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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전성기 열어준 '시그널'... 언제 볼 수 있을까

[드라마 보는 아재] 김혜수-이제훈-조진웅 주연의 tvN 드라마 <시그널>

26.01.20 13:48최종업데이트26.01.2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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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영국 등 서양권에서는 시즌제 드라마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즌제 드라마가 썩 익숙하지 않았다. 실제로 주지훈, 윤은혜 주연의 <궁>과 김수현, 수지라는 신예스타를 배출한 <드림하이>, 호화 캐스팅으로 국내 첩보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던 <아이리스> 등이 높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2를 제작·방영했지만 시즌1의 인기와 완성도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tvN과 OCN 등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응답하라> 시리즈와 <보이스> 시리즈 등이 시즌제로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았고 국내에서 시즌제 드라마의 위상도 많이 높아졌다. 2020년대에는 <낭만닥터 김사부>와 <모범택시> 시리즈 등 지상파에서도 적극적으로 시즌제 드라마를 제작·편성하고 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처럼 제작 단계부터 시즌제를 표방한 드라마도 있었다.

tvN에서는 오는 6월, 10년 전 첫 번째 시즌이 방송돼 '범죄 스릴러의 걸작'으로 불리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드라마의 두 번째 시즌이 방송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 말 핵심 캐릭터 중 한 명의 과거 이력이 폭로되면서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고 이 때문에 시즌2의 방영 시기도 불투명해졌다.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고 김혜수와 이제훈, 조진웅이 주연을 맡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이다.

'가변 화면비' 사용한 최초의 tvN 드라마

 김혜수는 과거 시점에선 열정적인 신참형사, 현재 시점엔 노련한 수사팀장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김혜수는 과거 시점에선 열정적인 신참형사, 현재 시점엔 노련한 수사팀장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tvN 화면 캡처

2011년 첫 지상파 드라마 <싸인>으로 시청률 24.9%를 견인하며 스타 작가로 떠오른 김은희 작가는 2012년 <유령>, 2014년 <쓰리데이즈>의 각본을 쓰며 세 편 연속 SBS 드라마를 집필했다. 하지만 <유령>이 15.3%, <쓰리 데이즈>가 13.8%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갈수록 시청률이 떨어졌으니 SBS에서도 더 이상 김은희 작가에게 '무한신뢰'를 보내기는 힘들어졌다.

<시그널> 역시 당초 SBS에서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SBS는 현재의 형사와 과거의 형사가 무전기로 소통하는 <시그널>의 비현실적인 설정에 부담을 느꼈고 결국 <시그널>의 편성을 취소했다. 그렇게 <시그널>은 tvN으로 옮겨 방송됐고 '범죄 수사물의 걸작'으로 불리며 2016년 백상예술대상에서 TV작품상과 각본상(김은희), 여자 최우수상(김혜수)을 휩쓸었다. 결과적으로 SBS는 아쉬운 입맛만 다시게 됐다.

<시그널>은 현재의 형사 박해영(이제훈)과 과거의 형사 이재한(조진웅 분)이 무전기로 교신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극이지만 정작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는 차수현 역의 김혜수였다. 김혜수는 과거 시점에서 이재한 형사에게 '쩜오'로 불리는 신참 형사를, 현재 시점에서는 현장에 살고 현장에 죽는 광역수사대 장기미제전담팀장을 소화하며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흔히 범죄 수사물 장르는 하나의 '거대악'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회를 거듭하면서 메인 빌런에게 조금씩 접근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풀어 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그널>에서는 이재한과 박해영, 차수현 등 세 형사를 중심으로 공조수사를 통해 6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물론 과거가 현재의 사건에, 현재가 과거의 사건에 서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시그널>의 가장 큰 재미 요소다.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드라마인 만큼 현재 장면은 16:9, 과거 장면은 21:9의 비율로 보여주는 '가변 화면비(한 영상물 내에 복수의 화면비를 보여주는 구성)'를 사용했다. 이는 국내 드라마에선 사실상 최초로 했던 시도로 시청자들이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며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실제로 <시그널>을 시작으로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 <호텔 델루나> 등 많은 드라마에서 가변 화면비를 사용했다.

