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포스터
엣나인필름
소박한 삶 비추는 정적인 카메라의 힘
<동경이야기> <만춘> 등과 같이 소박한 가족의 삶을 다룬 영화다. 가정을 이룰 것을 고민하는 청년과, 만만치 않은 삶을 최선을 다해 꾸려가는 어른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지탱하는 지붕 아래 아이들은 건강하게 커 나간다. 사회의 밑바탕이란 결국 가족, 그리고 가정이라고 말하는 듯한 오즈 야스지로의 세계는 대단할 것 없지만 뭐 하나 빠진 것 같지도 않은 안온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시트콤을 보듯이 잔잔하지만 유쾌한 순간도 여럿이다. 편안하고 무해한 감상, <안녕하세요>를 보고 난 관객이라면 분명히 그와 마주할 것이다.
영화를 보며 시대적 유효함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한다. 1959년 작, 오래된 일본 고전영화를 오늘 한국 극장에 다시 거는 일의 의미를 떠올린다. 오늘의 관객에게 팔릴 만한, 관객들을 압도하고 충격에 빠뜨릴 작품만이 다시 극장에 걸릴 가치가 있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을 수 있겠다. 새롭지 않아도, 자극적이지 않아도 괜찮다. 이토록 평범하고 평이한 이야기가 도리어 영화의 기본을 돌아보게 하지 않는가.
<안녕하세요>가 가진 것과 갖지 않은 것을 따져보는 일도 흥미롭다. 오즈 야스지로의 카메라는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카메라가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멈춰 있는 카메라는 영상과 관객 사이에 공간을 둠으로써 보는 이의 사고를 일깨운다. 반면 움직이는 카메라는 보는 이의 주의력을 붙들어 영화와 객석 사이를 좁힌다. <안녕하세요>가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관객은 영화에 의해 이야기로 끌려오지 않는다. 스스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 충분한 거리, 시선, 시간이 주어진다. 오즈 야스지로의 세계는 초대할 뿐 압도하지 않는다. 그와 같은 여유, 그리고 다정함이 이 시대 그의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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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