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스틸컷
익스포스 필름
결론은 모두가 알고 있다. 김현진과 김창인 모두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그것도 참담하게. 둘 모두 당내경선에서부터 실패를 맛본다. 김현진은 몸 바친 투쟁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얻어내지 못한다. 그는 철저히 외면 받는다. 당내 면접자리에서 그가 받은 질문부터가 성의없는 것이었다며 그는 허탈해한다. 주목할 배경 없는 그에게 정당은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보수정당 내에서 청년정치의 가능성은 그렇게 닫혀 있다. 주류 정당 바깥에서 또 다른 정치세력을 찾아보지만 마땅치 않다. 정당 깃발만 보고 찍어주는 유권자가 다수인 세상이 아닌가. 수많은 정치낭인이 주류 정당 주위를 기웃거리는 것도 그 때문일 테다. 가진 것 없는 청년 투쟁가는 거리에서의 한 시절을 남긴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김창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유의미한 득표를 기록하는 데 실패한다. 그가 걸어온 지난 행보, 또 정의당 내에서의 활동이 당원들에게 그리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뿐이다. 쓴 술을 삼키는 그 곁에서 그를 지지하는 소수 참모들이 더하는 말이 적잖이 아프다. 그처럼 좋은 사람이 정치를 하길 바랬다는 이들은 결국 현실 정치판 안에서 좌절만을 맛본다. 영화는 오로지 김창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당시 정의당의 상황을 거의 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밖의 이야기는 또 그대로 청년 정치의 또 다른, 더욱 큰 실패이기도 하다.
당시 김창인에 앞선 이들은 류호정, 장혜영, 문정은, 정민희 등이다. 이들이 상위순번을 차지한다. 이중 류호정, 장혜영은 고작 1%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당내 유력 후보에 앞서 당선권인 1, 2번에 배정된다. 실제 선출순위로는 19, 21위로 당선이 불가능했던 이들이 경력과 실력 모두 출중한 상위 후보들을 제치고 전진배치된 건 오로지 당이 청년을 우대하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요컨대 영화가 실패로 그리고 있는 청년 정치의 실패는 김창인 개인의 실패일 뿐 정의당 안에선 승리한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은 실제 원내에 입성하는 데 성공한다. 당시까지는 그래도 갖고 있었던 정의당의 유무형 자산의 지원으로 두 청년 정치인이 특혜를 입은 결과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는 바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포스터
익스포스 필름
한국이 탁월한 청년 정치가를 갖지 못하는 이유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는 패배의 기록이다. 당내 공천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청년의 나날을 숨 가쁘게 뒤따른 영화가 마침내 이들이 실패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그렇다. 그러나 영화가 다룬 실패는 반절짜리일 뿐이다.
김현진의 실패는 그가 청년 정치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청년 정치가 어째서 패배하는지를 김현진의 이야기로는 얼마 살펴볼 수 없다. 당시 자유한국당이 청년정치를 어찌 대하는지를 영화는 깊이 다가서 살피지 않는다. 김창인의 이야기 또한 마찬가지다. 당내 청년 정치인에게 비례 1,2번 배정이란 특혜를 주었던 정의당의 결정보다는 김창인의 패배에만 주목한 것이 그렇다. 때문에 영화는 김창인의 패배일 뿐 청년정치의 패배가 되지 못한다. 진짜 청년정치의 실패는 김창인 대신 선택받은 이들이 원내에 진입한 뒤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엔 흥미로운 지점이 많다. 정치에 뛰어들기 위해, 제도권 정치 안에 들어서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두 청년의 모습으로부터 한국 정치가 갖는 구조적 한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우수한 정치인은 우수한 유권자의 관심을 자양분으로 자란다. 그러나 한국 정치판은 어떠한가. 유권자들은 과연 우수한 정치가를 원하는가. 그만큼 자질 있는 정치가를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꾸준한 관심도, 역량 있는 이를 가려낼 능력도 갖지 못하여서 우리는 점점 더 자극적인 특징과 초라한 내실을 가진 이들만 만나고 있는 게 아닌가.
영화를 보면 볼수록 이 나라엔 탁월한 청년 정치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만한 인물을 길러내지 못하는 박약한 유권자 시민의 역량 또한 확인하게 된다. 말하자면 이 시대 한국에서 청년 정치가 패퇴하는 건, 20대 국회에 청년의 대표자가 채 한 줌도 되지 않는 상황이 오고 만 것은 오롯이 우리 자신이 초래한 결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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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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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 '0명', 그러니까 한국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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