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아스널과의 경기 종료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테우스 쿠냐가 마이클 캐릭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시 사령탑 부임 후 3연승을 질주하며 맨유의 반등을 이끈 마이클 캐릭이 1월 이달의 감독상 후보에 선정됐다.
지난 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4명의 감독이 이달의 감독상 후보로 지명됐다. 팬 투표와 전문가 투표가 합산돼 수상자가 결정된다"라고 발표했다. 4명의 인원 중 노팅엄 포레스트의 션 다이치(4전 2승 1무 1패)·본머스의 이라올라(5전 3승 1무 1패)·첼시의 새로운 지휘자인 로세니어(3승)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눈에 띄는 사령탑이 존재한다. 바로 맨유를 임시로 지휘 중인 마이클 캐릭이다.
'일깨운 맨유 정신→포인트 변화' 맨유의 반등을 이끈 마이클 캐릭
지난 시즌부터 이번 시즌 전반기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한없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개막 후에는 팀을 이끌었던 에릭 텐하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으며, 소방수로 부임한 후벤 아모림 감독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리그 순위는 15위에 머물렀고, 2부로 강등됐던 1973-74시즌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
추락은 이어졌다. 마지막 보루였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리그 결승전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에 0-1로 무릎을 꿇었고, 시즌 종료 후에 열린 김상식 감독의 동남아 올스타에게도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온갖 비난과 조롱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 구단은 아모림 감독과 동행하는 결단을 내렸고, 이는 최악의 수로 작용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리그 내에서 검증된 자원인 마테우스 쿠냐·음뵈모와 분데스리가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 곡선을 보여준 베냐민 세슈코를 품었으나 경기력에는 큰 반전이 없었다. 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는 4부에 자리하고 있는 그림즈비 타운에 충격 패를 당했고, 아모림 감독은 선수단 장악 실패와 맞지 않는 전술 색이 문제가 되면서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수뇌부의 갈등이 경질 도화선이 됐다. 지난달 4일(한국시간)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라운드 원정서 1-1 무승부 이후 인터뷰장에 나타났던 그는 "이곳에 그저 '헤드 코치'가 아닌 '매니저'로 왔다. 내 이름은 콘테도, 투헬도, 무리뉴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맨유의 매니저다. 구단이 나를 자르지 않는 한 18개월 동안은 이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구단은 아모림 인터뷰 이후 다음날 곧바로 그를 경질하는 결단을 내렸고, 시즌 종료까지 팀을 맡아줄 임시 사령탑에 '레전드' 마이클 캐릭 감독을 앉히는 선택을 했다. 당초 과거 임시 사령탑에서 정식 감독이 된 경력이 있는 솔샤르가 유력 후보로 부상했으나 협상은 결렬됐고, 구단은 차근차근 지도자 경험을 쌓고 있는 캐릭을 선택하는 결단을 한 것.
우려는 있었다. 팀의 레전드로 내부 사정과 퍼거슨 시절 멘탈리티를 확실하게 알고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감독 경력이 짧다는 것. 2017-18시즌부터 코치 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챔피언십에 자리하고 있던 미들즈브러 지휘봉을 잡았고, 나름 괜찮은 지도력을 선보였다. 강등권 팀을 플레이오프 진출권 팀으로 변모시켰고, 호평을 받기도 했다.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지도력은 인상 깊었지만, 프리미어리그가 아니었기에 캐릭이 맨유 지휘봉을 잡고 훌륭한 경기를 선보일 거라는 예측은 다소 무리였다. 하지만, 이런 우려 섞인 시선을 완벽하게 털어낸 캐릭이었다. 데뷔전이었던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전'에서 2-0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고, 이어진 아스널전에서도 혈투 끝에 3-2로 승점 3점을 쟁취했다.
기세를 이어 지난 2일(한국시간)에 열린 풀럼과의 홈 경기서도 골망이 2번이나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지만, 종료 직전 터진 세슈코의 극장 골로 인해 3연승을 질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캐릭 감독은 1월 이달의 감독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이런 캐릭의 지도력에 대해 "캐릭 임시 감독은 1월에 단 2경기만 지휘했지만, 리그 1, 2위 팀을 모두 꺾으며 팀을 완전히 변화시켰다"라며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의 심장을 뛰게 하는 직선적이고 자유분방한 축구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캐릭 임시 감독에게 정식 감독직을 맡겨야 한다는 여론까지 나오고 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극찬을 받는 가운데 캐릭 감독은 맨유의 모든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다. 가장 먼저 팀의 무너진 멘탈리티를 확실하게 세우고 있다. 아모림 감독 시절, 팀은 역전 승리를 거둘 때도 있었지만, 경기 초반 확실하게 무너지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고는 했다. 하지만, 캐릭 부임 후 이들은 휘슬이 울린 직후부터 정신을 붙잡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는 성적으로 나오고 있다.
두 번째로는 전술과 선수들의 장점을 확실하게 살린다는 거다. 아모림 감독은 본인이 스포르팅 시절부터 즐겨 사용하던 3백 카드를 맨유에 입히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3백 전술에 선수들을 끼워 맞추는 형태가 반복됐고, 이는 선수들의 특장점을 확실하게 무너뜨리는 '트리거'가 됐다.
대표적으로 2선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3-4-2-1의 3선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에 더해 패트릭 도르구·카세미루·마이누·쿠냐의 특징을 확실하게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캐릭 감독은 부임 후 이들에 맞는 옷을 확실하게 찾아줬고, 본인의 전술 철학을 강요하는 게 아닌, 현재 자원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격력이 줄어들었던 페르난데스는 캐릭 체제 3경기서 4도움을, 도르구 역시 2경기 2골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이외에도 카세미루(3G 1골 1도움)·마이누(3G 1도움)·쿠냐(3G 2골)·음뵈모(3G 2골)도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 들뜰 수도 있지만, 캐릭 감독은 카리스마를 확실하게 발휘하면서 팀을 장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일(한국시간) 토트넘과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우리가 치렀던 경기들과 약간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는 이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좋은 상황에 있다. 선수단도 잘 훈련했다. 들뜨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건 다음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큰 도전이 앞에 있다"라고 선수단에 침착함을 강조했다.
한편, 캐릭 감독은 오는 7일(한국시간) 토트넘을 상대로 리그 4연승에 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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