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뉴요커, 100년의 이야기>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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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더 뉴요커>는 저널리즘의 혁신을 이룬다.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대부분의 언론이 폭탄의 위력을 수치로 전하는 데 집중한 반면 존 허시는 실제 피해자들의 경험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렇게 탄생한 「히로시마」는 전 세계로 퍼지며 핵무기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고, 유머와 농담의 잡지였던 <더 뉴요커>는 진지한 저널리즘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1950년대에는 제2대 편집장 윌리엄 숀의 지휘 아래 논란의 중심에 섰다. 레이철 카슨이 DDT의 위험성을 고발하는 글을 가져왔고, 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대대적으로 다뤄졌다. 이 연재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책으로 출간되어 역사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현대 환경 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
1960년대에는 젊은 소설가 제임스 볼드윈에게 원고를 청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종 관련 에세이를 실었다. 1980년대에는 트루먼 커포티의 논픽션 소설 <인 콜드 블러드>를 연재해, <더 뉴요커>에 실린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글 중 하나로 남겼다.
<더 뉴요커>는 지난 100년 동안 미국 역사의 주요 분기점마다 시대를 선도하는 글을 실어 왔다. 역사를 움직이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동시에, 오랫동안 이어질 논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는 정론을 굽히지 않겠다는 신념을 모든 구성원이 공유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정록직필의 <뉴요커>가 현재를 살아가는 방법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뉴요커, 100년의 이야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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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더 뉴요커>는 창간 초기의 유머러스한 톤과 진지한 저널리즘을 모두 흡수해 보여 준다. 연예계 이야기부터 뉴욕 시민들의 삶, 나아가 미국 정치 권력과 세계 분쟁 지역의 전쟁까지 폭넓게 다룬다. 그러니 글이 대체로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구성원들은 한결같이 그 험한 길을 선택한다.
<더 뉴요커>는 힘겨웠던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 초 거대 자본에 인수됐다. 이후 제4대 편집장 티나 브라운의 주도로 짧은 기간 대대적인 개혁을 이뤄냈다. 구시대에서 신시대로의 전환이었다. 그리고 1998년 취임한 제5대 편집장 데이비드 램닉이 지금까지 잡지를 이끌고 있다.
다큐멘터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편집장을 포함해 십수 년에서 수십 년간 재직한 구성원이 상당수임을 알 수 있다. 동시에 새로운 인재들도 끊임없이 유입된다. 신구의 조화가 더없이 이상적이다. 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오랜 세월 함께해 온 이들이 있는 한편, 매일같이 쏟아지는 수천, 수만 편의 원고와 카툰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램닉 편집장의 말처럼 <더 뉴요커>는 흔들림 없이 한 세기를 지나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두 번째, 세 번째 세기를 맞이할 수 있을 듯하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돌아가고 자극적인 콘텐츠만을 원한다고 해도, 정론직필의 이야기를 보고 듣고자 하는 이들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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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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