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의 악단>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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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음악, 그리고 종교의 새 얼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종교 자유를 철저히 억압하는 북한 사회를 그리면서도 너무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게 전개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인물들의 기상천외한 행동들과 상황 설정은 곳곳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이 영화의 최고 장점 중 하나는 음악이 가진 보편적인 호소력을 잘 살려낸 부분이다. 영화 내용 중에는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라는 찬송가와 '은혜'와 '광야' 등의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현대 기독교 음악)이 나온다. 전형적인 기독교 찬양이면서도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상당한 울림을 주는 노래들이 아닌가 싶다.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이 영화가 북한 사회를 너무 부정적으로 그리기에 남북 화해에 이바지하기보다는 북한에 대한 편견을 강화할 것 같아서다. 북한에서 '종교'는 철저히 선전용에 불과한지에 대해서도 속단하긴 어렵다. 최재영 목사의 책(<북녘의 교회를 가다>, <북녘의 종교를 찾아가다>)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국제 사회의 외교적 고립을 피하려 1990년대 이후 교회와 사찰, 성당 등 종교 시설을 건립했다. 평양 장충 성당과 함북 금호성당, 러시아정교회 소속인 평양 장백동 정백교회, 평양 정릉사와 광법사 등이 대표적이다.
최 목사는 러시아 정교회 소속 정백사원(성삼위일체성당)의 사제들은 러시아 정교회 신학교에서 2년간 교육받고 실습 훈련까지 마친 뒤에 교회 사제로 일한다고 밝혔다. 다른 종교 시설의 성직자들도 해당 종교에 대한 연구 과정을 거쳐 일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 목사는 북한에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외에도 500여 개에 달하는 가정교회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이 영화만 보고 북한의 모든 종교가 '가짜'라 단정할 수는 없다. '진짜와 가짜'라는 단순 구분과 논리만으로는 북한 종교의 실체에 제대로 접근하기도, 파악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진짜냐 가짜냐가 아니라, 어떤 조건 속에서 신앙이 형성되고 유지되는지이다.
사실 어떤 종교나 신자이든 '과정' 속에 존재하게 마련이다. 위장 신자였다고 해도 그 안에서 진정한 신앙이 생겨날 수도 있고, 몇 대째 신자라 해도 실은 그 속에 아무런 믿음이 없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서 바로 잡아야 할 잘못 알려진 상식이 있다. "기독교를 박해하던 '사울'이,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인 뒤 '바울'로 개명하여 사도로 변했다"는 말이다. 신약성경 사도행전에는 '사울'이란 이름으로 나오던 청년이 예수를 믿은 뒤 '바울'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그 내용을 읽고 "사울이 변해 바울이 됐다"는 많은 오해가 생겨났다. 바울은 길리기아 다소 출신의 '디아스포라 유대인'이었다. 해외 교민들의 이름이 한국식 이름과 해당 나라의 이름, 두 가지를 쓰는 분이 많듯이 바울도 두 가지 이름(유대식 이름과 로마식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다. 즉 사울이 회개한 뒤에 '바울'로 개명한 게 아니다.
▲영화 <신의 악단> 포스터작년 12월 31일 개봉한 영화 <신의 악단>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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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울려 퍼진 '찬양', 이 영화의 미덕과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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