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스프링캠프 출국 이틀 앞두고 FA 투수 김범수(왼쪽)와 홍건희를 동시에 영입했다.
KIA 타이거즈
스포츠 선수들은 FA를 앞둔 시즌에 가장 큰 동기부여가 생기게 마련이고 실제로 FA 앞두고 좋은 성적을 올려 거액의 FA 계약을 따낸 선수들도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한화 이글스의 좌완 스페셜리스트 김범수는 'FA 대박 계약'을 따냈던 선수들의 길을 잘 따라간 대표적인 선수다. 김범수는 2025년 73경기에서 2승 1패 2세이브 6홀드 2.25 피안타율 .181를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범수는 2025년 1억 4300만 원의 연봉을 받아 'B등급 FA'로 구분됐다. B등급 FA는 영입 시 전년도 연봉의 100%와 25인 외 1명만 보상 선수로 내주면 되기 때문에 A등급에 비해 영입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김범수는 잠재력이 늦게 폭발했지만 1995년생, 만 30세로 관리만 잘 한다면 향후 4년 정도는 충분히 전성기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FA 시장에서 치열한 '김범수 영입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범수는 2025년 2.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프로 11년 동안 통산 평균자책점이 5.18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인 성적을 꾸준히 내는 투수는 아니다. 여기에 538.2이닝 동안 370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을 정도로 뛰어난 구위와 상반되는 제구 불안 이슈가 늘 따라다닌다. 설상가상으로 2025년 12월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K-9 자주포' 1대급의 몸값을 받고 싶다는 발언을 하면서 야구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결국 해를 넘길 때까지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하던 김범수는 21일 KIA와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했다. 농담처럼 꺼냈던 K-9 자주포의 가격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게다가 KIA에는 최지민과 곽도규, 김기훈 등 젊고 구위가 좋은 좌완 불펜 투수들이 즐비하다. 광주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될 김범수는 올 시즌 활약을 통해 2025년에 기록했던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줘야 한다.
[홍건희] FA 미아 위기서 6년 만에 '친정 복귀'
프로 스포츠에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에서 구단 또는 선수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계약서에 명시하기도 하는데 이를 통한 계약 해지를 '옵트 아웃'이라고 한다. 실제로 구단과 장기 계약을 체결한 선수 중에는 일정 기간 이후 '옵트 아웃'을 선언하고 FA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두산과 4+3년 계약을 체결했던 허경민(kt)이 2024 시즌 후 '옵트 아웃'을 선언하고 kt로 팀을 옮겼다.
2020년 6월 류지혁(삼성)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홍건희는 트레이드 후 두산의 핵심 불펜투수로 꾸준히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2022년부터 두산의 마무리로 활약한 홍건희는 2022년 18세이브, 2023년 22세이브를 기록하며 FA자격을 얻었다. 홍건희는 2024년 1월 두산과 2+2년 최대 24억 5000만 원에 계약했는데 첫 2년간 9억 5000만 원을 받고 '옵트 아웃'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의 계약이었다.
2024년 두산의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홍건희는 시즌 중반부터 루키 김택연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줬지만 65경기에서 4승 3패 9세이브 11홀드 2.73을 기록하며 두산의 불펜을 든든하게 지켰다. 하지만 홍건희는 2025년 20경기에서 2승 1패 6.19에 그치며 두산 이적 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야구팬들이 홍건희의 잔류를 예상했지만 홍건희는 15억 원의 보장 금액을 포기하고 '자유의 몸'을 선택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나머지 구단들은 2025년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던 만 33세의 베테랑 투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자칫 'FA미아'가 될 위기에 놓였다가 21일 친정 KIA와 1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두산에 잔류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15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총액 7억 원이다. 이제 홍건희는 올 시즌 마운드에서 타이거즈의 재건에 힘을 보태면서 자신의 건재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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