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약에 우리> 장면
㈜쇼박스
여기서 어지간히 간과되고 있는 핵심 하나. 멀티플렉스를 제외한 전국 극장들은 티켓 값을 인상한 적이 없다. 명맥을 이어가는 독립예술전용관들은 평일 1만~1만1천원 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소비 쿠폰 할인도 똑같이 적용됐다. 문화가 있는 날 할인이라고 다를 리 없다. 전국 95%를 멀티플렉스들이 차지해 버린 현실에 가렸을 뿐 이들 비멀티플렉스 극장들은 변함없이 관객들을 만나는 중이다.
20일 기준 19만6천여명.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이 지난해 10월 말 개봉해 3개월 동안 동원한 관객 수다. 일정 정도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열리면서 가능한 수치인 건 맞다. 분명한 것은 희망의 불씨를 피워 올리는 공간도, 새롭고도 단단한 완성도로 관객들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들이는 작품들도 기존 상업영화들이나 멀티플렉스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북미에서 5주째 1위를 수성 중인 <아바타: 불의 재>를 뛰어넘고서 160만을 돌파한 <만약에 우리>의 성공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나 지금이나 극장의 주 관객층은 2030 세대였다. 스크린 독과점을 등에 업은 낡은 흥행 공식을 답습할 수 없다는 교훈.
무려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영화의 하향평준화가 지적돼 왔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다. <세계의 주인>부터 해를 넘겨 <만약에 우리>까지 어떤 화두로 극장을 찾을 용의가 있는 관객들을 유혹할까가 관건 아니겠는가.
그런 목소리들에 그 어느 때보다 힘이 실린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문화가 있는 날 확대도 결국 그런 노력의 연장선이 돼야 한다. 망가진 산업을 단기가 되살릴 마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돈도, 당장 선보일 작품들도 턱없이 부족하다.
절치부심 티켓 값도 고민하고, 객단가도 현실화하며, 등 돌릴 관객들을 돌아 세울 완성도를 바닥부터 고민할 때다. 이를 뒷받침할 새 정부의 고민 역시 더 깊어지는 2026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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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