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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조정석의 주연 데뷔는 '주말 드라마'였다

[드라마 보는 아재] 아이유-조정석 주연의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26.01.12 17:43최종업데이트26.01.1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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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과 <나쁜 녀석들> <치즈 인 더 트랩> <꼰대인턴> 등에 출연한 박해진은 지난 2006년 KBS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를 통해 데뷔했다. 당시 연하남 역을 맡은 박해진은 나설칠 역의 이태란과 달달한 연상연하 커플 연기를 선보이며 '국민 연하남'으로 떠올랐고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했다. 박해진에게 <소문난 칠공주>는 데뷔작이자 출세작이 된 대표적인 사례였다.

2008년 독립영화를 통해 데뷔한 지창욱도 2009년 KBS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솔약국집의 넷째 아들이자 재수생 송미풍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솔약국집 아들들>로 인지도를 높인 지창욱은 이듬해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를 통해 한 걸음 더 성장했다. 지금은 최고의 스타배우가 된 송중기도 KBS 주말드라마 <내 사랑 금지옥엽>이 배우로 성장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됐다.

2020년대 들어 위세가 많이 약해졌지만 KBS 주말드라마는 2010년대까지 낮아도 30%, 높으면 50% 이상의 시청률을 보장하는 황금 시간대였다. 따라서 KBS 주말드라마에 출연하는 신예 배우들은 이를 계기로 스타로 도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3년에 방송된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역시 뮤지컬 배우와 영화계의 '신스틸러'로 익숙하던 조정석이 주연 배우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든 작품이었다.

 <최고다 이순신>은 전작들에 비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시청률 30%를 넘겼다.
<최고다 이순신>은 전작들에 비해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시청률 30%를 넘겼다.<최고다 이순신> 홈페이지

뮤지컬 배우에서 매체스타로 성공적 변신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한 조정석은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을 통해 데뷔해 <그리스> <헤드윅> <내 마음의 풍금> <대장금>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그렇게 무대 연기를 이어가던 조정석은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청년 승민(이제훈 분)의 친구 납뜩이 역을 맡아 유쾌한 감초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조정석은 같은 해 왕실 근위 중대장 은시경을 연기한 <더킹 투하츠>와 영화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게 '납뜩이 신드롬'이 일찍 막을 내리는 듯 했던 조정석은 2013년 KBS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아이유의 상대역 신준호를 연기했다. 조정석은 <최고다 이순신>에서 까칠하면서도 다정한 면을 갖춘 캐릭터를 잘 소화하며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상과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했다.

조정석은 같은 해 영화 <관상>으로 913만 관객, 2014년 첫 메인 주연작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214만 관객을 동원하며 스타배우로 도약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조정석은 2015년 박보영과 호흡을 맞춘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스타셰프 강선우를 연기했고 2016년에는 도경수와 함께 출연한 영화 <형>으로 298만 관객을 동원하며 '납뜩이' 이미지를 떨치고 '배우 조정석'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조정석은 2018년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과 2019년 드라마 <녹두꽃>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 해 여름 윤아와 함께 출연한 영화 <엑시트>로 942만 관객을 동원하며 놀라운 '흥행파워'를 과시했다. 그리고 2020년과 2021년에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1,2>에서 이익준 역을 맡아 유쾌한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2024년엔 13년 만에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하며 무대에 올랐다.

2024년 코미디 영화 <파일럿>에서 파격적인 여장 연기에 도전해 471만 관객을 동원한 조정석은 작년 4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약한 영웅: 클래스2>에서 최창희 역으로 특별 출연했다. 조정석은 작년 웹툰 원작의 휴먼 코미디 호러 <좀비딸>로 작년에 개봉한 한국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563만)을 동원했고 <좀비딸>에서 코믹하면서 인간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백상예술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가볍고 유쾌한 설정에 뜬금없이 '출생의 비밀'?

