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우스메이드> 스틸컷
㈜누리픽쳐스
저택은 또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한다. 견고하게 쌓아 올린 저택의 완벽한 모습처럼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무결점 가정을 상징한다. 딸이 가지고 노는 인형의 집은 영화를 관통하는 섬뜩한 디오라마다. 인위적인 집과 위선적인 부부의 치장은 이들의 허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메리칸드림의 표상처럼 보이나 미묘한 균열과 은밀한 진실이 도사리고 있다. 다락방의 작은 창문은 폐쇄되어 있고, 문은 밖에서만 열린다. 무언가를 숨기기 좋은 은폐된 곳이다. 열쇠를 쥔 자는 권력의 포식자이자 모든 상황의 통제자가 되고 갇힌 자는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혼모였던 니나는 천사 같은 앤드루와 결혼해 모든 것을 얻었다고 안도했다.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앤드루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때마다 다락방에 갇혔고 반복되는 학대에 탈출할 의지를 키우게 된다. 입주 도우미로 밀리를 택한 건 니나의 설계였다. 애초에 말 잘 듣는 트로피 와이프가 필요했던 앤드루의 옆자리는 언제든지 대체할 수 있었다.
앤드루는 어디서나 도사리는 폭력의 은유다. 세상 완벽한 남편의 겉모습 속에는 지질한 마마보이가 자리했다. 완벽함을 추구했던 어머니의 양육 방식에서 비롯된 괴물이다. 절박한 여성을 아내로 맞아 통제권을 얻은 후 어머니의 시스템을 아내에게 실행했다. 자신만의 규칙을 위반하면 어떤 식으로든 마땅한 처벌을 내렸다.
이로써 열쇠를 쥔 자를 몇 번이고 전복하면서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주변의 찬사를 받는 헌신적인 남편과 정신적인 피폐함을 지닌 트러블 메이커 아내의 관계성. 쇼윈도 부부의 이면을 미스터리하게 조율한다. 장르적 재미와 비틀기를 더해 허를 찌르는 반전과 클리셰의 전복한다.
초반부터 밀리를 밀어 붙인 니나의 정서적 학대는 관객을 속이기 위한 미끼였고 모든 단서가 회수되며 퍼즐이 완성된다. 서서히 텐션을 키워나가 종국에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더한다. 고자극 수위를 넘나드는 에로틱한 설정, 고어적인 장면으로 장르적 시너지까지 펼쳐낸다.
벌써 속편 제작의 기대감
니나가 밀리를 자신의 대체품으로 고른 이유는 의도적이었다. 10년 전 감옥에 복역했던 건 부당함을 참지 않고 실행했던 정의감 넘치는 성격 탓이었다.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기개와 영리한 두뇌를 장착한 인물이었다.
선악이 모호한 입체적인 인물의 배치 덕분에 두 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동안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한 인물이 피해자였다가 가해자가 되고 방관자가 되는 상황을 한정된 공간에서 유려하게 풀어간다. 연이어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공감과 설득을 물론 공조와 연대를 통한 성장까지 아우른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시드니 스위니, 브랜든 스클레너가 펼치는 팽팽한 삼각편대의 전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편, <하우스메이드>는 북미 흥행 기세에 힘입어 속편 제작까지 확정되었다. 2편에서는 밀리가 작정하고 가정폭력에 맞서는 이야기가 전개될지 주목된다. 원작이 3부작인 까닭에 영화 또한 충분한 이야깃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일종의 다크, 안티 히어로의 변화도 눈여겨볼 관전 요소다. 참고로 의문스러운 정원사를 연기한 배우는 영화 < 365 >의 미켈레 모로네다. 속편이 제작된다면 소극적이던 그가 더욱 적극적이고 은밀한 조력자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보고 쓰고, 읽고 쓰고, 듣고 씁니다.
https://brunch.co.kr/@doona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