3년 동안 연기대상 2회 수상

 SBS '모범택시3'
SBS '모범택시3'SBS

<시그널>에서 빠질 수 없는 이제훈은 2005년 연극을 통해 데뷔해 단편영화와 독립영화를 오가며 활동했다. 2011년 윤성현 감독의 독립영화 <파수꾼>을 통해 주목받았다. 이제훈은 같은 해 장훈 감독의 <고지전>에서 신하균, 고수, 류승룡 등 선배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고 <파수꾼>으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고지전>으로 부일영화상과 영평상 신인상을 휩쓸면서 단숨에 영화계가 주목하는 특급 유망주로 떠올랐다.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국민 첫사랑' 수지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이제훈은 영화 <파파로티> 촬영 후 군에 입대해 의무 경찰로 복무했다. 입대 전 영화 위주로 활동하던 이제훈은 전역 후 SBS 드라마 <비밀의 문>을 통해 복귀했고 2016년 <시그널>에서 프로파일러 박해영을 연기했다. <시그널>은 장르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고 시청률 13.4%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2017년 신민아와 드라마 <내일 그대와>에 출연한 이제훈은 그해 6월에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에서 항일 운동을 하는 조선청년 박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리고 같은 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는 옥분(나문희 배우 분)의 영어 공부를 돕는 구청 공무원 박민재를 연기해 호평받았다. 이제훈은 2018년 인천공항 여객 서비스팀의 이야기를 다룬 <여우각시별>에서 채수빈과 호흡을 맞췄다.

2020년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연출한 영화 <사냥의 시간>에 출연한 이제훈은 2021년 SBS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특수 부대원 출신의 택시 기사 김도기 역을 맡았다. <모범택시>는 배우 교체의 악재를 극복하고 최고 시청률 16%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제훈은 넷플릭스 드라마 <무브 투 헤븐> 이후 4명의 배우가 나눠서 연출을 맡은 영화 <언프레임드>에서 <블루 해피니스>의 연출을 담당했다.

2023년 <모범택시2>를 시청률 20%로 이끌며 데뷔 첫 지상파 연기대상을 수상한 이제훈은 2024년 <수사반장>의 프리퀄 드라마 < 수사반장1958 >에서 최불암 배우가 맡았던 박영한 형사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2024년 7월 영화 <탈주>에 출연한 이제훈은 작년 JTBC 드라마 <협상의 기술>에서 전설의 협상가로 변신했고 연말에는 < 모범택시3 >를 통해 두 번째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대세배우'임을 입증했다.

'꼬꼬무 아저씨'가 립밤 바르던 시절

 <시그널>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김범주가 립밤 바르는 장면은 배우 장현성의 애드리브였다.
<시그널>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김범주가 립밤 바르는 장면은 배우 장현성의 애드리브였다.tvN 화면 캡처

이제훈이 <시그널>을 통해 배우로서 본격적인 전성기를 열었다면 조진웅은 <끝까지 간다>와 <명량>, <암살>에 잇따라 출연하며 한창 정점에 올라 있던 시기에 <시그널>에 출연했다. 조진웅은 <시그널>에서 이재한 형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엔딩 장면에 등장하면서 시즌2에 대한 복선까지 깔아줬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사 때문에 이미 촬영을 마친 <두 번째 시그널>의 공개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1993년에 데뷔해 30년이 넘은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지만 젊은 시청자들에겐 '꼬꼬무 아저씨'로 더 익숙한 장현성은 <시그널>에서 형사기동대 반장에서 경찰청 수사국장까지 승진한 김범주를 연기했다. 끝없는 출세욕으로 차수현과 박해영이 있는 장기 미제 전담팀을 궁지에 빠트리는 인물로 주요 사건에서 증인 납치를 사주하고 증거 조작도 서슴지 않으며 박해영의 형을 살해하기도 했다.

류승룡, 최혁진과 난타 1세대 멤버로 코믹 연기와 악역을 넘나드는 김원해는 <시그널>에서 광역수사대 장기 미제전담팀의 자료 분석요원 김계철 역을 맡았다. 차수현의 진양서 강력계 선배 형사였지만 동네 양아치들에게 돈을 받은 것이 감사에 걸려 강등되면서 차수현보다 계급이 낮아졌다. 김원해라는 배우의 이미지처럼 다소 가벼운 캐릭터지만 '사람 찾기'에 있어서는 뛰어난 전문성을 발휘했다.

<시그널>에서는 평소 선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이상엽이 홍원동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 김진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가수 박남정의 딸이자 2020년 걸그룹 STAYC로 데뷔하는 박시은은 아역배우 시절 한영대교 붕괴사고로 사망하는 오은지 역으로 출연했다. 김은희 작가가 집필한 <쓰리 데이즈>에 출연했던 손현주도 비리 국회의원 역으로 특별 출연해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드라마보는아재 시그널 김은희작가 이제훈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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