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은 세기말의 문화와 정서를 잘 재현하면서 역대 케이블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응답하라1997> 홈페이지
걸그룹 멤버 겸 솔로 아티스트, 그리고 배우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정은지는 보컬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음악학원에 다니던 중 학원의 추천으로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에 합격해 연습생 생활을 거의 하지 않고 걸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했다. 에이핑크의 메인 보컬로 활동을 이어가던 정은지는 에이핑크가 3세대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 잡기 전이었던 2012년 <응답하라>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 응답하라 1997 >에서 '개딸 1호' 성시원 역에 캐스팅됐다.
정은지는 < 응답하라 1997 >이 첫 연기 도전이었음에도 걸죽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며 호평을 받았고 미쓰에이 수지와 함께 3세대 걸그룹을 대표하는 '연기돌'로 떠오르며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3년 노희경 작가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문희선 역을 맡아 표준어 연기에 도전(?)한 정은지는 2014년 KBS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을 통해 지상파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정은지는 2015년에도 KBS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발칙하게 고고>는 SBS <육룡이 나르샤>에 밀려 최고 시청률 4.3%에 머무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정은지는 2017년 진구, 김성균, 고준희와 함께 jtbc 드라마 <언터처블>에 출연해 진지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지만 <언터처블> 역시 최고 시청률 4%에 미치지 못했고 정은지는 연기자로서 첫 위기에 빠졌다.
<언터처블>을 끝으로 연기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에이핑크와 솔로 활동에 집중하던 정은지는 2021년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을 통해 3년 만에 연기를 재개했다. 정은지는 <술꾼 도시 여자들>에서 터프하고 거침없는 외강내유형 캐릭터 강지구를 연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정은지와 이선빈, 한선화로 이어지는 세 여성 배우의 조화가 돋보인 <술꾼 도시 여자들>은 2022년 시즌2가 제작됐다.
정은지는 2022년 9월 <블라인드>를 통해 < 응답하라 1997 > 이후 10년 만에 tvN 드라마에 출연했고 2024년에는 이정은과 함께 jtbc 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에 출연해 11.74%의 높은 시청률을 견인했다. 작년 KBS 드라마 <24시 헬스클럽>에서 실연의 아픔을 운동으로 극복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9kg을 증량했던 정은지는 가수와 배우로 동시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여성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케이블 드라마의 운명 바꾼 기념비적인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기본적으로 달달한 청춘 드라마의 공식을 따라가면서 젊은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tvN 화면 캡처
KBS에서 <여걸식스>와 <불후의 명곡>, <남자의 자격> 등을 연출했던 신원호 PD가 CJ E&M으로 자리를 옮겨 <남자의 자격> 메인작가였던 이우정 작가와 의기투합해 드라마를 연출한다고 했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케이블 드라마는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시트콤과 드라마의 경계에 있는 'B급 감성'의 작품들만 소소하게 인기를 얻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 응답하라 1997 >은 최고 시청률 7.6%를 기록하며 역대 케이블의 자체 생산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특히 정은지와 서인국, 은지원, 호야 등 비전문 연기자들을 대거 주연급으로 캐스팅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큰 반전이었다. 물론 지금은 시청률 20%를 넘긴 케이블 드라마도 종종 나오지만 당시 < 응답하라 1997 >의 인기와 시청률은 방송계 전체를 놀라게 하기 충분한 이변이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공통적인 특징이지만 < 응답하라 1997 > 역시 1990년대 후반의 문화와 정서, 소품 등을 디테일하게 소개하고 재현하면서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H.O.T와 젝스키스의 라이벌 구도에 대한 찬반 논란도 있었지만 그런 논란조차 <응답하라 1997>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트렌디한 러브 라인과 인물들의 성장 스토리로 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시리즈 등 자신이 연출한 드라마에서 음악을 잘 쓰기로 유명한데 그 시작은 역시 <응답하라 1997>이었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1990년대에 히트했던 음악들이 드라마의 상황에 맞게 적재적소에 깔리며 시청자들의 몰입에 도움을 줬다. 특히 두 주인공 정은지와 서인국은 쿨의 <올 포 유 All For You>와 영화 <연풍연가> OST <우리 사랑 이대로>를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 응답하라 1997 >은 시대 배경이 된 1997년을 잘 반영해 제작했지만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고증오류'를 지적 받기도 했다. 특히 남녀공학이 많이 존재하지 않았던 1990년대에 5~6명의 남녀 고등학생이 소꿉친구처럼 지낸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었다. 게다가 학생 지도 선생님들이 교문 앞에서 가위를 들고 지키던 야만(?)의 시대에 남학생들이 성인처럼 머리를 기른 것 또한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젝스키스 리더 닮은(?) 은지원의 드라마 주연작
▲은지원은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힌 정은지,서인국과 달리 <응답하라1997> 이후 연기 활동을 하지 않았다.
tvN 화면캡처
2009년 < 슈퍼스타K >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크게 주목 받은 서인국은 2012년 <사랑비>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후 < 응답하라 1997 >의 윤윤제 역을 통해 주연을 맡았다. 데뷔 초까지만 해도 지상파 방송국들이 암암리에 케이블TV에서 배출한 스타들을 견제하는 문화가 있었지만 <응답하라 1997>이 성공하고 <올 포 유>가 음원 차트를 '올킬'하자 서인국에 대한 지상파의 선입견은 완전히 사라졌다.
젝스키스의 리더이자 힙합 뮤지션, < 1박 2일 > 멤버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은지원에게 '연기'는 흑역사에 가까웠다. 젝스키스 시절에 출연했던 영화 <세븐틴>과 'TTL소녀' 임은경과 출연한 <여고생 시집가기>가 워낙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지원은 < 응답하라 1997 >에서 '젝스키스 은지원을 닮은' 서울에서 온 전학생 도학찬 역을 맡아 한층 나아진 연기를 선보였다(물론 이후 연기 활동은 없었다).
KBO리그 LG 트윈스의 열혈팬으로 야구팬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한 신소율은 < 응답하라 1997 >에 출연한 학생 배우들 중에서 이시언과 함께 유이한 전문 연기자였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단역을 많이 맡았던 신소율에게 < 응답하라 1997 >은 첫 주연작이었다. 신소율이 연기한 모유정은 '안승부인' 시원 몰래 H.O.T에서 젝스키스로 환승했다가 단짝이었던 시원과의 사이가 크게 멀어질 뻔 했다.
2009년 정규 6집을 끝으로 박정아와 서인영이 탈퇴한 걸그룹 쥬얼리는 2011년 새 멤버 박세미와 김예원을 영입해 4기 체제를 시작했다. 특히 김예원은 가수는 물론 예능과 연기까지 오가던 '전천후 멤버'였는데 < 응답하라 1997 >에서는 5년 전 사망한 성시원의 언니 성송주 역할로 특별 출연했다. 송주는 생전 윤제의 형 태웅(송종호 분)과 각별한 사이였기 때문에 태웅도 송주의 동생 시원을 애틋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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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큰둥했던 대중을 열광케 한, '응답하라' 시리즈의 '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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