. 안타깝게도 <드림홈>에선 파격보다는 제약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조시 호의 둔한 몸놀림으로 인해 흔히 홍콩영화에 기대하는 수준급 액션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살인자가 신체적으로 취약한 여성이란 점에서 남성 입주자들과의 격전을 더 긴박하게 연출할 수도 있었을 테다. 그러나 부족한 액션소화력과 연출력은 도리어 장르적 쾌감을 해친다.
그럼에도 <드림홈>이 실패한 영화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일다. 영화의 두 기둥 중 다른 하나, 비현실적 부동산 가격과 짓눌린 인간들의 삶은 이 영화 가운데 제 존재감을 확고히 하고 있는 때문이다. 홍콩의 부동산은 가히 악마적이다. 그 악마성을 영화는 장르적 연출로써 관객 앞에 내보인다. 미친 세상에 당하기만 하는 비참한 삶과 그보다 더 미쳐버린 광기 어린 삶을 드러냄으로써 소실되는 인간성을 내보이는 것이다. 두 기둥 가운데서 이 기둥 만큼은 제법 굳건히 제 역할을 감당한다.
<드림홈>이 15년의 시차를 두고 한국에서 개봉에 이른 건 그래서 의미가 없지 않다. 영화가 담고 있는 홍콩의 현실이 그저 홍콩만의 이야기가 아니란 것을 관객은 안다. 영화는 아파트를 손에 넣은 주인공의 모습 앞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러올 또 다른 참혹함을 덧씌워 이 비극이 결코 일회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그건 그저 홍콩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일생을 벌어도 집 한 채 마련할 수 없는 사람들의 좌절감은 사회적 고민이 되어야 마땅하다. 살인적 자산가격 폭등에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다른 누구는 피해를 보는 일은 결코 마땅한 것이 아니다. 작게 보면 제도와 정책이, 크게 보면 체제와 구조가 모두 인간적 상상력의 결과다. 그렇다면 오늘의 현실을 바꿔내는 시도 또한 시민, 또 사회의 역할일 수 있다. 내 집을 꿈꾸는 일조차 공포가 되는 사회, 그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라서 나는 <드림홈>이 2026년 한국에 한 줌 유효함을 가졌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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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