 <최고다 이순신>에 함께 출연한 아이유(오른쪽)와 조정석은 2013년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다.
<최고다 이순신>에 함께 출연한 아이유(오른쪽)와 조정석은 2013년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다.KBS 화면 캡처

오랜 기간 KBS와 함께 9시에 메인뉴스를 편성했던 MBC는 2011년부터 메인뉴스 <뉴스데스크>의 시간대를 8시로 변경했다. 이는 가뜩이나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KBS 주말드라마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실제로 MBC <뉴스데스크>가 8시로 시간을 옮긴 이후 <넝쿨째 굴러온 당신>과 <내 딸 서영이>가 연속으로 50%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렸다.

따라서 KBS로서는 최고의 스타가수 아이유와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조정석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고두심, 이미숙, 김갑수, 정동환 등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최고다 이순신>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았다. <최고다 이순신>은 최고 시청률 30.8%로 상당히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KBS 주말드라마'였기에 결코 만족하기 힘든 성적이었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최고다 이순신>은 세 자매의 막내딸로 자란 배우 지망생 이순신(아이유 분)이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과 사랑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사실 복잡한 가족사만 빼면 주인공의 연령대만 조금 많아졌을 뿐 아이유의 연기 데뷔작이었던 <드림하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설정이다. 주말드라마가 아닌 미니시리즈에 더 어울리는 설정의 드라마라는 뜻이다.

하지만 <최고다 이순신>은 주말드라마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K-드라마의 고질병이자 강력한 무기인 '출생의 비밀'과 '시월드' 같은 막장 요소들을 포함 시켰다. 그렇게 출생의 비밀과 가족들의 갈등이 이야기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정작 이순신이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는 <최고다 이순신>이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도 시청률에서 탄력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최고다 이순신>은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제목 때문에 방영 초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물론 이름만 같을 뿐 충무공의 이야기와는 전혀 무관하다). 특히 드라마 초반 취업 면접을 온 이순신에게 면접관들이 본명이 맞냐고 물으면서 "우리 회사 말고 해경에 지원해서 독도나 지키는 건 어때요?"라고 비웃는 듯한 장면이 나오면서 '역사의식 부제' 논란이 지적되기도 했다.

사이 나쁜 자매로 출연한 아이유의 절친

 유신은 집안의 '천덕꾸러기' 순신을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실제 유인나와 아이유는 둘도 없는 절친이다.
유신은 집안의 '천덕꾸러기' 순신을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실제 유인나와 아이유는 둘도 없는 절친이다.KBS 화면 캡처

2010년 SBS의 예능프로그램 <영웅호걸>에 함께 출연하며 아이유와 11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절친이 된 유인나는 <최고다 이순신>에서 아이유와 자매 연기를 선보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드라마 속에서 유신과 순신의 사이가 썩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물론 후반엔 화해하지만). 또래에 비해 데뷔가 늦었던 유인나는 <최고다 이순신> 이후 <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0년 미스코리아 미 출신으로 2008년 권상우와 결혼한 손태영은 2009년 첫째 아들을 출산한 후 2013년 <최고다 이순신>에서 세 자매의 장녀 이혜신 역으로 출연했다. 혜신은 드라마가 산으로 가면서 비중이 크게 약해진 비운의 캐릭터다. 참고로 혜신의 상대역이었던 정우는 같은 해 <응답하라1994>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고 혜신의 딸로 나왔던 김환희는 영화 <곡성>에서 "멋이 중헌디"를 외치며 유명세를 탔다.

2024년 tvN의 <눈물의 여왕>, 작년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북극성>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미숙은 <최고다 이순신>에서 잘 나가는 중년 배우이자 순신의 생모 송미령을 연기했다. 갈수록 비중이 줄어든 김정애와 달리 송미령은 순신의 가정사에서 매우 중요한 캐릭터로 급부상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농반진반'으로 드라마 제목을 <최고다 송미령>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상파 3사와 백상예술대상에서 모두 대상을 수상한 유일한 연기자 고두심 배우는 <최고다 이순신>에서 세 자매의 어머니 김정애 역을 맡았다. 김정애는 자신의 앞가림을 잘하면서 승승장구한 혜신,유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순신을 애정으로 보듬는 따뜻한 어머니다. 다만 고두심 배우는 같은 기간 MBC 일일드라마 <구암 허준>에 '겹치기 출연'을 하면서 중반 이후 비중이 줄어드는 아쉬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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